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재외동포정책, 어디로 표류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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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재외동포정책, 어디로 표류하려는가?
  • 한종엽
  • 승인 2008.02.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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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종엽(그리스 아테네, 동양무역 대표)
시화연풍(時和年豊), 이것은 출범하는 MB호가 첫해를 여는 키워드로 태평스러운 풍년을 회자하는 것 같은데, 그리 되면 오죽 좋겠는가만 아무래도 섣부른 과욕인 것 같아 차라리 5년 후 전국민이 그에게 선물할 4자성어가 되길 기대한다.

우여곡절 끝에 도덕성보다는 경제 논리로 대 박을 터뜨린 명박호는 이제 새로운 5년의 순항을 위해 10여 년 참여의 닻을 올리고 새 돛을 달게 되었으니 얼마나 갈지 모르는 허니문의 장미 빛 파노라마가 펼쳐질 것 같아 모두가 기대에 차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의 현실에는 장미 대신 콩나물, 파노라마 대신 패러독스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지나친 패배의식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당선 후 진행과정을 보자면, 인수위의 아젠다에는 재외 동포에 대한 내용이 처음부터 제외되어 한심스러웠을 뿐 아니라 냉소를 금치 못한 이유로 특히나 MB는 세계 한인무역인협회의 고문 직을 겸하고 있어 그 기대가 사뭇 컸는데 고스란히 실망으로 배가 되었다.

인수위의 진행 매뉴얼에서부터 뒷전으로 밀려난 재외 동포 재단이 190여 가지의 국정 지표에서도 유야무야 홀대 당하는 것의 개연성에 강한 의문을 갖는 이유는 그간 그늘에서 기생성장을 간신히 해오던 차, 재외동포 위원회로 그나마 외교통상부의 우산 하에 처박히는 것을 보고, 믿는 도끼에 발 등이 찍힌 듯한 기분이 들 수 밖에야.

그가 향후 지향하고자 하는 축소 실용주의가 그 근간이었다면, '투자대비 효과의 극대화'라는 논리가 앞서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축소시켜야 실용될 것이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오히려 우리 민족의 파이오니아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교포를 최대한 확대,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그가 주장하는 축소 실용주의의 역 발상이 아닐지 지적하고자 한다.

그간 정부의 부분 땜질식이며 일시적 가치 척도로 저울질 당하는 분위기를 일소하고, 민족 미래의 위대한 첨병이자 파수꾼으로서의 사명감을 부여함으로써 치열해질 세계화 경쟁력 확보에 교두보를 세우고자 미래지향적인 측면에서 총체적인 기획안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 정부는 자원외교, 인재중용 그리고 글로벌화를 최우선 순위로 강조하는데 달러나 석유만이 자원이 아니고, 그에 버금가는 교포자원이야 말로 변치 않을 영원 무궁한 고정 자산이라는 사실을 왜 직시하지 않는가? 정부는 더 이상 국가적인 아웃소싱의 대타쯤으로 가볍게 인식하며, 일시적이고 부분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종식시켜 더 이상 대책 없는 낙관론을 방지 하고자 다음과 같이 삼가 주장한다.

첫째, 각 정당은 국회의 비례 대표제(전국구)에 해외 동포로서 적법한 자격을 갖춘 자에게 '재외동포위원'추천제도를 입법, 상설화할 수 있도록 선거법 개정을 촉구하며 그래야 재외동포의 위상과 역할이 법제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헌재 결정에 따라 다음 선거부터는 300만이 넘는 재외국민의 참정권의 실질적인 실시를 의무화 하기 위해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안을 제시하여야만 한다.

셋째, 국회에 계류 중인 재외 동포 기본법은 금번 국회 회기 말까지 통과시켜 줄 것을 원칙으로 하며, 그 외 재외동포 교육 지원법, 위원회법 등도 포괄적인 처리를 촉구한다.

넷째, 재외동포위원회는 외교통상부 산하가 아니라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설치해야만 확고하고도 우선적인 기능성을 갖게 됨으로 산재된 각종 재외동포 사안이 선결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그 후 재외동포 전체의 행정을 획일적이고 단독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독립적인 재외 동포청이 신설됨으로써 재외동포정책이나 행사들이 사분오열되어 있는 현행 기구와 편성 및 구조를 한곳으로 집약.집중시켜 능력을 극대화 해야 한다.

여섯째, 병역, 납세의 의무를 이행한 제 1세대의 교포들에 한하여 이중국적은 연차적, 단계별로 해제토록 해야 하며, 이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일곱째,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1.5세대들이 그들의 병역 의무에 대해 본의 아니게 기피자가 되지 않도록 현실적인 대안책을 강구해야 하고, 즉 '재외국민병력대체복무안'을 각국의 체류조건과 특성을 살려 세분화함으로써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자발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여덟째, 매년 10월 5일 세계 한인의 날을 기준으로 하여 해외 한민족의 정치, 경제, 문화의 유기적인 공감대를 보다 활용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기획 안을 제시함으로 한민족의 네트워크를 종횡으로 구축하여 국민적 화합과 축제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제 5년 후 퇴임 시 엇박자로 '웃기는 블루스'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폐쇄적이며 관망세로 일괄해온 재외동포정책을 더이상 소외된 시각으로 과소평가치 않기 바란다. 사명의식을 가지고 MB의 시화연풍호가 블루 오션을 해치며 G8 선진화 항구에 안착할 수 있는 로드맵에 적극 동참해야 할 시간이 와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취임식에 재외동포들도 해외 각지에서 까치발을 하고 신 동포정책의 백서를 가슴 조이며 바라볼 것이다. MB는 공약대로 '섬기는 정부'로서 재외동포 역군들을 진심으로 섬겨주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