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 침체로 한인상권도 불황 '주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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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 침체로 한인상권도 불황 '주름살'
  • 류수현 재외기자
  • 승인 2008.01.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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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소기업 중심 동포경제 소비 감소 타격 더욱 커
미국 경제의 침체 우려가 점차 현화 되면서 미국내 한인상권도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로 초래된 미국의 전국적인 부동산시장 침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유가, 그리고 우려를 더해가는 금융시장 불안에 이어 미 경제의 마지막 보루였던 소비자 판매까지 급감하면서 경기는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이런 경기 침체는 미국내 한인 대부분이 소기업, 자영업에 종사한다는 점에서 누구보다 먼저 불황의 여파를 피부로 느낄 수 밖에 없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미 수년전부터 지속돼온 고유가 시대에 극심한 매출하락을 겪어온 유통, 택시업계는 최근의 경기침체가 심각한 실정이다.

뉴욕의 허니문콜택시 최용호 사장은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수년째 매출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요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약 30% 정도 떨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사장은 “경기침체로 일자리가 부족해지면서 많은 한인들이 택시업계로 몰리자 경쟁이 너무 치열해져 요금을 올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고 하소연했다.

예를 들어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에서 뉴왁공항까지의 요금은 수년째 35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는데, 유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최소 40달러는 돼야 하지만 일부 업체들이 30달러대의 덤핑공세를 펼치면서 오히려 요금을 내려야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전반적인 경기가 좋지 않아 예전보다 손님들의 전화도 많이 줄었다는 것”이 최 사장의 설명이다.

서비스, 소매업계도 불황에서 허덕이기는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경제상황이 계속 나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층 대상으로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한인타운의 '영패션'은 요즘 들어 경기침체를 절실히 실감하고 있다. "20여년째 운영하며 많은 단골손님들을 확보하고 있는데도 매출부진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영패션측의 푸념이다. 가게를 찾는 많은 노인들이 “자녀들의 경제사정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용돈이 예전 같지 않다”며 이를 의류비 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네일, 미용업이 성황이라는 말도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한 뉴욕-뉴저지 일대 동포상권에서는 옛말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당장 생활에 필요치 않은 미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다고 한다. 또 택시업계와 마찬가지로 경기가 나빠지면서 취직이 힘든 한인들이 너도나도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미용업계로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가네미용실 측은 “미용실은 업주가 미용라이선스 필요 없이 쉽게 창업할 수 있어 갈수록 경쟁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며 “경기침체로 손님이 줄어드는 마당에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미용실로 매출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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