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가족들 “생사 확인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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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 가족들 “생사 확인만이라도…”
  • 서나영 기자
  • 승인 2007.09.0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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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각·백악관서‘납북자 이름 부르기’행사 동시개최

“대한민국 국민을 죽이려 했던 그들이 가면, 우리 가족도 돌려주세요...”

지난 2000년 9월 2일 비전향장기수 송환을 지켜보던 납북자가족들의 외침이다. 정확히 7년이 흐른 지난 2일 납북자의 생사확인 및 송환의 염원이 담긴‘납북자 이름 부르기’행사가‘피랍·탈북인권연대(CHNK)’주최로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개최됐다.

지난 2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는‘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와 ‘납북자가족모임’등 10여개 단체 회원 100여 명이 7년전 비전향 장기수가 돌아갔던 그 길로 납북자들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남편과 아버지, 형제자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납북자의 무사 기환을 촉구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들이 겪은 불행과 함께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로 1천250여 명의 납북자 이름을 한사람, 한사람 부른 참석자들은 납북자 송환을 촉구하는 성명서와 그들의 이름을 담은 풍선을 간절한 염원과 함께 북쪽으로 날려보냈다.

이들은 또 “7년전 비전향장기수 63명 전원이 돌아간 다음날 김대중 정부가 납북자문제를 임기내에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부의 노력으로는 단 한명도 돌아오지 못했다”며 10월 초로 예정된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납북자문제를 반드시 의제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같은날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앞 라파예트 공원에서 열린‘납북자 8만명 이름 부르기’ 행사에는 일본 납북자단체인‘ReACH’가 함께 했다.

2일(현지시각 1일)부터 5일간 열린 워싱턴 행사에서는 CHNK와 ReACH 회원들이 ‘우리는 북한으로 끌려간 8만명이 넘는 납북자의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We are calling names of more than 80,000 abductees held in North Korea)’라는 피켓을 들고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납북자 이름을 불렀다. 30여명의 회원들이 돌아가며 이름을 다 부르는 데 꼬박 4일이 걸렸다.

CHNK는 “이번 행사를 통해 수십년간 고통받아온 납북자 가족들의 마음을 국제사회에 전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어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CHNK의 조난희 실장은 “지난 5월, 분단과 냉전의 역사를 극복하고 평화통일의 서막을 여는 전환점이 됐다고 떠들썩했던 ‘남북 열차 시험운행’이 있었던 그날 납북자 가족들은 또한번 오열했다”면서 “납북자 문제에 대한 북한의 부정과 정부의 무관심으로 한국 내에서는 문제 거론조차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에 호소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지난 2일 논평에서 “한국의 보수우익단체가‘ 납북자명단’이라는 것을 날조해 내돌리고 있는가 하면 미국까지 건너가 반북광대극을 벌여 미국이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며, 국내 관련 단체들의 대내외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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