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문취업제 한국어시험 제도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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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문취업제 한국어시험 제도 개선해야 한다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7.07.2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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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처음 실시되는 방문취업제를 위한 한국어 시험은 어휘 및 문법, 쓰기, 듣기, 읽기 등 4개 영역을 평가한다. 이 시험을 위해 이달초부터 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재중국 동포들의 한국내 합법적 취업을 돕기 위한 이 제도에 거는 동포들의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새삼 말 할 이유는 없다.

이 제도를 통해 재 중국 동포들은 한국정부와 우리 국민에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시험 실시를 앞두고 동포들의 기대와 감사의 마음은 실망과 불만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 교육과정 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오는 9월에 실시되는 한국어시험은 베이징을 비롯한 상하이, 칭다오, 톈진, 광저우, 옌타이, 난징, 난양, 중칭, 창춘, 다롄(홍콩 제외) 등 11개 지역에서 실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문제는 중국 조선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동북 3성이 한국말 시험장소에서 창춘과 다롄 두 군데만 포함돼 이 지역 조선족 동포들의 큰 불만을 사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방문 취업제를 실시하는 목적의 가장 큰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연변지역의 시험장이 제외되었다는 소식에 연변의 대부분 조선족들은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내보이고 있다. 처음 실시하려던 제도의 목적 자체는 사라지고 오히려 동포들의 불만만 증가시키고 있는 형편인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과정 평가원의 담당자는 “한국말 시험이 중국에서 진행되는 관계로 시험의 출제와 채점은 교육과정평가원에서 담당하고, 시험의 실시는 중국의 고시중심에서 맡게 협정이 체결됐다”며, 조선족이 밀집돼 있는 동북3성의 시험지역 확대를 요구했지만 중국의 고시중심으로부터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조선족들은 크게 실망하고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방문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연길의 한 조선족은 “방문취업제는 재외 동포들을 위해 실시하는 정책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중국 동포들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연변이 방문취업제 시험장소에서 제외됐다니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의아해했다. 덧붙여 그는 “동북 3성에서 조선족이 가장 밀집된 도시는 연변, 하얼빈, 선양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왜 창춘과 다롄이 시험 장소로 선택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제 이 제도의 개선을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현재 연길시내에는 시험장소를 알선해준다는 불법 광고까지 넘쳐나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현재 연길에는 연변대학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한국학센터가 있다. 이 센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연변대학 한국학센터에서 출제하고 받은 점수를 우리 정부에서 인정하는 방법 등이다. 49년에 설립된 연변대학의 한국어 시험 능력과 대학의 공신력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이다.

방문 취업제와 그를 위한 한국어 시험은 매우 의미있는 제도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도 그 제도의 대상인 동포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시행의 의미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관계자들의 더 진지한 노력과 개선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