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취업제 취업교육 "효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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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취업제 취업교육 "효과 없다"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8.03.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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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부실한 교육내용 실제 취업에 도움 안 돼"

국내거주 외국적동포 중 방문취업자격(H-2)으로 입국한 동포 중 취업을 원하는 동포들에게 실시되는 취업교육이 획일화돼 해당동포들에게 실제적인 효과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4일 방문취업제 실시 1주년을 맞아 본지가 중국, CIS지역 한국 거주 동포들의 실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동북아신문 이동열 편집장은 “지난해 무연고 방문취업제(H-2)로 들어온 동포들은 중국현지에서도 도시화가 가장 늦은 곳에 거주한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한국문화에 익숙치 못하고 체류비도 없이 무작정 들어오는 바람에 한국사회에 적응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며 “이들을 위한 취업교육이 2박3일 동안 단순하게 취업교육만 실시되고 있을 뿐 실제 필요한 교육, 문화 등을 익히는 방향으로 등 진행되지 않는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동포들이 많다”고 전했다.

중국동포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서울 가리봉동에서 중국동포타운센터를 운영하는 김용필 씨는 “중국동포들이 취업교육을 받는다고 해도 겨우 3일 정도의 주입식 수업일뿐 실제 일은 현장에서 배우는 편이다”며 “차라리 꼭 필요한 문화, 사회현상 교육이나 공사장에서 쓰이는 일본어를 가르치는 편이 더 필요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재교육대상자에 대해서도 “올해 취업교육을 받을 중국동포가 약 6~7만 명으로 예상되고, 이 중 적어도 3만 명은 재교육을 받는 동포다”며 “이들은 이미 한국에서 3년간 취업활동을 했기 때문에 처음 받는 동포들과 같은 교육을 시키면‘내가 이거밖에 안되나?’하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동포들에 대한 이 같은 획일화된 교육이 오히려 '한국정부가 동포들의 호주머니를 턴다'는 느낌을 줘 중국동포들의 반감을 불러오게 된다고 비판했다.

한국국제노동협력원에서 중국동포들을 상담하고 있는 중국동포 문민 씨는“3년 전 받았던 교육을 다시 받는 것은 동포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동포들을 위한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씨는 나아가 “이들을 위해 별도로 산업현장에 꼭 필요한 기술교육이나 산업기사 취득 같은 실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과목을 만들어 동포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리봉동에서 만난 한 중국동포는 “얼마전에 한국에 들어와 취업교육을 받았지만 수업내용이 이곳에서 생활하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고용 지원을 위한 ARS전화로 수차례 통화를 시도해도 '통화중' 신호만 나올 뿐 통화가 불가능해 소개소를 통해 자리를 얻었다”며 정부의 무성의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방문취업 동포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 우만선 팀장은 “현재 공단에서 취업교육을 시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지만 재교육대상 동포들을 위한 추가적이거나 선택할 수 있는 재교육 프로그램은 현재 없는 상태다”며 “앞으로 재교육대상 동포들의 편의를 위해 취업교육 면제를 노동부와 상의해 조만간 시행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4일로 무연고동포의 자유왕래가 허용된 방문취업제가 실시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국내거주 외국적동포는 지난 1월말 기준으로 총 38만 1천 24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방문취업자격 동포가 2/3을 넘는 25만 7천533명으로 전체 국내거주 외국인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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