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여동생 문근영 시드니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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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여동생 문근영 시드니 방문
  • 임경민
  • 승인 2006.08.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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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대 한국어강좌 참관, 한글학교 돕기 사인회 열어

▲ 시드니를 방문 중인 문근영이 NSW 동포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에서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는 영화배우 문근영(19)이 시드니를 처음 방문했다.

지난 20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시드니에서 머물고 있는 문근영의 이번 시드니 방문은 가족들과 휴가를 위한 것이며, 동시에 ‘한글 사랑’이란 타이틀로 공식 활동도 갖고 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국문학과 1학년에 재학중인 그는 한국에서부터 교육과 한글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NSW 대학을 찾아 한국어 강좌를 참관한 것이나 26일의 린필드 한글학교(교장 신기현NSW 대학 교수) 1일 교사, 21일과 22일 시티와 스트라스필드에서 열린 팬 사인회 모두 ‘한글 사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문근영은 21일 신기현 교수(한국학)와 만난 자리에서 “외국에서 태어난 친척 아이가 우리 말을 잘해, ‘어디서 말을 배웠느냐’고 물었더니 토요한글학교에서 배웠다고 해 토요학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시드니에 사는 외삼촌 류식씨는 “이번 방문은 지난 2월부터 계획된 것”이라면서 “근영이가 1일 교사를 하게 될 린필드 한글학교 재정이 여의치 않아 유료 사인회를 해서 기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류씨는 “근영이가 처음에는 ‘사인회를 어떻게 유료로 하느냐’고 반대했으나, 한글학교 재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자 동의했다”고 말했다.

문근영은 21일 오전 신기현 교수 연구실에서 이 대학의 한국학생회(KSA) 회장 김진욱군과 유학생 최유원씨 등과도 만났다. 학생들은 화장을 거의 하지 않은 얼굴에 캐주얼 차림으로 온 문근영에 대해 “스타 같지 않고 평범해 보인다”고 했다.

문근영은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한국 문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느냐”고 질문하자, 신 교수는 “초기에는 통번역 위주로 한국어를 공부하다가 그 이후에는 비지니스와 연관돼 한국어에 관심을 가졌으나 최근에는 다시 통번역이 붐”이라면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은 아직 적다”고 답했다.

그녀는 이어 “문학에 역사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 문학 속에서 역사 공부를 하고 다시 그 시대의 문학을 배우면서 자연히 연결된다”고 하자, 신 교수는 “그게 정의상 지역학이다. 지역학 전공자들은 자신들의 노력의 절반을 그 지역의 언어 배우기에 쏟는다. 언어를 알아야 고서와 작품들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근영은 이어 이 대학 내 KAREC(Korea-Australasia Research Centre)를 방문해 서중석 소장과 권승호 부소장 등 관계자들과도 대화를 나눴다. 연구소 관계자들은 예정에 없던 스타의 방문에 놀라면서 반갑게 맞이했다.
한국어 강의실로 이동하면서 몰래 입을 가리고 하품을 하던 문근영은 “어제(20일) 아침에 도착해 밤 늦게까지 꼬마들 하고 함께 노느라 조금 피곤하다”면서도 밝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미국 출신인 글렉 이본 교수에게 한국어를 배우던 10여명의 학생들은 강의실 유리창으로 문근영의 모습이 보이자, 손을 흔들며 환호하면서 반가와 했다. 일본, 홍콩, 대만 출신 학생들이 많았고, 한국 아이 2명을 입양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호주 엄마도 있었다.

이들과 문근영의 만남 역시 한국어 수업의 연장이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배운 한국어로 평소 궁금했던 것을 질문했고 문근영이 답변하면, 신기현 교수가 학생들이 답변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물어보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다시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글학교를 돕기 위해 유료사인회를 갖고 있는 문근영씨
“학기중에는 공부만, 영화는 방학때 할것”

40여분간 진행된 만남에서 학생들은 서툰 한국어로, 그러나 또박또박 ‘자신의 나라에 가보았느냐’, ‘호주가 어떠냐’, ‘시드니에서 얼마나 있으며 무얼 하고 싶으냐’, ‘취미가 무엇이냐’, ‘다른 사람의 영화나 드라마도 보느냐’, ‘공부와 영화를 함께 할 것이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문근영은 “호주는 처음 방문하는 것이며, 제 또래의 공부하는 친구들을 만나니까 반갑고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호주의 첫 인상은 따듯하다. 꼭 날씨 때문이 아니라, 호주가 갖는 느낌이 따뜻하고 깨끗해요. 밝고, 공기가 맑다. 호주에 외삼촌이 있어 왔는데 여기에도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얼마 동안 있을 것이다. 혼자 영화 보고, 책 읽고, 집 부근 공원에서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질문 하나 하나에 친절하게 답했다.

문근영은 개인적으로 최근 촬영이 끝난 ‘사랑따윈 필요없어’(신 교수는 이 영화 제목을 I don’t need love or anything으로 통역)의 주인공인 시각장애인 유민의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했으며, 대학에서는 영화와 공부를 동시에 하는 게 쉽지 않아 학기중에는 공부에 열중하고 영화 찰영은 방학을 이용해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예정 시간 보다 10여분을 넘기면서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으며, 신 교수가 “이제 그만하자”고 하자 학생들은 앞 다투어 자신들의 디지털 카메라에 문근영과 함께 기념 사진을 담고 사인도 받았다.

한편, 이날 저녁과 22일 저녁 시티와 스트라스필드 대한관광여행사 사무실에서 열린 팬 사인회에는 유학생과 한인 수백명이 몰려 도로에까지 줄을 서서 한참 기다리기도 했다. 문근영은 사인회 수익금을 린필드 한글학교에 성금으로 기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