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재외동포야말로 ‘코리아 브랜드’ 높일 최고의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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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 재외동포야말로 ‘코리아 브랜드’ 높일 최고의 자산”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7.04.0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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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초대석 - 한국국제교류재단 임성준 이사장

지난 2월말 취임한 임성준(59)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30여 년 외교관 생활동안 한국문화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한다. 교류재단이 영국의 Brithsh Council 못지 않은 세계적 민간 교류기구로서 도약할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새로운 상생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한국문화의 태동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처럼 인터뷰가 진행되는 시종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통해 세계에 우리나라를 홍보하고, 교류재단이 앞장서 국제교류의 첨병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편집자 주>

-먼저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문화 외교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수장 역할을 맡게 돼 영광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캐나다 대사를 마지막으로 33년 동안의 외교관 생활을 마친 아쉬움도 있지만, 재단 이사장으로서 한국의 민간 문화교류를 통해 국가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된 점 기쁘게 생각합니다.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는 정보화시대에서, 문화의 힘은 그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봅니다. 미력하나마 문화외교를 통해 한국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취임 일선으로 British Council과 같은 팀 개편 계획을 언급했다.
British Council, Japan Foundation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국제교류기관들을 보면서, 선진국들이 자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국제교류재단의 역할은 이들 기관과 마찬가지로 중요하지만, 세계적인 국제교류기관과 비교할 때 규모는 매우 작은 편입니다. 재단의 규모와 역할이 현재의 수준에 머문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겠지요.
팀 개편에 대한 언급은 이런 점에서 재단이 한 단계 더 발전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한 분야에 대한 인력과 조직을 확대해야 보다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에서 언급한 것일 뿐입니다.

-재단의 역할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부족한 듯하다.
그렇습니다. 해외 유관기관이나 해외 인사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국민들은 재단의 활동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때문에 재단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가 낮고, 국민들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재단 발전에도 큰 장애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홍보부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대국민 홍보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대외 민간홍보 업무가 이뤄지면, 대외 민간단체 및 민간기구와도 보다 효과적인 교류 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직접 발로 뛰며, 언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국민과 대외 민간기구에 재단과 한국문화를 홍보할 계획입니다.

-외교관과 교류재단 이사장으로 느끼는 외교 관계의 차이가 있다면
정부의 외교관 자격으로 나서면 단순히 홍보밖에 될 수 없는 것이, 민간기구가 다가서면 그들과 친구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교류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이를 더욱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세계적인 국제교류기구가 왜 모두 민간기구이겠습니까.

한 나라의 문화를 알릴 때 민간의 모자를 쓰고 할 때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각 나라들이 공익재단 형태로 해외에 자국의 문화를 알리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재단이 상대하는 대학 연구단체 등이 모두 민간기구이므로 교류재단도 민간 형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를 대표하는 외교관과 민간외교의 역할 차이도 거기서 찾을 수 있겠습니다.

-최근 한국학 침체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 대학에서는 경쟁력을 이유로 우선순위가 낮은 학과에 대한 지원을 점차 줄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정부의 재정이 악화되자 우선순위가 낮은 부문에 대해서는 지원을 축소하는 것입니다. 비근한 예로, 2005년 옥스퍼드대학은 재원 부족을 이유로 1994년부터 운영되던 한국학과를 폐강시키려 했었습니다.
또 미국에서도 한국학 메카인 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예산부족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적이 있습니다. 이에 교류재단은 옥스퍼드대학에 15억원, 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 100만 달러를 지원하면서 이들 학과의 폐강위기를 막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교류재단의 이러한 직접적 지원은 한계가 있기에 앞으로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민간기업과 연계한 교류지원사업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류기여금을 통해 확보되는 예산만으로 한국학지원사업 등의 교류지원사업을 진행하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민간기업과 후원자를 연계해 부족한 교류지원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생각입니다. 국제교류재단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과 지원의 필요성을 기업에 설명하면 충분히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옥스퍼드대 한국학과를 살릴 수 있었던 것도 시사YBM의 지원에 의해서였으며, 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를 살릴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동포경제인들의 모금운동으로 이룰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일정 규모로 조성키로 했던 교류기여금을 기획예산처에서 일반회계예산으로 편성 지출하면서 기금고갈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교류재단이 그동안 축적해 온 교류기금은 공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정부의 통제를 어느 정도 받는 건 당연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기금부족 문제에 관해서는 국제교류기여금 제도가 지속되는 한 당분간 문제가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상당히 안정적으로 기금관리가 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재단의 해외 저명인사 초청사업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시민운동가, 종교인 등 해외 시민사회 영역으로까지 초청사업 범위를 확대할 의향은.
교류재단이 해외 대학의 총장, 연구기관의 기관장 저널리스트 등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위주로 초청사업을 벌인 것은 1주일 정도의 짧은 초청 프로그램에 효과적으로 한국을 알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시민운동가나 종교인들을 배제할 생각은 없습니다. 기억하기로 지난번에는 환경운동가이자 저명한 작가이기도 한 제인 구달을 재단이 초청한 일도 있었구요. 앞으로는 특별히 문턱을 두지 않고, 더욱 폭넓은 분야의 인물들을 초청할 방침입니다. 그렇게 해서 그분들이 한국을 진심으로 이해하도록 하고, 우리가 그들의 다양한 생각을 듣는 기회도 갖도록 할 것입니다.

-교류재단이 최근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나 계획이 있다면 소개 좀 부탁한다.
주변국과의 친선단체를 활동을 예년보다 더욱 활발히 할 생각입니다. 또한 한중우호협회, 한일친선단체 등 해외단체와 교류협력사업을 하는 국내 민간단체 지원을 강화하고, 국내 여러 기관과도 협력해 학술회회의나 포럼 등을 자주 개최함으로써 해외의 더 많은‘한국친구들을 만들고자 합니다.

또한 우리 문화를 외국에 전하는 사업을 더욱 확대함과 동시에 외국의 좋은 문화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프로그램도 강화하고자 합니다. 현재 우리 재단에서는 전시회, 영화,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강좌 등 다양한 한국문화 전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올해는 이러한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다양화 할 계획입니다.

-700만 재외동포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해외의 우리 동포들이야 말로 현지에서 국가를 대표하고, 우리의 역사 문화를 전파하는 가장 중요한 자산입니다. 그분들 모두 어려운 과정을 겪으며, 각국에서 저마다 성공을 하신 분들이죠. 이분들이야 말로 우리나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코리아 브랜드를 드높이는 최일선의 현장요원이라는 생각입니다.

때문에 모든 재외동포들이 우리의 대표라는 생각을 갖고서 세계 각국 현지 친구를 많이 만들어 주시는 것이 교류재단의 일을 대신 해 주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700만 재외동포들이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계 각국에서 열심히 사신다면, 교류재단이 하는 일보다 그분들의 역할이 백배 천배 높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담=박상석 국장 
정리=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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