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마음 되어 한국 위상을 높였던 자랑스러웠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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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마음 되어 한국 위상을 높였던 자랑스러웠던 날
  • 안명자(독일 칼스루에한인회장)
  • 승인 2007.07.2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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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직으로 시작하여 한인회에 봉사하기 시작한지 10년째로 접어들면서 이렇게 가슴이 뿌듯하고 후련한 적이 없었다.

가슴에 태극기로 장식한 앞치마를 만들 때도 일주일 간격으로 총회와 다민족축제를 준비하며 임원들과 함께 맡은 봐 소임을 다하자고 다짐을 했지만 음식판매와 더불어 합창단가족들이 함께 음식도 해야하고 공연도 해야하니 이중으로 힘들 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척 무거웠다.

하지만…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회자가 우리 여성합창단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연이은 프로그램으로 고진성 단장이 이끄는 춤사랑팀을“독일 순회공연 중 저희 축제에 참가해주셔서 신비스러운 춤을 경험하게 되어 행복합니다? 라고 소개할 때 힘들던 순간들이 사라지고 가슴이 벅차 올랐다.

회관을 준비 할 때도 선거권이 적은 소수민족으로 차별을 받았던 일도 떠오르고… 춤사랑팀이 북놀이를 선보일 때는 종일 붐비던 우리 부스에 음식이 팔리지 않았다고 하니 그만큼 방문객들이 열중하여 우리의 예술의 진가를 입증해 준 것이 아닌가?

아침 일곱시에 행사장에 도착하여 남자임원들과 함께 텐트를 치고 제반 준비와 치장을 끝낼 무렵 나머지 임원들과 합창단단원들이 합세하여 부지런히 즉석요리 준비를 했다. 아침나절 내리는 비 때문에 오늘 일이 여간 걱정이 되지 않았으나 다행히 손님들이 앉을 수 있게 준비해간 두 번 째 텐트를 칠 수 있게 허락을 받았다.

걱정을 하시는 요리사님들의 기우는 묵묵히 일을 하던 젊은 임원들을 황당하게도 했지만 이 모든 것이 우리 모두를 염려하는 탓이 아닌가.. 정오, 정확하게 12시 5분 전(얼마나 가슴을 졸였으면 내가 시계를 다 보았을 까)부터 하늘이 청명해지기 시작하며 우리 음식을 찾는 방문객들로 점심도 먹을 새 없이 계속 분주하자 누가 먼저 시작을 했는지…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태평일세..하며 태평가가 흘러나왔다..

3시가 넘어 합창단이 공연하는데 지장이 없게 한글학교팀이 교체를 하여 주었고 춤사랑팀의 공연까지 관람한 세니어 팀이 다시 부스에 들어와 교체를 하고 이른 저녁부터 음식이 동이 나기 시작했다. 물론 준비 할 때 늦게까지 판매를 하지 않고 수고하시는 분들을 좀 쉬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이렇게 성황이 될 줄은…(참고로 우리 한인회는 6년째 이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음식이 파장이 되어가자 그만 팔고 우리 식구들이 먹자고 해도 한 그릇이라도 더 팔아야 한다고 하여 겨우 남은 야채와 김치국물에 밥을 비벼 먹으면서도 즐거워하던 우리들, 수고하셨다고 감사를 드리면 당연히 우리 일이 아니냐고 오히려 내게 힘을 주시는 분들..

합창단이 있어서 우정도 돈독히 쌓고 대부분이 반백년을 넘기 신 분들이지만 아직까지도 한인회 행사 때 앞장을 서고 근무시간을 변경까지 하며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팀을 바꾸어 주어도 재미있다고 계속 하신 분들, 일부러 시간을 내어 무엇을 도울까하고 스스로 할 일을 찾으시던 분들, 자식들까지 대동하여 도우신 분들, 진종일 얼굴 한번 지푸리고 힘들다는 말 한번하지 않은 우리 합창단식구들…

오전 9시부터 일부러 일찍 가계를 열어 행사에 필요한 식료품 조달과 이른 아침에 온 이들을 위하여 라면 및 식수까지 신경 써 주신 김동우 사징님과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음식판매에 합세한 한글학교 팀, 남편이, 부인이 임원이라 뒤에서 열심히 도와준 임원가족들, 항상 이 행사 때는 스스로 기분 좋게 새벽부터 일어나서 수레를 차에 달고 행사장에 준비물을 실어다 주며 한국인의 긍지를 살리라고 힘을 주는 남편… 물론 내가 직접 타고 가는 것이 불안하니까..

출연료 없는 공연에 우리의 예술을 전하겠다고 먼길 달려와 수고해 주신 춤사랑팀과 춤사랑팀이 출연을 하게끔 주선한 서 엘리사씨, 이런 분들의 노고와 협조가 오랜 세월 한국인이 칼스루에에 정착하여 살지만 보면 인사만 하던 시의 담당자들과 특별한 행사 때마다 초청장을 보내도 참석하지 않던 시장이 기자회견에서도 우리의 프로그램들이 칼스루에시의 영광이라고 했고 라디오방송에서도 매시간마다 우리의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 모든 것이 우리들 하나하나 그리고 교민모두가 진두에서 행사를 준비하여 스스로가 한인회장과 임원들이 되어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마음으로 항상 함께 한다면 우리 한인회는 화목하고 협동이 잘되는 한인회로 계속 발전하리라 생각하며 함께 수고하신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