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갖고 민간외교관이 되자!"
상태바
"책임감 갖고 민간외교관이 되자!"
  • 우수근
  • 승인 2007.06.28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우수근(상하이한국상회 부회장)
2010EXPO(세계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심장부 상하이에 세계 최고의 스카이라인이 속속 세워지고 있다. 1980년대 초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자 덩샤오핑의 주도 아래 문호를 개방한 지 30년이 채 안된 시점이다.

현재 상하이에는 20층 이상 고층 건물만 해도 3천여개 이상이다. 하지만, 아직도 4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이 나날이 늘어만 가고 있다. 상하이 최고의 빌딩은 402m 높이의 지상 88층 진마오빌딩이다. 이곳에서 몇 발자국 떨어진 지점에서는 101층짜리 초대형 빌딩 상하이월드금융센터 건설 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다.

총길이 492m인 이 센터가 내년에 완공되면, 상하이는 일약 세계 최고층 빌딩 소재지로 발돋음하게 된다. 현재 실제높이 480m로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불리우는 대만의 101빌딩보다 12m가 더 높기 때문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현재 상하이에는 홍콩과 일본, 그리고 미국이나 유럽계 펀드를 중심으로 한 선진 거대 외자들이 속속 유입되면서 상하이의 마천루는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는 바로 상하이가 중국의 경제수도라 불리우는 한 예를 나타내는 것이요, 중국경제의 고공행진을 견인하는 상하이의 오늘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이 곳에 살면서 문득문득 느끼는 것이지만, 상하이라는 도시 전체가 온종일 잔칫집 분위기속에 흥청망청거리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상하이에서 비행기로 불과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한국으로부터 상하이를 찾는 한국인 수는 급증일로다. 1992년의 한중수교 이후, 상하이의 푸동 국제공항을 새롭게 찾는 한국인이 단 하루도 끊긴 날이 없었다고 할 만큼, 상하이는 한국인으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의 이와 같은 급증은 오손도손 서로 아우르며 보듬어주던 상하이의 한인사회에 크고작은 변화를 초래하였다. 그 덕에 주상하이 한국총영사관은, 세계 각지에 주재한 우리 영사관 가운데 한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큰 규모가 되었다.

영사관이 신설된 지 불과 10여년 만에 이 정도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상하이 영사관에서도 그 발전상(?)이 가장 눈부신 분야는 바로 교민들의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분야이다. 이처럼 한국인들의 급증은 교민사회 내부에서 뿐 아니라 교민들과 중국인사이에서도 각종 마찰 및 불협화음을 야기시키며 담당 영사들의 업무를 폭증시키고 있으니 그야말로‘가지많은 나무에 바람잘 날 없다’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상하이 교민사회에서는 새로이 상하이를 찾는 일부 한국인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져만 간다. 이러한 사람들 면면을 들여다보면, 이른바‘묻지마 상하이행’이 적지 않다. ‘상하이 드림’만을 꿈꾸며 필요한 최소한의 사전조사 등도 제대로 않은 채‘과감히’떠나온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기대와 환상은 곧 냉정한 현실속에 당황과 좌절로 변해감은 충분히 예견 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비즈니스와 관련된 각종 분쟁은 결국 유사한 사유로 인해 계속 반복되어지듯 상하이를 찾는 한국인들의 실망과 당혹, 그리고 이 속에서 야기되는 각종 불화 또한 바로 이와 같이 그들의 준비되지 못한 상하이 행에서 비롯되어진다. 그리고 이는 자신의 불행뿐 아니라 상하이 지역에서의 한국, 한국인의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수도 북경 사람들은 “중국에서는 북경을 빼고는 모두 지방이다!”며 우쭐댄다. 이에 대해 상하이 사람들은 “하지만 중국에는 상하이를 빼고는 모두 시골이다!”라며 응수한다. 실제로 “중국의 과거는 서안, 중국의 현재는 북경이고, 미래는 상하이다”는 말이 있을 만큼, 중국내 상하이의 위상은 높으며 상하이 사람들의 자존심은 그 만큼 각별하다.

그런데 이러한 상하이 사람들도 한국, 한국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호감으로 대하고 있다. 이 모두 6.25 이후 모두 하나가 되어 우리의 피와 땀이 일궈낸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결과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상하이에서 급증하고 있는 일부 한국인들의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행위에 의해 그 빛이 바래지고 있으니….

이 시점에서 해외에서 살고 있는, 혹은 해외를 향하는 우리들에게 ‘민간외교관이 되자’는 말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제안하고자 한다. 각 개개인이 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외교관의 자세야 말로 내가 더욱 대우받을 수 있으며, 그 속에서 우리의 국품(國品) 또한 더 한층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