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결혼이민자 행복=행복한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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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결혼이민자 행복=행복한 가정"
  • 서나영 기자
  • 승인 2007.07.2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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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여성 급증에 따른 이슈화
‘21세기 신한국인 결혼이민자’, ‘외국인 주부 친정어머니 되어주기 '사랑의 결연식' ’, ‘결혼 이민가족 지원 전문가협의회 가동’, ‘국제이혼 4년새 2배 급증’…

최근 신문에 난 여성 결혼이민자 관련 기사의 제목들이다. 이처럼 국제결혼의 급증과 함께 결혼이민여성의 한국사회 적응과 인권문제는 언론을 타고 한국사회 최대 이슈가 됐다.

하지만 이들 여성이 한국사회에 적응, 정착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문화를 배제한 일방적인 한국문화 강요와 여성의 성 상품화, 편견과 차별 등의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지역사회와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결혼이민자 입장에서 그들의 문화를 수용하며 더불어 살아가려는 시도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의 한글교육, 김치담그기, 한국예절 익히기 등 가족유지를 위해 필요한 지원 중심에서 친정만들기, 남편을 위한 다문화교육, 부부특별강좌 등 이민자 중심의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심지어 시어머니에게 며느리 나라의 음식문화를 배워볼 것을 권하기도 한다.

최근 제주도, 장수군, 성남시 경북도 충남도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결혼이민여성의 ‘친정만들기’나 ‘멘토 프로그램’ 등이 이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지역단체들은 낯선 이국땅으로 시집 온 결혼이민여성에게 결연을 통해 ‘친정어머니’를 맺어줌으로써 이들이 향수병 또는 외로움과 낯설음을 극복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권위주의적 태도로 아내에게 무조건 한국사람이 되길 강요하던 남편들의 인식에도 작지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아산우리가족상담센터(소장 윤애란)는 지난해 8월부터 이주여성의 남편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센터는 이민자 가정의 결혼에 대한 입장 또는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과 가정 폭력 문제 등을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이주여성 남편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이 프로그램을 마련, 5개월간 매주 금요일 2시간씩 남편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교육을 실시해왔다.

처음엔 바쁘다고 나오지 않던 남편들이 이제는 금요일을 기다릴 정도로 남편들의 반응이 좋아 올 하반기에도 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김천시는 이주여성과 남편, 그 가족을 대상으로 ‘우리 서로 사랑합니다!’라는 주제의 부부특별강좌를 실시하고 있으며, 광주시는 전문가 연구협의회를 구성해 결혼이민여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지원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다문화가정지원센터 신상록 소장은 “우리보다 앞서 이런 경험을 한 선진국들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과 같은 다문화사회를 이루게 됐다”면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변화하려는 한국사회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부간 또는 고부간의 갈등, 사회적 편견 등으로 인한 문제점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결혼에 앞서 결혼을 준비하는 남성과 여성, 그 가족들과 이웃에 대한 폭넓은 다문화교육을 실시할 것”을 제안하며 국제결혼을 결정할 때 보다 신중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