[기고] 같은 것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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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같은 것에 대한 소고
  • 김사빈
  • 승인 2008.04.0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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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5시에 라디오 아나운서가 이런 말을 하였다. 오늘도 같은 날, 내일도 같은 날, 그 같은 날이 지나 한주가 지나고, 같은 장소 같은 사람이 속에서 일을 하는 것이 짜증나지 않나요, 말하는 서두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같은 것 얼마나 좋은 말인가. 같아진다. 같이 되고 싶다. 같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우리들이다. 만약에 매일 다른 날, 매일 만나는 사람이 다른 사람. 매일 같이 다른 장소에서 일을 한다면, 그는 아마도 새로운 것에 적응하려고, 새로운 것 때문에, 그 마음은 인간의 정이라는 것이 없을 것 같다. 정을 만들기도 전에 다른 것에 적응하려고 한다면 언제 인간 다운 사람의 품성이 될 것인가.

아기가 태여 나서 엄마 품에 안겨서 몇 달을 엄마의 얼굴을 익힌다. 그러다 삼 개월쯤 되면 엄마의 얼굴을 알아보고 반가워하고 웃고 고개를 그쪽으로 돌려 지는 것을 아기를 키운 엄마는 다 경험하였으리라. 그리고 같이 살면서, 어머니 아버지 형 동생과 얼굴을 익혀 가면서 정을 쌓았고 길러서 피보다 진한 정을 만들어 낸다.

같은 쌍둥이를 다른 곳에서 길어진 이야기들을 들은 적이 있다. 다른 환경에 자란 쌍둥이가 성장해서 보니 같은 것들이 너무 많더라는 것이다. 우리가 같다는 말속에는 너와 내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음은 작게는 모습이 비슷하다는 말이고, 크게는 이념이 같고, 더 나아가서는 같은 나라이다.

우리는 같은 것 때문에 즐거워하고, 같은 것 때문에 피투성이 되도록 싸움을 하고 있다. 같은 종교 간의 싸움도 같은 자기 종교를 지키려고 싸우는 것이고, 국가 간에 싸움도 같은 것을 지키려고 싸우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날마다 같은 것이 없다는 이 땅에 살맛을 잃어 갈 것이다. 자기와 같은 생각만 가지고 있어도 동지 같은 생각이 들고 기쁘다.

새벽에 눈을 뜨면 같은 날이다. 그 같은 날도 내가 의미를 부여하기에 달라지는 하루이다. 오늘의 소풍가는 날이면 마음이 부풀고 콩닥거릴 것이다. 같은 날이라도 뜰 앞에 코스모스 하나 피었으면 코스모스로 인해 마당을 환해진다. 매일 같이 떠오르는 태양이라도 햇살이 구름사이로 삐죽이 나와서 빛살이 내 앞 마당에 꽂히면 그 태양은 다른 의미를 부여 한다.

아침에 보는 산봉우리라 하여도 그 마루에 무지개 하나 걸려 있으면 온 동네가 꿈꾸는 마을이 될 것이다. 우리가 매일 보는 나무에 이파리 하나 더 달리고, 꽃이 피어나고 달라지는 환경을 경험할 것이다. 일 년 사철 봄이 왔다고 생각하면 어느새 겨울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만큼 빠른 세월을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알게 된다.

나무 이파리 하나, 바람한줌, 꽃 이파리 하나, 새소리 울음. 우리의 마음을 얼마나 설레게 하는가. 누가 인생이 덧없다 하는가. 하루하루가 새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우리는 살아가고있다.

이민 생활에 손바닥만 한 앞마당에 고추 심고, 배추 심어, 열심히 가꾸어 식탁에 올려놓고 집안 식구들이 즐겁게 먹는 것을 보며 즐거워하던 엄마. 앞마당을 배추를 심어 김치 담아 아들딸한테 택배로 보내 준다고 하는 그 기쁨으로 산다고 하는 한국 시골 언니, 다 같은 것을 반복 하며 행복하다. 남편이 매일 같이 보는데 무료 하다면 그 부부 평생을 같이 하지 못할 것이다. 집단이나 모임에서 보면 다 끼리 끼리 모여 소근 소근 거리며 즐거워한다.

더러는 박장대소를 하고 더러는 어깨를 치며 즐거워한다. 같은 것을 공유하기 때문에 공통분모가 많아서 이해가 가고 알 수 있는 것에 좋은 것이다. 내가 53년 만에 초등학교 다녔던 곳을 찾아 갔다. 어릴 때 같이 놀던 친구 하나 없어도, 그때 같이 하였던 시간을 찾아보고 싶어서 이다,

추억은 같이 공유 하였던 시간을 회상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고향이라는 말이 나온다. 고향이라면 누구나 이슬이 맺히는 것을 경험한다. 고향에서 좋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닌데도 , 가난하고 찌들었던 아픔만 있어도 그 고향이 좋아 우리는 종종 고향을 찾아간다. 같이 한 시간들이 소중 하여서 이다.

여행은 새로운 것에 도전이지만 그것은 언제나 나그네이고 곧 끝이라는 것이다. 집을 떠나 10일만 지나고 보면 집에 제일이야 하게 된다. 매일처럼 익숙한 같은 것에 안정과 쉼을 얻기 때문이 아닌가. 그 아나운서가 그 말에 차를 몰고 가면서 내내 생각하며 같은 것에 이렇게 좋은 것이 많은 것을 왜 알지 못하는가 싶다.

새 것은 새 맛은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책임과 신뢰가 따라야 한다. 노력과 헌신 없는 다른 것은 없는 것이다. 노력과 헌신 없는 다른 것은 신기루 같은 것이다. 요즈음 한국은 선거의공약이 난무 하고 있다. 많은 공약을 내 걸고 있다.

바꾸어야 한다고 한다. 새정부가 과거 10년의 정부를 바꾸어보자는 국민의 생각에 새 정부가 들어섰다. 그리고 올 국회위원선거는 달라야 한다는 공천 심사로 많은 말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선거철에 보면, 지금 보다 다른 것을 공약한 사람들, 그들이 당선되고는 다르게 한다고 공약은 이루어 지지 않고 임기가 끝이 나는 것을 본다. 나는 보강을 좋아 한다. 있는 것에 좋은 점은 취하고, 유익이 없는 점은 시정하는 관용이 바람직하다고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