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역사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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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역사란 무엇인가
  • 성규환(재독한인 글뤽아우프회장)
  • 승인 2008.03.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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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광부 45주년사 편찬에 즈음하여
성규환(재독한인 글뤽아우프회장)
우리에게 역사란 무엇이며 재독동포들의 역사란 무엇인가.저는 그것을 라인강물에 비유합니다.

영원에서 영원으로 흘러가는 라인강물에 합류하여 함께 흐르는 물줄기와도 같은 것입니다. 도도히 흐르는 물줄기로 역사를 창조하며 시간과 시간의 공간을 채워 탄생하며, 매 순간 과거라는 시간 속으로 묻혀버리고 있습니다.

시간은 연속으로 세월은 쌓아 가며 얻는 것과 잃은 것의 엇갈림이 있는가 하면 역사를 창조해가는 개개인의 가슴 안에는 곰팡이 같이 서린 한들도 있지만 그 흐름에 맡겨 과거 속에 묻어두며 살고 있다고 봅니다. 여기서 우리는 지난날의 삶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은 격동의 시기를 보내며 가히 본보기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반면에 자의 던 타의 던 일찍부터 고국을 떠난 국민들이 지금은 재외동포라는 이름으로 700만 명이 넘고 있다는 기록입니다.

우리민족이 타의로 또는 자의로 고국을 떠났습니다. 사할린으로, 중앙아시아로 또는 만주로, 그리고 남미로, 하와이로 미대륙으로 떠났습니다 이들이 떠나게 모든 동기는 딱 잘라 가난 때문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가난이 준 산물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배고픔을 경험한 그들의 선택은 오로지 가난을 벗기려는 처절한 몸부림으로 그 시대를 살아 온 것을 기억합니다. 그들은 요즘 신세대에게는 통하지 않는 보릿고개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가을에 뿌려놓은 보리씨앗들이 싹을 터 겨울을 지내고 파릇하게 돋아날 무렵이면 민초들은 이른 봄부터 푸성귀를 뜯어다가 그것으로 끼니를 에우며 그 보리가 자라서 보리이삭이 다 익을 때까지 목을 빼고 기다리는 기간을 보릿고개라고 했습니다.

당시의 기록을 보면 고학력출신들의 실업률도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그런 시절 젊음으로 피는 끓지만 사용 할 곳이 없었다고 하면 과한 말이 될 것이지만, 광복을 맞이하고 전쟁을 겪으며 그 시절의 젊은이 들이 설 곳은 그리 흔하지 않았습니다.

1963년 정부는 마침내 해외 인력수출을 서독정부와 협상하였습니다. 한국 젊은이들이 서독의 광산에서 석탄을 캐는 취업이며, 뒤 이여 간호사를 서독으로 송출하였습니다. 45년이 흐른 세월 속에 남은 광부출신과 간호사들이 바로 재독동포 1세들이며 벌써 3세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조국은 세계경제국가로 부상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한국근대사에 한 축이 되었던 재독동포들은 어제를 회상하며 오늘을 맞이하여 우리 자신들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비록 묻어 둔 과거라 할지라도 현재라는 시점에서 되돌아봄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재독 동포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또 어떠한 이해와 교훈을 찾아 낼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역사라는 거울에 어떠한 미래를 비춰 볼 수 있을까. 하는 숙제들을 있는 사실대로 기록으로 남기려는 것입니다.

해방 당시 재독동포 1세들 거의 모두는 사리를 분별 못하던 어린 시절이었거나 해방 전후로 태어났기 때문에 광복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역사기록에 광복을 맞이하여 몇 년의 격동하던 세월을 보낸 후 1948년에 남한 만의 정부가 탄생한 것으로 배웠습니다.

또 성인이 되기 전에 전쟁을 겪었습니다. 이렇게 격변의 시기를 보내며 국민들은 빈곤에 허덕이었으며, 대한민국은 약소국 대열에서 헤어나지 못하였던 지난 세월을 제 3국에 살면서 상기 해 봅니다. 화살처럼 가버린 세월 속에는 결코 무시 못 할 숱한 역사를 창조해가며 대한민국은 지금 세계 속에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저 개인적으로는 광부로 독일에 와서 30년을 넘기게 되었으며, 한국근대사의 한줄기인 "파독광부’역사 4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국정부의 최초 해외인력수출이며, 한국경제성장에 미력을 했던 한국인<광부. 간호사>들의 취업이민의 역사 45년과 건국 60주년을 맞이하는 재독동포 1세들의 감회가 깊을 것입니다.

특히 파독광부 역사 45년은 저를 비롯한 재독동포 1세들의 희로애락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를 찾아 재조명 하여 후세들에게 한민족의 자긍심과 뿌리를 인식시켜주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 되어 소용돌이 속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남은 1년 동안의 자료수집이 끝나면 2009년 초에 발간 할 예정입니다. 이에 저희들은 이 편찬작업에 전력을 다 할 것입니다.

아울러 고국정부와 각계각층의 힘찬 격려와 협조를 간곡하게 부탁드리며, 재외동포 여러분들의 행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