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민족이 하나로 되는 날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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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민족이 하나로 되는 날이 되길
  • 이평렬
  • 승인 2007.10.0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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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평렬(한민족문화교류협의회 이사장)
100년 전 우리민족이 해외로 떠난 현재의 한민족 현주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재외동포 사회는 주로 미국과 유럽 등에 형성된 코리아 타운과 중국의 연변자치구를 비롯 해 중앙 아시아, 구 소련 등 지구촌 곳곳에서 이루어져 왔다. 그 중에서 조선족이라 불리는 250만 재중동포는 중국내의 소수민족으로서 중국 사회의 주류에 끼지 못하고 어렵게 살아가던 중 1992년 8월 24일 베이징에서 한중 수교 공동성명에 서명함으로써 삶의 새로운 변화가 시작 되었다.

대한민국의 많은 기업, 상인들이 중국의 거대한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살고 있으며, 현지의 말에 능숙한 재중동포와 손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하여 한국의 기업, 상인들은 전세계의 다른 나라들보다 중국 시장 진출에 유리하게 되었고, 재중동포는 중국내의 위치가 높아짐은 물론 소득이 증대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표면적인 사실을 보자면 재중동포와 한국인은 더 없이 절친하고 가까워야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재중동포와 한국인이 함께 일할 때의 수 많은 장점과 함께 그 이면의 부작용이 점점 심각해 지고 있다.

일부의 한국인이 무리하게 중국관련 사업을 벌이다가 본의 아니게 사기꾼 신세로 전락하는 일도 발생하고 한국 사기꾼들이 중국에까지 진출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의 재중동포는 한국의 기업인, 장사꾼에게 사기를 치고 이러한 소문들이 퍼지면서 한국에선 ‘조선족을 믿지 말고 조심해야 한다.’ 재중동포 사이에선 ‘한국의 사기꾼들을 조심해라’ 라는 의식이 점점 퍼지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서로 비방과 욕설이 난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실제로는 좋은 한국 사람들과 정직한 재중동포가 훨씬 더 많지만 나쁜 소문은 더욱 과장되어 퍼지기 마련이라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같은 한민족이 서로 돕고 살아가도 힘든 무한 경쟁의 시대에 일부의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참으로 가슴이 아픈 현실이 아닐 수가 없다. 이렇게 된 원인은 어느 한쪽의 잘못이 아니라 서로간의 의식 수준 차이와 오랜 기간 단절된 생활 방식 그리고 기대치가 달라서 생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같은 한민족이지만 재중동포는 오랜 기간 대를 이어오며 중국 땅에서 생활해 왔기 때문에 중국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또한 재중동포와 한국인 간에 서로 ‘같은 한민족끼리’라는 생각에 철저하게 점검해야 할 부분을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어리석은 일도 없어져야 하며, 재중동포는 무조건 한국인이 많은 보수를 보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고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재중동포와의 문제점은 재중동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과 유럽, 구 소련 등 전세계에 거주하는 한민족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문제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말하기 불편하다고 모르는 척 덮어갈 것이 아니라 서로 가슴을 열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오해와 편견을 없애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재외동포와 한국인이 서로 가슴을 열고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세계 곳곳에서 한민족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되고 함께 잘 살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