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사회, 한인 총기난사 차분한 대처 속에 추모행렬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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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사회, 한인 총기난사 차분한 대처 속에 추모행렬 동참
  • 류수현, 이현아 기자
  • 승인 2007.04.1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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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역사상 최악의 교내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이 한국계 영주권자 조승희씨로 밝혀지면서 한국과 재미 동포사회가 경악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틀을 넘기면서 양국 정부와 동포사회가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추모집회와 그들의 영혼의 안식을 기원하는 추모예배에 적극 참여하는 등 차분히 대처, 사건 직후 극도로 고조되던 불안감이 차츰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정부와 동포사회는 사건의 후폭풍을 우려해 17일 이후 잇따라 긴급회의를 소집,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갖고 있으나 현재까지 한국인을 겨냥한 뚜렷한 움직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일반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참극을 당한 무고한 이들을 애도하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총기 난사로 숨진 32명의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까페와 블로그가 생기고, 이곳을 중심으로 추모 댓글과 검은색의 리본 아이콘 사용 물결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이 오는 22일 오후 7시 서울시청 앞에서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를 열 것을 제안하면서 이에 동참하자는 목소리가 일고 있고, 희생자 추모음악과 추모동영상을 제작해 인터넷에 공개하는 사람들 역시 늘고 있다. 일부시민단체 및 종교계에서는 추모기금 모금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이번 일을 잘 이겨내면, 이 사건을 계기로 한미 간의 우의가 한 차원 성숙될 수 있다는 기대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범인 조씨는 이민 1.5세대로 가족, 친지들과 단절된 채 우울증까지 앓으면서 미국인으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한국계 유학생들과도 어울리지 못하는 등 ‘정체성’을 찾지 못한 채 생활 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에 따르면, 범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오전 7시 15분 기숙사에서 2명을 살해한 후, 약 2시간 뒤에 버지니아공대 공학부 건물로 이동해 30명을 추가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당국은 당초 범인 조씨가 여자 친구 에밀리 힐스처(18)와의 갈등 때문에 1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으나, 그가 범행 동기를 설명하는 우편물을 미국 NBC 방송에 보냄에 따라 이번 범죄가 치정에 따른 우발 범죄가 아니라, 사전이 미리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