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자는 악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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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자는 악마다'
  • 장동만
  • 승인 2007.10.04 22: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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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를 위한 대변

무관의 제왕-기자님 여러분들,
옐로우 저널리즘의 더할 수 없는 소재인 권력, 돈, 여인 3 요소를 설정해 놓고, 매일 매일 흥미 만점의 가십 거리를 발굴해 삼류 통속 소설을 엮어 나가느라고 요즘 얼마나 수고가 많으신지요.
아주 아주 재밌는 에피소드를 들려 드릴께요.

다음은 제가 ‘지식IN’과 인터뷰에서 제 입으로 한 말이랍니다.

“금호 미술관에 근무할 때지요. 지방에서 올라오는 기자들의 귀성 비행기 표를 마련해 주었지요. 그 후 명절 때 마다 비행기 표를 선물로 보냈고요.” “추석 때 마다 저의 어머니는 고향인 경북 청송에서 사과 40 상자씩을 기자 (선물) 몫으로 올려 보냈습니다.

주부 기자들에겐 참기름과 고사리 등 맞춤 선물을 따로 챙겼구요.”
“기자 간담회 후 남자 기자들이랑 가라오케에 가곤 했지요. 블루스를 추자고 해놓고 몸을 더듬는 기자들이 굉장히 많더군요. 처음엔 당황스러워 울고 불고 했답니다. (그러다) 나중엔 대처하는 요령이 생겨‘내가 얼마나 비싼 몸인 줄 아느냐’며 피해 나갔지요.”

자, 이것이 지금 신정아에게 무참히 돌팔매질을 하고 있는, 사회의 목탁을 자처하는 당신네들의 한 모습이랍니다. 사회의 목탁- 기자님 여러분들, 당신네들 손엔 칼보다 무서운 펜대가 쥐어져 있지요. 제 4권부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막강한 권력이지요.

그런데 그 특권을 그렇게 무소불위로 휘둘러 이렇게도 한 여인의 인권을 짓밟고, 그 생애를 처참히 망가뜨려도 되는 것인지요? 소위 ‘신정아 게이트’에서 당신네들이 겨누는 과녁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목표로 삼는 것인지, 정치엔 문외한이지만 저도 잘 알고 있답니다.

결코 신정아가 그 문제의 본질, 핵심이 될수 없지요. 왜 그들이 권력의 압력 청탁에 그렇게 허약하고 굴복할 수 밖에 없었을까요? 정부 관서이고 일반 사기업이고 간에 성문화된 인사 규칙/예산 집행 원칙이 있는데, 어떻게 해서 그들은 권력자의 말 한마디에 그렇게 위법, 탈법, 비리 행위를 했을까요?

나타난 현상의 근원을 꿰뚫어 보는 눈을 가지십시오. 오늘날 한국의 학계, 종교(불교), 예술, 재계가 돌아가는 현상의 한 단면이랍니다. 그런데 당신네들은 그 현상의 근저에 복합적으로 깔려있는 우리 사회의 각종 부조리, 비합리, 부정은 보려 하지 않고, 불쌍한 신정아만 갖고 그렇게 야단들인가요.

그것도 문제의 말단지엽적인 것에 촛점을 맞춰, 얼토당토 않은 '신정아의 나체' 사진이라는 것을 대문짝만하게 신문에 싣고, 부적절한 관계이니, 성 로비이니 하는 등 극히 선정적인 글만을 써대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스럽기 그지 없군요.

칼보다 무서운 펜--기자님 여러분들,

공금 회령? 집에 돈도 좀 있고, 봉급이 넉넉한 저는 결코 돈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만일 제가 공금을 사용으로 썼다면, 아마도 기자님들 비행기표 사들이고 선물하고, 윗 어른들 식사 대접 하느냐고 썼을 겁니다. 부적절한 관계? 웃기지 마십시요. 이제 나이 35살, 자그마치 23살이나 연상인 ‘노인’과 로맨스를 가졌다고요?

신정아는 그렇게 값 싼 여자가 아니랍니다. 오늘 또 어떤 신문을 보니, '변양균, 신정아를 부인 보다 5배 더 사랑' 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더군요.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싶어 내용을 훑어보니, “신정아 관련 사찰 (흥덕사)엔 특별 교부금이 10억이 지원됐고, 부인이 다니는 절 (보광사)엔 겨우 2억이 나갔다”는 이야기가 전부이더군요. 이것이 이성인을 자처하는 기자님들의 논리적 사고 방식인가요?

기자님들, 지난 보름 동안 신문 지면을 온통 도배질 했던 기사들을 유심히 살펴보니 모두가 한결 같이 “전해졌다, 알려졌다, 관측이다, 보인다, 관계자의 말…” 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아니면 말고…” 식의.

성경은 “죄 없는자,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당신네들은 자기 눈에 박힌 대들보는 못보고, 남의 눈의 가시만 보는 당신네들, 서로 눈물을 흘리며 나눈 인간적인 대화를 자기 특종을 위해 왜곡 보도하는 당신네들, “고개 쳐들어!!” 호통을 쳐대는 당신네들, 허구 헌날 사실 확인 안된 “카더라” 기사를 마구 써갈기는 당신네들, 이제 다 죽어가는 신정아는 부르짖을 수 밖에 없습니다.

“기자들은 악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