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고려인 음악콩클 그랑프리 수상자 엄 엘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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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고려인 음악콩클 그랑프리 수상자 엄 엘레노라
  • 신성준 재외기자
  • 승인 2007.08.1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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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이탈리아국제음악콩클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엄 엘레아노라
올 5월에 개최된 제10회 이탈리아 국제음악콩클대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고려인 동포 엄 엘레노라(20)의 어려운 가정 형편이 뒤늦게 동포사회에 알려졌다. 모스크바 남쪽 한인교회내 3평짜리 작은 공간에서 어머니와 여동생 3식구가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피아니스트 엄 양이 대학을 진학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이 그 것.

엄 양은 타쉬겐트 우즈베키스탄 출생으로 4세부터 피아노를 전공, 10세 때 각종 국제무대에서 1, 2, 3등을 차지하는 천부적인 음악 실력을 인정받아 오다가 3년 전 모스크바로 이주하면서 푸쉬킨 쇼핑음악원을 졸업, 이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차이콥스끼 국립음악원에 진학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엄 양의 어머니(56, 박 스베뜰라나)는 "대학 등록금을 절반 밖에 마련하지 못한 상태여서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다"며 "딸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후원자나 스폰을 찾고 있으며 그 누구라도 양녀로 데려갈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허락하겠다"고 말했다.

엄 양은 그동안 각종대회 때마다 출전비용을 타쉬켄트에서 활동 중인 한국 종교인의 지원을 받아 왔고, 이번 이탈리아 국제대회도 프랑스인 사업가의 도움을 받았다. 엄 양의 어머니는 "엘레아노라는 평소 바흐, 베토벤, 라벨, 쉐드린곡을 가장 좋아하며, 영어와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언어능력이 뛰어나고 독서가 취미다"고 말했다. 엄 양의 부친 고 엄승병(67)씨는 생전에 타쉬켄트 경제대학 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 한인교회에서 반주로 생활하는 엄양은 "어머니의 힘든 모습을 볼 때마다 함께 돕고 살아가고 싶지만 16년 동안 쌓아 온 피아노 전공을 그냥 덮을 수 없는 심정이며 그 실력을 인정받고도 돈이 없어 꿈을 저 버릴까 슬퍼진다"며 “장차 어려운 음악학생을 양성할 음악원을 모국인 한국에 설립하는 게 꿈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