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란에 '대장금' 이 마지막 방영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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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란에 '대장금' 이 마지막 방영되는 날
  • 주태균 이란 테헤란한국학교장
  • 승인 2007.12.0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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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오후 6시부터 주 이란 한국 대사관에서는 대장금 성공적 종영 방송을 축하하는 리셉션이 열렸다. 그동안 방송에 적극 협조해준 이란 국영 IRIB방송국 관계자들을 초청해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였다.

중동 열사의 나라 이란에 대장금이 방영되기 시작한 때는 지난해 10월 말부터였다. 그동안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왔던 대장금 열풍이 서남아시아 중심 이란에 처음 방영되면서 시청률이 과히 폭발적으로 증가해 끝날 무렵에는 시청률 80%를 상회 하였다고하니 그 인가 얼마나 대단했는 가를 짐작할 수 있다.

대장금은 이란 국영 TV IRIB 채널 2번을 통해 작년 10월부터 매주 1회 금요일 오후 9시부터 방영되었다. 또 다음날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재방송으로 이란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이슬람 국가인 이곳 금요일은 우리나라 일요일에 해당되는 공식 공휴일이다. 저녁 9시는 말 그대로 황금 시간대이다.

휴일 황금시간대에 방영되었기 때문에 시청률이 80%를 상회할 정도로 이란 전 국민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왔다.

이슬람 종교적인 율법 때문에 검은 차도르가 여성들의 일상적인 의복으로 극히 단순한 복식 문화를 가진 이란에 대장금 드라마의 화려하고 고상한 한국여성들의 의복과 남자들이 쓴 갓과 수수한 전통 한복은 전통을 사랑하는 이란인들을 드라마에 끌어들이기에 충분했다.

또 이슬람 종교 색이 짙은 몇 안 되는 이란 음식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한국 전통의 궁중 최고 요리가 드라마를 통해 소개되면서 시청자들을 더욱 매료시켰다. 단아하면서도 한국적인 곡선미가 들어간 기와지붕과 전통한옥도 이들에게 매우 관심있는 드라마 배경이었다.

대장금 드라마가 시아 이슬람 종주국 이란에서까지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여성의 자아성취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다루면서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음식문화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대장금 마지막 방영이 끝나는 날 전통적인 이란인 가정에서 종영을 아쉬워하는 흐느낌소리가 많이 들렸다고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의 현지 직원은 아침에 필자를 보자마자 "이렇게 잔잔한 감동을 준 드라마는 처음이다"며 다시 눈물을 보였다.

또 본교에 자녀를 둔 한 어머니는 "자기 집 이란인 기사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대장금에 매료되어 한복을 한 번 입어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소리를 듣고 자기 집에서 작아 못 입는 한복을 한 벌 주었더니 드라마에서 본 큰 절을 해보며 밤새도록 자지 않고 만지작거렸다"고 전한다.

종영 이후 거리에서 이란인들을 만나면 그야말로 대장금 드라마에 모두들 한마디씩 한다.
"한국 역사 드라마 너무 좋았어요, 정말 좋아해요, 사랑해요" "장금이 너무예뻐요" 여기선 장금이를 양곰으로 부른다. 한 마디로 양곰 신드롬이 온 이란을 휩쓸고 있다.

대장금 열풍이 남긴 잔잔한 감동은 이곳에 진출한 한국 유수 기업들의 비즈니스 활동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그 어떤 홍보 보다 강력한 이미지로 남아있기 때문에..

가장 한국적인 멋이 집약된 대장금 드라마가 일으킨 한류 열풍은 한 .이란 간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함은 물론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 동방 작은 나라, 대한민국 드라마 대장금이 남긴 이미지는 두고두고 이란인들 가슴 속에 감동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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