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주재 태대사 인터뷰
상태바
카자흐스탄주재 태대사 인터뷰
  • dongpo
  • 승인 2003.07.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알마티를 방문하는 한국사람들은 누구이고 숫자는 얼마나 됩니까.

에어 카자흐스탄이 2년전부터 주1회, 하이시즌에는 주2회 서울과 알마티를 운항합니다. 올 여름에도 선교사나 교회 봉사단체에서 오는 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어 배우려는 유학생들은 대학 등록금이 싸다보니까 이쪽으로 오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죠. 그리고 제가 여기에 부임해온지 10개월이 됐는데 시장개척단을 6번이나 맞이하고 인사를 드렸어요.

-카자흐-한국간의 교역이 증대하고 있는 이유로 CIS와 러시아를 통틀어서 카자흐가 소득 수준이 가장 높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던데요?

러시아보다는 조금 낮습니다. 공식통계는 일인당 GDP가 러시아는 2400불 정도, 여기가 두번째로 1631불, 그 다음이 백러시아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800불 정도, 키르키스탄 300불정도 그리고 타지키스탄 경우 200불 조금 못되는 수준이에요.

-그럼 고려인이 많이 사는 우즈벡과 카자흐스탄의 경제력이 차이가 많이 나는군요?

인구는 우즈벡이 2천4백만명 됩니다. 여기는 1천5백만이구요. 그런데도 경제력 차이가 나는 이유는 두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원래 소비에트 시대 때부터 중앙아시아의 중심으로 설계된 도시는 우즈벡의 타시켄트였습니다.  그런데 독립을 한 뒤에 많이 달라졌습니다. 카자흐는 개방시장 경제체제를 했고, 그쪽은 말과는 달리 폐쇄적 시장체제를 해왔습니다. 예를 들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즈벡에서는 외화송금을 자유롭게 하지 못합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90년대 초반엔 우즈벡이 더 발전할 거라 생각했지만 10년 이상 지나고나니 우열이 가려지게 된거죠.

- 경제력의 차이를 낳은 다른 요인은 또 없습니까?

2000년에 들어서 서방 메이져 기업들이 참여한 원유개발 컨소시엄이 카스피해 북부에서 대규모 유전을 발견했습니다. 생산은 2006년경에나 될 것같습니다만 엄청난 경제 효과를 가지고 올 것 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다른 요인은 여기서는 러시아의 경제전문가들을 고용해서 거시경제를 효율적으로 하고있습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2000년부터는 연평균 10%의 GDP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9% 이상 할 것 같고, 이런 고성장을 이루는 나라는 세계에서 없습니다.

- 이쪽 대통령이 박정희 모델처럼 한 것 아닙니까..

경제구조가 우리와는 조금 다르죠.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것이고, 여기는 석유, 가스뿐아니라 멘델레프 주기표에 나오는 금속들이 거의 다 나오고 있어요. 텅스텐 우라늄 중금속같은 것은 세계에서 매장량 1위입니다. 우라늄같은 경우는 전세계 매장량의 35.5%가 묻혀 있습니다.
석유자원도 채굴 매장량 기준으로 세계7위입니다. 특히 카스피해 유전은 소비에트 시대에는 탐사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본격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매장량이 2천6백억 베럴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런 경제 조건의 변화가 이 지역 고려인들의 이동에 영향을 주겠지요? 우즈벡이나 다른곳에서 이곳으로 몰려드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까.

지난 2~3년동안 그런 현상이 약간 있었습니다만 이곳도 통제를 하기 때문에 급격히 증가할 수는 없습니다. 또 우즈벡이나 다른 곳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은 여기서 직장을 얻기가 쉽지 않죠.
전체적으로 카자흐스탄 경우 독립초기에는 현지어를 강조하기 때문에 이쪽에 정착못하던 사람이 연해주로 간 것이 사실이지만 90년대 후반 들어와서 이나라 경제가 안정화되기시작해서 현재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우는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고려인사회에 소개할 만한 점이 있다면요?

이곳에 지식인 층이 두텁다는 점을 들어야 겠습니다. 좋은 예가 고려극장, 고려일보가 이쪽에 정착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 와서 느끼는 점이 이쪽의 학계에 고려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과학원에도 고려인 출신 박사들이 많습니다. 사법분야에서는 존경받는 학자들이 계시고 그래서 좋은 예가 지난해 3월까지 내가 법무부장관을 지냈던 게오르그 김이란 분도 고려인이고, 그 아버지도 여기 카자흐국립대학에서 법학교수로 있습니다. 연세가 80이 되셨는데.. 그리고 2년전에 돌아가신 유리 김이라는분이 여기 헌법위원회 위원장도 하셨습니다.  

최근에 저희가 반갑게 생각하는 것이 젊은 고려인들이 비즈니스에 적극참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가전제품 LG,삼성이 여기 가전제품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전제품의 유통조직도 고려인들에게 완전히 장악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카자흐 사람들도 그것은 인정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카자흐스탄사람들이 유목민이라 성격이 활달하고 징기스칸의 후예들 아닙니까.. 성격은 어떻습니까.

여기 사람들은 몽고와 터키으 피가 절반씩 섞인 혼혈입니다. 말은 알타이어입니다. 터키사람들과는 종교적으로도 거의 같지요. 그래서 터키사람들과 이곳사람들은 서로가 말을 알아듣는 정도가 35%나 됩니다. 우즈벡과는 45-50% 투르크미니스탄은 75% 아제르바이잔은 90% 이상 서로 알아듣습니다. 그래서 터키가 건설업 등 경제에 참여하고있는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 지금은 카자흐를 공용어로 하고나서 러시아사람들이 고통을 좀 받겠네요..

그러나 실질적으로 러시아계 없이 나라 운영이 안됩니다. 소비에트 시기부터 사회의 상층을 러시아사람들이 차지했었기 때문에... 그러나 지금은 러시아 사람들의 힘이 그 만큼 약해 진거죠. 초기에는 많이 러시아로 돌아갔어요. 원래 인구비율상 50%정도 됐던 러시아인들이 지금은 30%정도로 줄었습니다. 북부광업지역에는 아직도 러시아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거주하고 있어요. 행정수도를 옮기게 된 이유중 하나도 북부지역에 러시아사람들이 많이 모여있기 때문입니다. 지도를 보시면 알겠지만 알마티가 카자흐스탄의 남동쪽 끝에 위치해있거든요.

- 삼성, LG 얘기해주셨는데  한국기업들의 진출상황 말씀좀 해주시죠. 중소기업들은 어렵다고 하던데...

신생독립국으로서 경제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외국 자본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초기가 되다보니까  서방자본이 이 나라에 신뢰를 하지 못했죠. 더구나 지금 대통령이 소비에트시기의 지도자였기 때문에.
이런 어려운 시기에 한국기업 특히 삼성물산에서 95년~2000년까지 큰 동광 제련소를 맡아서 위탁경영을 했습니다. 5년동안 경영한 결과 세계 9위의 기업으로 키웠습니다. 이것을 보고 서방자본이 들어오게 된 거죠. 한국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교역 수준은 어떻습니까.

주변국이 첫째입니다. 러시아는 6천킬로 이상의 국경선 접하고 있어서 교역 1위의 국가입니다. 각종 기계제품을 러시아에서 가져다 쓰고 있습니다. 중국하고도 신갈쪽으로 약 1천2백킬로미터 이상의 국경을 접하고 있어요. 그래서 소비제품은 거의 중국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97년부터 외환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제대로 수출이 잘 안됐어요. 이 나라도 좀 어려웠고 그런데 2000년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수출수입액이  2억불 정도가 됐는데, 올해는 50% 이상 신장될 걸로 보고 있습니다. 상당히 빠른 템포입니다.

- 어떤 물건들이 오고갑니까.

여기에서 원자재가 나갑니다. 우라늄같은 것도 한전에서 장기계약을 체결했구요. 그 외에 각종 희귀금속들이 한국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그대신 가전용품이라든지 건설자재 그리고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도 괜찮고 그 이외에 문구류라든지 고급직물이 반응이 좋습니다. 제조업을 위한 기계류도 비교적 전망이 좋은 편입니다.

--여기 오기전에 제가 자료를 좀 찾다보니까 이 나라에도 권위주의 정부가 있어가지고 민주화 운동하는 사람들도 있다는데요. 지금 대통령이 집권한 게 몇 년 됐습니까?

지금 대통령이 소비에트 시대에도 공화국 대통령으로 있었습니다. 92년도에 독립한 뒤 99년에 다시 헌법을 바꿔서 7년임기제 대통령제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새 헌법에 의해서 첫번째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내후년 2005년 12월에 대통령 선거가 또 있습니다.

-그럼 이번 7년짜리 임기 하기전에도 계속 집권했단 거죠?

네. 그때는 그때 헌법에 따라서...

-전부 다하면 몇 년이나 한 겁니까?

지금 다 합치면 벌써 15년. 14년전의 일이죠.

-그러니까 박정희 모델 운운하는 말이 나오는거죠?

이쪽에서 보기에는 경제가 안정되기 전에는 완전한 서방같은 민주주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거 아니냐. 경제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특수한 이쪽 문화적인 배경을 보더라도 점진적으로 해나가야 겠다고생각하는 것같습니다. 그 점이 우즈백의 까르포 대통령의 정책과 다른 차이점이라고 봐야겠지요. 그래서 반체제도 있습니다. 일부 지나친 사람들은 사법적인 수단을 통해서 감옥에 넣기도 하고 사형도 있어요. 그래서 공개적으로 민주주의 안하겠다 이게 아니고 형식적인 측면에서 민주주의의 제도의 틀을 만들어 가면서 실질적으로는 권위주의 정부를 계속 하고 있죠.

- 중요한 질문 하나 드려야겠습니다. 어떻습니까. 고려일보 지원은 신문사하나 도와주는 차원을 넘어 고려인들의 우리말지키기와 차원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지원할 계획입니까?

결국은 재정적인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정부에서 돕는다는 것은 어떻게보면 밑빠진 독에 물붙기입니다. 그것보다는 새로운 신문사가 시장경제체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영기법을 주입을 시켜서 자생적으로 살아날 수 있는 법을 지원해주고, 그 과정에서 정 어려울 때는 많은 액수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정리를 해가면서 유도를 해야 되지않겠느냐 그 과정에서 정부가 모든 것을 다해준다는 것은 제 생각에서는 적합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