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 수요집회, 지구촌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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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협 수요집회, 지구촌이 함께 했다
  • 이현아 기자
  • 승인 2008.03.0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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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주관하는 제803차 수요집회가 지난 5일 ‘세계여성의 날’ 100주년을 기념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 호주, 일본, 영국 등지의 여성단체들과 연대해 범세계적으로 진행됐다.

이번 세계연대집회는 특별히 예의 서울 일본대사관 앞과 대구 2.28 기념공원 버스정류장 앞에서 동시에 펼쳐졌으며 일본, 영국, 필리핀, 호주, 대만, 인도네시아 지역에서도 5일을 전후해 일본대사관 앞 연대시위, 캠페인, 의회 공청회 등 각종 지지활동이 펼쳐졌거나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당사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는 5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행동 네트워크가 오사카 역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실상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였으며, 오는 7일에 동경의 일본 국회 앞에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촉구하는 집회가 있을 예정이다.

세계연대집회가 있던 지난 5일, 연대집회의 베이스캠프라고 할 수 있는 종로의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에는 이용수(81), 길원옥(81), 이순덕(92)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함께 전국여성연대 윤금순 공동대표, 한국여성단체연합 박영미 공동대표, 박순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대표, 국제엠네스티 마두 마르호트라 아시아프로그램 국장 등이 참석해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세계여성연대집회를 펼친 지난 5일 아침 생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한 사람이었던 문필기 할머니가 향년 82세로 숨을 거둬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지난 16년 동안 한결같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과 정의실현을 위해 실시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한 수요집회는 지난해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유럽연합 의회 등이 일본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잇달아 체결되면서 한층 고무된 분위기를 엿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문 할머니의 죽음으로 다시금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주장이 터져 나왔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하나같이 고령의 피해자들이 언제 생사를 달리할 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하루 빨리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과 가해자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집회에는 노래패 ‘우리나라’와 풍물패 ‘바다소리’ 등이 나서 문화공연을 펼쳤으며 공연 이후에는 거리를 행진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정대협이 주최하는 수요집회는 지난 1992년 1월 미야자와 전 일본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일어난 시위가 매주 수요일의 정기 집회로 자리 잡아 국내는 물론 세계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해결책을 촉구하는 장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수요집회는 36개 회원단체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매회 30명 이상이 참가하고 있으며 각종 시민 사회단체가 관련 사회 이슈를 주제로 문화공연, 캠페인 등을 펼치며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집회로 자리매김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 정부의의 종군위안부 강제 연행사실 인정, 공식 사죄, 일본군 위안부 징집 경위 조사, 희생자 추모비 건립, 유족 배상, 역사 교육 등 6가지 요구사항으로 출발한 수요집회는 정신대 할머니 생활기금,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박물관 건립 기금 등의 모금 활동을 벌이는 한편, 일본 고위 관리 망언 파문, 야스쿠니 신사 참배, A급 전법의 영웅화 풍조 등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동아시아 군국주의 부활을 견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