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땅이 꺼지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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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땅이 꺼지던 날
  • 실비아 패튼
  • 승인 2006.08.31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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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의 한숨 소리에 며칠 동안 땅이 가라앉는 것 같았다.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

연방 수사당국이 뉴욕을 중심으로한 매춘 및 인신매매 조직 소탕작전을 벌이면서 한인들의 위상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한인매춘과 마사지팔러가 미주류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열심히 삶의 터전을 잡아가고 있던 대다수 선량한 한인들이 도매금으로 어글리 코리안이 돼 충격과 당혹감이 크다.

이번 수사에 적발된 41명중 31명이 한국 국적자이고 10명이 국제결혼 등을 통해 미국 국적을 취득한 한국사람들이라고 한다. 이 얼마나 수치스럽고 민망한 일인가.

이들 중엔 미국에 오고 싶어하다가 업주들에 속아 빚을 갚을 때까지 어쩔 수 없이 말려든 여성들도 있다. 그동안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국에 오려고 국제결혼을 한 후 이혼하는 여성들도 있었다. 또 사랑으로 결혼했으나 미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행하게 된 여성들도 간혹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제결혼 여성들은 성실하게 살고 있고 자녀들에게도 한글교육을 시키는 등 정체성을 심어주려 노력하고 있다.

미꾸라지 한마리가 맑은 물을 흐려놓듯이 지금 많은 국제 결혼여성들이 도매금으로 누명을 쓰는 듯 해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다.

한국정부는 지난 3월 매춘과 마약 등에 관련된 어글리 코리안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터지는 매춘과 인신매매, 밀입국 문제 등으로 보아 정부의 발표는 공념불이었음이 이번 사건으로 드러났다.

한국정부는 미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가입하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한국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범법자들을 우선 막아낼 대책을 마련하는게 순서일 것 같다. 말만 앞세우지 말고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대응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미국 친구들 보기가 창피하고 부끄럽다.

물론 매춘은 한국인만 저지르는 범죄는 아니다. 얼마 전 버지니아의 월남계 식당도 유사한 사건으로 문을 닫았다. 불법 마사지팔러을 운영하다 걸렸다는 것이다.

연방 사법당국은 지난해 7월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한인 매춘.밀입국 알선 조직을 소탕했다. 수사관 1000명을 동원해 LA 한인타운과 오렌지카운티 인근 마사지팔러 등 28개 한인 업소를 급습한 끝에 한인 70명을 체포하고, 102명을 연행했다고 한다.

지난 4월에는 한인 30여명이 매춘혐의로 무더기로 구속되었고, 이번 동부지역 매춘조직 검거에 앞서 캘리포니아 등 서부 지역에서도 240명의 콜걸 조직을 운영해 온 한인 일당이 체포되었다.

이밖에도 캐나다여권 불법 구입사건, 불법체류자 문제 등 한인들에 대한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 한인들은 미국사회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느낌이다.

최근의 매춘여성들은 식구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혹은 동생들을 학교에 보내기위해 매춘하던 예전의 여성들과는 또다르다고 한다. 개중에는 일부지만 메르세데스 벤츠를 타고다니며 화려한 옷과 장식품을 사기위해 그 일을 한다고 한다.

쉽게 돈버는 방법을 어려서부터 터득한 그들은 지금 이곳에서 물신주의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뉴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워싱턴.노스캐롤라이나 등 수시로 장소를 이동하며 장사(?)를 한다.
남편이 술집여자와 바람이 나서 이혼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몇몇 여성들은 전화를 걸어 사회를 좀 먹는 매춘을 없애달라고도 호소하기도 한다.

때마침 사법당국은 앞으로도 계속 한인 매춘을 수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인사회 단체들도 더이상 추문을 방관하지말고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하겠다. 매춘조직에 걸려 억울하게 매춘을 하게된 여성들이 하루 속히 건강한 모습으로 한국에 돌아갈 수 있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