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미주 한인협의체 구성 움직임에 동포사회 분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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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미주 한인협의체 구성 움직임에 동포사회 분열 우려
  • 류수현 재외기자
  • 승인 2007.09.0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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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LA한인회장, 현직 한인회장협의회 구성 합의 후 출범 준비
최근 이세목 뉴욕한인회장과 남문기 LA한인회장의 가칭 '미주 현직 한인회장협의회' 구성 움직임에 대해 미주 한인 동포사회가 분열 양상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세목, 남문기 두 회장은 지난 24일 뉴욕한인회관에서 가진 자리에서 "미주총연이 전직 회장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며 "현직 회장들만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각종 현안 문제에 대해 보다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자"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승리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총회장은 "이미 각 지역 한인회의 연합체인 미주총연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또 다른 유사 단체를 만들어 동포사회를 분열시키자는 것이냐"며 "있을 수 없는 일로 한인사회의 질서를 깨뜨리는 행위"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재 뉴욕 지역한인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 인사는 "현직 회장들은 자신이 맡고 있는 한인회에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면서 지역 한인사회에 봉사하기에도 바쁜 실정"이라고 말한 뒤 "설사 뜻은 좋더라도 유사 단체를 새로 만들어 서로 경쟁관계에 빠질 필요가 있겠느냐"며 현직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협의회 구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이와 반대로 이세목 뉴욕한인회장은 "생각을 좀 더 전향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미주총연은 총연대로, 새로이 구성하려는 미주 현직 한인회장협의회는 협의회대로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는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남문기 LA한인회장도 "결코 미주총연과 대립하려는 게 아니다"며 "보다 나은 미주 한인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며, 필요하다면 앞으로 구성 예정인 현직 한인회장협의회가 미주총연 산하 단체로도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출범한 미동북부한인회총연합회 이경로 회장(전 뉴욕한인회장)은 "순수한 목적이라면 나쁘지 않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했다. '미주 현직 한인회장협의회'구성 움직임에 대한 동포사회의 반응도 대체로 부정적이다. 일부 동포들은 "또 무슨 단체냐?"는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맨해튼 14스트릿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박모(37)씨는 "한인회장들이 모여 한인회 위에 또 무슨 단체를 조직하든 관심 없다"며 "그들이 무슨 일을 하려는지는 모르지만 나에게는 우선 나같은 초기이민자들의 이민정착을 효율적으로 도와주는 단체가 필요할 뿐"이라며 실질적 활동을 하는 단체 출현을 바랐다.

뉴저지 팰리세이즈 파크에 거주하는 김모(53)씨는 "내가 사는 뉴저지만해도 동포사회를 위한다는 이런저런 단체가 많고, 뉴저지를 대표한다는 단체도 이곳저곳 있는데 그들이 과연 자신들이 표방하는 말과 맞갖는 일을 하는가 의문이 들 때가 많다"며 "새 단체 구성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한인회 일이라도 딱 부러지게 잘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직 뉴욕회장을 지낸 모씨도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의 현직한인회장들의 모임은 상징적인 의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현지 사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사업의 효율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미주 전역의 현직회장들의 모임에서는 주로 참정권 요구 등 한국을 상대로한 문제나, 이민법 완화 등 미국을 상대로 한 전국적인 문제들일 것 같은데, 그런 큰 문제들은 이미 활동하고 있는 미주한인총연에서 나름대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한 뒤 '현직'이라는 이름을 내새워 왜 또 다른 단체를 만드려는지 그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뉴욕 출신으로 미주총연에 관여했던 모씨도 "미전국 현직 한인회장 모임이라지만, 각 지역의 현안문제가 다르고, 임기가 서로 달라 구성원들이 들락날락 할 것임으로 효율적인 운영이 어려울 것이 예상된다"며 "새 단체 구성보다는 미주총연을 활성화하는 것이 더 좋울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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