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유화정책 지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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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유화정책 지속하라”
  • 상트페테르부르크=백동인기자
  • 승인 2006.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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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독일통일문제 전문가 알브레이트 교수 조언

한미간 FTA 협상 추진으로 인해 앞으로 한국 정부의 대북 직접 협상력이 크게 훼손되어 장차 FTA가 통일에 큰 장해가 될 것이라는 진보진영으로부터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햇볕 정책의 열렬한 후원자로 알려진 베를린 자유대학교 국제정치학과 울리히 알브레히트 교수<사진>가 지난 6일, 본지에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혀왔다.

   
알브레히트 교수는 1980년 이후 기민당의 주요 외교정책 수립에 협력해 왔으며 통독 논의가 수면위로 떠오른 1990년, 콜 수상에게 통독에 반대하는 프랑스 영국의 외교적 공세를 소련과의 특별한 거래를 통해서 효과적으로 잠재우도록 했다. 통독에 이르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장애를 극복하는데 중대한 기여를 했다고 알려진 군축 및 평화 문제 전문가다. 다음은 알브레히트 교수와의 서면 인터뷰를 요약한 내용이다.

-북한의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것은 통일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인 것 같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남북 기업간의 경제협력이 통일의 전 단계로써 남북 관계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일 방안은 세계적으로 그 유례가 없는 독특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통독 당시 구 동독 경제는 시장 질서에 적응하기 위한 기본적인 준비가 미흡했던 관계로 공산주의 경제를 재건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러므로 통독 모델을 참고하되 답습할 필요는 없다.”

-교수님은 김대중 정부의 3단계 통일방안의 열렬한 지지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자 회담의 결과물인 9.19선언이 나온 이래로 남북, 한미 그리고 북미 관계 모두 교착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어떻게 하면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가. 남북정상간의 대화가 경색 국면을 타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한국정부가 흔들림 없이 대북 유화정책이라는 정치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전제되는 한 정상회담의 효과는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중장기 안보적 관심은 북한의 핵개발을 좌절시키고 이 지역에서 중국의 동진을 저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대한 안보관은 부분적으로 한국전쟁 이래로 한미간에 공유되어 온 안보전략이다. 남북 대화의 지속을 위해서 한미관계 혹은 북미 관계가 어떻게 정립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북미 사이에 어렵게 끼어 있는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북의 화해라는 큰 틀에서 움직여져야 한다.”

-한국인들은 교수님이 우리 정부의 평화통일 방안을 지지하고 계신 것과, 송두율 교수 구명운동과 같은 한국내 인권개선 노력에도 함께 해 오신 것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
“현재 내가 알기로 독일의 많은 기업들이 한반도 투자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별히 베를린의 기업인들이 그러하다. 우리는 한국의 통일 환경 조성에 함께 기여하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