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민속대잔치에 20여만명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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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민속대잔치에 20여만명 발걸음
  • 류수현 재외기자
  • 승인 2007.10.2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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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5회 째를 맞이하는 뉴욕한인청과협회 주최 추석맞이 민속대잔치는 예년에 비해 더욱 다채롭고 전통적인 프로그램을 가미해 2세들에게는 정체성 교육에 도움을 주었고 기성세대들에게는 고국의 향수를 달래게 했다.

특히 영화 ‘왕의 남자’에 출연한 안성 남사당패의 외줄타기 묘기가 연출될 때는 모두들 탄성을 지르며 환호했다. 400인분의 전주비빔밥 시식회가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돋우는가 하면, 야외무대에서는 축구대회를 비롯해 씨름대회, 장기대회, 사생대회가 열렸다.

추석대잔치와 함께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제11회 고국농식품쇼에는 경기도(5개 업체), 경상북도(11개 업체), 경상남도(8개 업체), 전라남도(9개 업체) 등 4개도 33개 업체에서 350여개 품목의 각 지역 특산물을 판매해 동포들로부터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한편 50여개 부스에서 음식 또는 제품 판매에 나선 업체들은 밀려드는 손님들을 상대하느라 눈코뜰새 없었지만 모처럼 맛보는 매상고에 즐거운 비명을 질러댔다. 또 한국의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과 항공사들은 현지 행사 참가자들을 자사제품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홍보에 여념이 없었다.

참가자들이 대거 몰리자 청과협회는 행사 양일간 셔틀버스 8대를 정기적으로 운행시켜 추석잔치에 참가하는 동포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행사가 공식 개막하자 청과협회 박광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추석 명절을 통해 미국문화에 쉽게 동화되어 뿌리를 잊기 쉬운 2세들에게 한민족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일은 값진 일이다”며 “한국 전통과 문화를 이 땅에 계승시키는 일이야말로 우리 1세대들의 의무이자 책임이며 고국농식품쇼와 함께 진행된 추석대잔치에 참여와 성원을 보내준 모든 동포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21일 잔치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한국에서 온 연예인 공연. 젊은이들은 ‘아이비’와 ‘SG워너비’, ‘바나나’의 화끈한 열창에 환호 했고, 나이 지긋한 동포들은 정훈희, 양혜승의 추억 어린 노래에 큰 박수를 보냈다.

이날 브롱스에서 자녀들과 함께 추석잔치를 참관한 김진권(47)씨는 “고등학생인 큰 아들은 나이 때문인지 연예인 공연을 좋아했고, 초등학생인 작은 아들은 남사당 줄타기와 씨름대회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렇게나마 한국을 가르쳐 줄 기회가 있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많은 관객들은 “멋지고 재미있는 하루를 보냈다”고 크게 기뻐 했지만, 더러는 “더 좋은 잔치를 만들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몇몇 동포들은 “각종 밴더를 무대 밖 외부에 분산 배치함으로써 참가자들을 무대 가까이로 끌어들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 한 동포는 “관중들이 들어설 주 무대 앞 잔디밭에 여러 겹으로 설치한 바리케이트 때문에 출연자들이 관객과 좀 더 가까이서 서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 되지 못한듯 하다”고 한마디 했다. 이러한 건의를 들은 청과협회 관계자는 “바리케이트는 경찰이 장내 질서유지를 위해 설치한 것”이라며 “내년에는 경찰과 협의하여 시정하는 쪽으로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