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개봉 첫 주 관객 1만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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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개봉 첫 주 관객 1만명 돌파
  • 이현아 기자
  • 승인 2007.04.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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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흥행요소로 주말 객석점유율 60%
조총련계 민족학교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 학교>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뜨겁다.

개봉 첫 주 1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다큐멘터리로서 흥행 영화로 자리잡아가는 이례적인 분위기가 다소 의아할 정도다. 이러한 객석의 분위기는 그간 총련계 재일동포들을 철저히 외면해 왔던 국내 정서로 볼 때 매우 낯선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대로라면, 역대 최고 흥행 독립영화 <비상>의 3만 명 관객 동원에 견줄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관 밖에서는 흥행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도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관객들은 무엇보다 <우리학교>에 담긴 진정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년 5개월 동안 일본 홋카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에 기거하며, 감독 스스로가 그곳 아이들과 동화되어 가는 모습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영화의 흐름은 그 장르가 다큐멘터리였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우리학교>가 주류장르가 아닌 다큐멘터리에, 다소 낯선 소재를 담아내고 있음에도 빠른 입소문을 타고 순항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감독의 영화와 소재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흥행요소에 한몫을 하고 있다. 영화가 개봉하면 주연배우들이 총출동해 언론 홍보에 열을 올리는 요즘, 달리 내세울 흥행배우가 없는 이 영화는 감독과 제작자가 직접 나서고 있다.

전국 14개 상영관을 발로 뛰며 벌이는  무대인사 겸 설명회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물론, 개봉전 지역 공동체들이 주최하는 지역유료상영회를 통해 미리 영화를 접했던 3천여 명의 관객도 영화 입소문의 일등공신이다.

동포 연구를 위해 한국에 유학 중인 조선족 동포 정희선씨는 “영화를 보면서 서러워서 울었고, 또 행복해서 울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를 보며 눈물을 닦아 내는 사람들을 만나기란 어렵지 않다.

직영 일본영화 전용관 씨네콰논 관계자는 “독립 영화들 중에서는 관객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며 “영화가 끝난 후 충혈된 눈의 관객들이 미소를 머금고 상영관을 빠져 나온다”고 극장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홍보를 맞고 있는 영화사 진진 측은 “<우리학교>가 주말 관객 점유율 60%를 유지한다”고 밝혀 당분간 관객 동원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재일동포 감독들의 잇따른 한국 시장 진출과 성과가 관객들에게도 하나의 흐름으로 인식되고 있는 추세다. 석양정(인권활동가·23)씨는 나오키 상을 수상했던 가네시로 가즈키의 원작을 영화화 한 <GO>부터 작년 호평을 받았던 <박치기> 등의 영화들을 거론하며, “관객들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던 일련의 영화들에 대해 이제는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의 문화시장 교류에서 재일교포 작가들은 특별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양국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들만의 독특한 감정과 문화의식을 지닌 재일동포 작가들의 역량이 이처럼 영화 <우리학교>의 흥행이란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