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외교로 맺어진 우방, 내일을 기대하며
상태바
오랜 외교로 맺어진 우방, 내일을 기대하며
  • 조승미 이란 한인회장
  • 승인 2007.05.23 1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천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페르시아 문화가 살아 숨쉬는 이 곳 서남아시아의 중심인 이란은 우리에게 무척 먼 나라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란과의 외교관계가 수립된지 벌써 45여 년이나 되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전, 1만여 명에 가까운 교민이 이란의 현대화를 위해 헌신한 아름다운 이미지가 지금도 남아있어 이란 어딜 가나 한국 사람은 성실하고, 신용있고, 지혜로운 국민으로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이슬람 혁명 후 개방화 정책이 다소 후퇴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다소 주춤하고 있으며, 현재 비록 3~4백 명에 가까운 적은 수의 교민이 체류하고 있지만 최소 인원으로 경제, 문화, 교육, 친선 등 모든 분야에서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

연간 무역규모도 작년 한해 공식적인 수출액이 21억 불이고 조선 수주 등 집계에 빠진 것을 포함하면 30억 불이 훨씬 넘는다고 한다. 이곳 원유 및 농산물 등을 포함한 수입량이 35억불 정도로 양국 무역 규모가 60억 불을 넘는 것은 대단한 교역량이다. 가스 매장량 세계 2위, 석유 4위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이란과의 교역량은 계속 늘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전자 시장의 거의 절반 이상을 휩쓸고 있는 한국 제품의 우수성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이곳 관공서 컴퓨터 모니터 80% 이상이 엘지 제품이고, 국내, 국제공항 휴게실의 대형 TV는 거의 삼성 제품이다. 그 외 삼성 휴대폰, 엘지 냉장고의 우수성이 이미 입증된 바 있다. 거리의 자동차 또한 기아 프라이드, 현대 소나타, 대우 씨엘로가 거의 30%나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이란이 한국에 거는 기대는 무척 크다고 볼 수 있다.

본인이 이곳에 거주한지 30여년 가까이 되면서 이곳 문화와 전통에 무척 익숙해졌다. 이란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심성이 곱고 남을 배려하려는 마음이 지극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이웃 이라크와 지루한 8년 전쟁을 무사히 치루고 별 어려움 없이 재기한 모습은 침착하고 인내심이 강한 페르시아 상인의 기질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열악한 교류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제자리를 지키며 조국의 국익을 위해 헌신하는 유학생, 경제인, 그리고 교민들에게 다시 한번 더 감사를 드린다. 특히 30여년의 역사를 가진 테헤란 한국학교가 그동안 교민 자녀들의 초등교육을 담당하여 정체성 교육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었으며, 작년 2006년 9월부터 시작된 주말 한국어 교실이 이곳 동포 2세 및 현지인들에게 큰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또한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마지막으로 한.이란간 외교 최전방에서 불철주야 수고하시는 임홍재 대사님 이하 대사관 직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또 이란 아버지, 어머니를 둔 동포 2세 자녀들이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들이 이곳에서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한인회에서 최선의 뒷바라지를 할 것이다.

앞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일치 단합하여 지혜를 모으는 우수한 국민임을 보여 주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 조국의 세계화와 발맞추어 정부, 한인회, 현지 이란 정부와 좀 더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한인사회의 사회적 위상도 한층 발전시켜 나가야 되겠다. 훗날 이란이 개방화될 때 우리 한국에 거는 기대만큼이나 우리 교민들도 그 몫을 잘 감당해 내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