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상대 신분도용 사기 피해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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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상대 신분도용 사기 피해 잇따라
  • 류수현 재외기자
  • 승인 2008.01.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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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급 요건 간소한 신용카드 피해사례 가장 많아
신분을 도용당하거나 사기를 당해 피해를 입는 미주 한인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크레딧 카드는 이름과 소셜번호, 생년월일, 주소 정도만 알면 간단하게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롱아일랜드에서 선물가게를 운영하는 오모씨. 지난달 중순경 뱅크오브아메리카로부터 자신이 사용하지도 않은 청구서를 받았다. 은행에서 무려 1만 8천달러에 달하는 사용금액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물어 물어 경찰서에 신고한 뒤 리포트를 받아들고 은행을 찾아가 가까스로 해결했다. 비즈니스 론을 받은 모기지 회사 직원이 범인으로 신청서상의 신상정보를 악용한 것이었다. 범인은 자신을 세컨드 오너로 기재한 뒤 퍼스트 오너인 오씨의 집으로 배달된 신용카드를 우편함에서 절취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이를 해결하느라 여러 날 뛰어다닌 생각을 하면 지금도 화가 치민다.

○…후레쉬 메도우에 사는 김모씨.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친구가 중고차를 사는데 보증을 서달라고 해 어쩔 수 없이 코사인을 하게 됐다. 친구는 혼자 자동차를 구입하기에는 크레딧이 좋지 않았던 것. 비즈니스 때문에 자신의 크레딧을 확인했다가 난데없는 신용카드가 발급됐다. 알아본 결과, 친구가 크레딧이 좋은 김씨를 내세워 신용카드를 몰래 신청한 것이었다. 친구는 "단지 자신의 크레딧 점수를 높일 목적으로 어쩔 수 없이 신용카드를 만들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사용하게 됐지만 잘 갚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며 김씨의 어깨를 다독거렸다. 아내 몰래 보증을 선 김씨는 요즘 이만저만한 마음고생이 아니다. 자동차 론과 카드대금을 친구가 갚지 못할 경우 3만 달러에 육박하는 빚은 고스란히 김씨의 몫이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피해 방지를 위해선 △메일박스의 잠금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정크메일을 안전한 곳에 처리하며 △크레딧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확인할 것 △개인정보가 담긴 우편물은 분쇄기를 이용해 폐기할 것 △전화나 인터넷으로 카드 정보를 제공하지 말 것 △개인정보가 담긴 소셜번호, 집 주소 및 전화번호, 은행 및 신용카드 번호나 핀 번호를 노출시키지 밀 것 △크레딧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신분도용 범죄 방지 프로그램을 잘 활용할 것 등을 강조했다.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는 신분도용 사기건수가 연간 60~75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신분도용 범죄가 갈수록 지능화돼 합법적 금융기관이나 사업체인 것처럼 속여 소비자 정보를 빼내는‘피싱’(phishing)수법 등이 인터넷과 텔레마케팅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