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성적 없이 재외동포 신입생 선발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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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성적 없이 재외동포 신입생 선발키로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7.10.1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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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내년 8월 수시부터 4개국서 시행
고려대학교가 2009학년도 수시전형 입시부터 미국, 중국, 일본, 영국의 재외동포와 단기체류 자녀에 대해 한국의 수능성적 없이 현지 대입시험과 고교성적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지난 12일 워싱턴 한미과학재단 강당에서 열린‘해외동포 특별입학 설명회’에서 “국내대학으로선 처음으로 해외 고등학교 성적과 대학입학 시험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며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박 처장은 이어 “국제무대로 진출하는 데 한국어 구사 능력이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면서 “초중고교 시절의 일부를 해외에서 보낸 학생들이 두 개의 문화적 배경을 갖고, 국제무대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특별 전형을 도입키로 했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박 처장은 이어 “대상 학생은 1차적으로 미국 SAT, 중국 수능 등 한국의 수능과 유사한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등 4개 국가에 대해서만 우선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재외국민 선발에는 글로벌KU전형, 재외국민전형, 국제학부전형 일부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며 “한국의 수능 성적없이 재외국민을 선발하는 입시전형은 2008년 7월부터 실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대체적으로 고려대의 전형이 미국 등 외국대학 진학에 필요한 요건을 그대로 활용해 한국 대학에 진학할 수 있어, 상당히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해외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체류 중인 국가의 대학 진학 요건과 한국 대학 진학 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한 쪽을 택해 입시 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학은 3월에 학기가 시작되지만, 미국 현지의 대학 학기는 9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입학 시점이 6개월가량 차이가 나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미국 대학들의 신입생 선발 절차는 3, 4월이면 종료되고 학비까지 내게 된다. 하지만 미국 대학에 합격한 학생이 고려대에 진학하려면 외국에서 이미 낸 학비를 포기하고, 7월에 응시해 8월에 합격 여부를 판정 받아 그 다음해 3월에 진학해야만 된다.

한편 고려대는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는 LA에서, 내달 1일에는 북경에서 입학설명회를 추가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고려대가 이같이 재외국민에 대한 적극적인 현지 설명회를 갖는 것은 해외조기 유학생의 유턴 현상이 늘어남에 따라 현지 유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국외 인재 유치에 뛰어든 것이 그 요인으로 분석된다.

고려대 입학처 관계자는 “조기 유학을 간 뒤 국내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돌아오는 현상이 늘고 있다”며, “미국 현지에서도 한국 명문대 진학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입학처에서 직접 현지에 나가 확실한 정보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