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근교 포트 스테판 지역 한인 식당 고객 서비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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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근교 포트 스테판 지역 한인 식당 고객 서비스 논란
  • 임경민
  • 승인 2006.09.1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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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TV “역 인종차별” vs “오해, 편파 방송” 한인업주

시드니 근교 포트 스테판 지역의 한 한인 식당이 현지 호주인 손님은 받지 않고 한국 관광객들만 받고 있다고 호주 TV CH9이 ‘역(逆) 인종차별’ 케이스로 보도하자, 식당 주인이 “오해에서 빚어진 편파방송”이라고 반발하고 나서는 등 호주 한인 사회에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방송으로 나가기 전 시드니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가 식당 주인으로부터 상황을 파악하고 CH9 측에 “오해에서 비롯된 일을 ‘역 인종차별’로 몰고 가는 것은 지나치니, 자제해 달라”고 요청까지 했으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CH 9은 대표적인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A Current Affair’에서 NSW주의 대표적인 관광지의 하나인 포트 스테판 지역에 있는 코리안 레스토랑 ‘돌핀 하우스’가 현지 호주 손님들을 거부한다고 내보냈다.

프로그램의 담당 기자는 손님을 가장해서 레스토랑에 전화를 걸어 “예약할 수 있느냐”고 물은 뒤 “네, 한국 여행객들만 받는다구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방영됐다. 이어 기자는 카메라 기자와 함께 레스토랑에 들어가 사장과의 인터뷰를 시도했다.

기자가 “이처럼 빈자리가 많은데 왜 호주 손님을 거부하나요?”라고 묻자 당황한 남자 사장은 주춤하면서 뒤로 물러나다가 주방까지 들어가고 기자와 카메라 기자도 따라 들어갔다.

남자 사장은 곧 조리중이던 설렁탕으로 보이는 음식을 들어보이며 “여기엔 메뉴가 많지 않고 이처럼 한국 사람 이외에는 먹기 힘든 음식 뿐이에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기자의 집요한 추궁이 계속되자 여자 사장이 나서서 “당신이 원한다면 식사가 가능하다”고 상황을 정리하려고 한다.

이후 기자는 지나가는 호주인들에게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고 이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화면에 담았다. 또한 이 레스토랑을 이용하려고 단체로 관광버스를 대절해 이동하는 한인 관광객들의 모습을 비추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진행자인 트레이시 그림쇼의 멘트 뿐만이 아니라 예고 방송에서도 계속해서 “호주인들이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 호주인들이 레스토랑 출입을 거부당하는 그 현장은 외국이 아닌 바로 여기 호주 안이라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다”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반복 사용했다.

그러나 ‘돌핀 하우스’ 측의 이야기는 이와 조금 달랐다.
방송이 나간 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식당의 여자 사장(남자 사장의 부인)은 “호주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오해”라면서 “이 동네 사는 호주인들 중에서 식사를 하고 간 분도 있다”고 말했다. 여자 사장은 “간혹 자리가 없어서 되돌아 가시거나 메뉴가 설렁탕 하나 뿐이라, 모르고 들어왔다가 그냥 돌아가신 호주인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한국이 방학이라 단체 관광객이 많이 와서 식당 앞에 대형 관광버스가 줄지어 서있어 교통이 마비될 정도라 동네 주민들이 불만이 심한 것같았다. 그래서 누군가 방송사에 이야기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장사하는 사람이 한 그릇이라도 더 팔아야지 손님이 먹겠다는 데에도 팔지 않았다는 게말이 되느냐”고 억울해 했다.

취재 당일 상황에 대해 묻자, 그는 “그날도 손님들이 많아서 바쁜데 전화가 왔다. 누군가 ‘부킹되느냐’고 해서 관광객들이 많이 와 있어서 ‘미안하다’면서 자리가 없다고 했는데, 전화를 끊자 마자 취재진이 들이 닥쳤다”고 했다.

남편이 취재진들에게 설렁탕을 보여주면서 “이거 호주 사람들 잘 못 먹는다, 이거 시키면 돈 만 낭비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는데, 방송에는 거두절미하고 “못 먹는다”는 말만 방영했다고 여자 사장은 주장했다. 앞으로의 대응에 대해 그는 “아이들이 법적 검토 여부에 대해 알아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호주한인복지회의 장세자 복지사는 “비록 레스토랑측의 실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코리아 커뮤니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자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다루었다는 사실에 불만이 크다”며 “왜 호주 주류언론에서는 코리안 커뮤니티에 대해서 늘 부정적인 기사만 크게 보도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