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신흥국이라서 동포 결속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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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신흥국이라서 동포 결속력 높다"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7.07.0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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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국민기업 '코라오' - 오세영 회장
▲ 지난 4월 리딩CEO에 참석한 코라오 오세영 회장

빈손으로 창업해 불과 10년 만에 연매출 1억 달러를 넘어선 라오스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인 코라오(KOLAO)는 한국과 라오스의 앞글자를 따 만든 말로 두 나라간 조화를 상징한다. 라오스의 국민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 코라오(KOLAO) 오세영(사진, 48) 회장은 재외동포사회에서 젊은 나이에 성공한 기업가로 널리 평가되고 있다.

인터뷰에 앞서 그는 "현재 한국정부의 동포정책은 미국, 일본 중심으로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관련 기관에서 이민역사가 짧은 아시아권 동포들에게도 많은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거듭했다.<편집자 주>

-지난 4월 열린 리딩CEO대회에서 참석자들 사이에 '차세대 거상'이라는 소문을 들었다. 라오스는 어떤 연유로 진출하게 됐는지.

제가 거상이라니요. 저는 라오스에서 기업하는 사람에 불과합니다. 제가 라오스와 인연을 맺게 된것은 순전히 베트남 때문입니다. 지난 1991년 저는 국내 모 상사에서 베트남과 인근 특수지역 담당자였습니다.

당시 베트남이 문호를 개방하면서 급속한 성장을 보였는데, 이대 저는 그 성장가능성을 보고서 그해 겨울에 모든 것을 접고 베트남에 들어가 봉재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설립 과정의 미숙함으로 동업자인 현지인에게 공장을 통째로 뺏겼습니다.

그래서 한국 중고차를 수입해 베트남에서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은 이미 수많은 한국사람들이 들어와서 중고차를 팔고 있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어 저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로 결심하고, 1996년 통역과 단 둘이서 라오스로 건너왔습니다. 라오스에서 '코라오'를 설립해 한국산 중고차를 팔기 시작한 것이죠. 당시 라오스에는 일본차가 대부분이었고, 한국차는 전체 차량가운데 10대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라오스에서 사업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고,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가.
한국산 중고차를 파는 것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라오스 사람들이 애용하는 오토바이를 제작해 파는 한편, 한국산 자동차를 부품으로 가져다가 조립라인을 설치해 현지시장에 팔았습니다.

이렇게 회사가 4년 만에 급속도로 성장하자 2000년부터 라오스정부가 여러 번 세무조사를 나왔습니다.

아마 20차례를 넘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회사를 이미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런 불법을 찾지 못하자 라오스정부에서도 회사를 단순한 외국인 회사가 아닌, 라오스 사회에 뿌리내린 기업으로 인정하고 공로를 인정하는 정부표창까지 여러 번 줘 받게 됐습니다.

-코라오그룹을 소해달라. 얼마전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대 소식을 들었다.

코라오의 주요 생산품은 자동차, 오토바이로 2006년 매출은 1억 2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자동차는 연간 6천500대, 오토바이는 15만대를 생산 판매하는데 이는 라오스 전체 시장에서 자동차는 35%, 오토바이는 65%에 달하는 점유율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자동차는 ‘현대.기아차’와 공식 파트너를 맺고 부품상태로 수입해 조립 판매하지만, 오토바이는 엔진부분만 대만, 중국에서 수입할 뿐 대부분을 직접 생산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얼마 전부터 시멘트사업을 시작했으며, 지난 봄부터 '꿈의 연료'로 여겨지는 바이오디젤 원료 중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식물 '자트로파'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위한 자본은 한국 굿모닝 신한증권에서 공모를 통해 350억원을 유치, 동업관계에 있습니다.

또한 이 지역 금융산업을 선점을 원하는 국내의 금융회사, 군인공제회와 3자 파트너쉽을 맺고 가칭 'KOLAO은행‘을 수도인 비엔티앙에 설립하려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코라오가 현지인들에게 국민기업이라는 평을 듣는 배경은 무엇인가.

코라오가 라오스의 국민기업으로 불리게 된 이유는 현지화와 한국적 경영기법의 조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라오를 라오스의 ‘삼성’정도로 생각하면 좀더 정확할 겁니다. 우리는 회사운영에 한국적인 경영기법을 사용해 사원들에게 보너스와 성과급 등을 지급했고, 사원 복리후생을 확실히 챙겨줬습니다.

그리고 라오스 현지 타 외국인기업과 달리 중간매니저가 라오스 현지인으로 구성돼 있어 열심히 일하는 사원들에게도 자신들도 열심히 하면 관리자로 승진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작년에 코라오 입사를 원하는 라오스 젊은이가 무려 20대 1을 기록할 정도의 경쟁률이 높았습니다.

- 회사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저의 세가지 사업 원칙은 첫째 ‘부채없는 운영’, 둘째 ‘다른사람과 동업하지 않는다’, 셋째 ‘수익을 사회환원 한다’는 것입니다.

두번째 원칙은 지난 3월 굿모닝 신한증권과 자트로파 재배사업을 함께 하기로 계약을 맺어 깨졌지만, 부채 없는 회사를 만드는 것과 순이익의 10% 가량을 교육사업에 꾸준히 투자하는 사회환원 방침은 꾸준히 지키고 있습니다.

- 라오스 주류사회에서도 활발히 활동한다는데...
현재 라오스자동차공업협회장과 경제자문을 맡아 라오스정부측이 한국을 방문할 때 돕거나 우리기업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역할을 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라오스 산자부 장관, 부총리, 주지사 등이 한국을 방문할 때 필요 관계자와 미팅을 주선했습니다. 그 반대로 국내기업인 포스코, 광진공 등이 라오스를 진출 할 때도 가능한 최대한 돕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들 라오스를 사회주의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가 어려울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습니다. 물론 라오스 정치는 사회주의로 운영되지만 다른 부분들 경제, 사회 등은 이미 자본주의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라오스가 오는 2009년 동아시안 게임을 유치해 2년 안에 교통과 기타 산업 인프라를 구성해 사회가 발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라오스 한인동포사회는 어떻게 움직이나?
제가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라오스 한인회장을 맡아 봉사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 라오스에는 재외동포 400여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관광산업과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과거 인기품목이었던 봉재산업 종사자는 인프라가 많이 구축돼 있는 베트남으로 거의 철수했습니다. 아직 라오스 한인사회는 이민역사가 짧아서 성공한 동포가 적습니다. 그래도 이민으로 새로 나온 사람이면 다 애국자가 되니까 좋습니다. 또 이곳은 이민자가 오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신흥국가라 그런지 결속력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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