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 골퍼 이원준 세계 아마랭킹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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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골퍼 이원준 세계 아마랭킹 1위
  • 호주한국신문
  • 승인 2006.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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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들어서만 두 차례 우승, 올해 프로무대 노크…

교민 골퍼 이원준(20)이 영국의 R&A(The Royal and Ancient Golf Club of St. Andrews)가 선정하는 세계 아마골퍼 랭킹에서 1위에 올랐다.

1754년 결성된 R&A는 가장 영향력 있는 골프 클럽 중 하나. R&A는 전 세계 아마골퍼들의 성적을 토대로 자체적으로 세계 랭킹을 선정해 왔으나, 이를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원준은 2월 들어서만 두 차례 우승을 하는 등 작년 말이후 출전한 대회에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해, 1058점을 얻어 1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준은 지난 해 8월 한국골프협회(KPGA) 투어인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 인상 깊은 경기를 펼쳐, 한국과 호주 교민언론의 관심을 끌었었다.(본보 2005년 8월12일자 제654호 참고)

이원준은 지난 주 월요일(13일) 콩코드 GC에서 열린 NSW 아마챔피언십 36홀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아마골퍼의 ‘노장’ 게리 월스텐홈(영국)을 37홀에서 제치고 우승했다. 36홀까지 무승부를 이룬 이원준은 연장 첫 홀에서 드라이버 장타를 뿜어내 ‘원 온’을 시키는 괴력으로 월스텐홈을 물리쳤다.

그는 이 보다 일주일 앞선 6일 끝난 NSW아마챔피언십(4라운드)에서 16언더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도 이원준은 월스텐홈을 8타차로 제쳤다. 올해 45세인 게리 월스텐홈은 20년 넘게 아마골퍼로 남아 있으며, 브리티시 아마챔피언십을 4차례나 우승하는 등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이 대회는 2라운드 경기 도중 골프장에 엽총을 든 괴한이 나타나 경찰이 출동해 경기가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져 한국 언론에도 소개됐었다. 이원준도 이 소동의 영향으로 2라운드에서 이븐파에 그쳤다.

이원준은 1월말 뉴카슬 벨몬트GC에서 열린 락스맥콰리인터내셔널에서 14언더로 3위를 차지했으며, 이번 주 일요일(19일) 끝난 도요타-타즈마니아오픈에서도 14언더로 역시 3위를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벤 파커(영국, 16언더)와는 불과 2타차였다.

이원준은 특히 작년 10월 일본에서 열린 재팬오픈에서 프로 선수들과 겨뤄 양용은 등과 함께 4오버파로 11위에 올랐다. 당시 1위의 성적은 2언더로, 6타차였다. 이 경기에선 이원준과 같은 Concord GC 소속인 호주 프로 크레이그 페리가 2위를 차지했었다.

이원준은 현재 호주 아마골퍼 상비군(13명)이며 이 중 국가 대표격인 내셔널팀(4명)에 속해 있기도 하다.

이원준은 올해 프로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아마골퍼가 프로무대에서 뛰기 위해선 퀄리파잉 스쿨을 거쳐야 하지만, 이원준의 그간 성적으로 보면 바로 호주 프로투어에 참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원준의 꿈은 모든 골퍼들과 마찬가지로 PGA이다. 아버지 이찬선씨는 “작년까지 재팬투어를 거쳐 미국 PGA로 진출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원준이가 곧바로 PGA로 가려는 생각이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일본 투어를 거친다는 것은 실력쌓기와 함께 PGA에서 활동하기 위한 자금 마련때문.

PGA 진출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좋은 스폰서가 있어야 가능하다. 성적이 좋지 않아 상금을 거의 받지 못하더라도 출전 및 훈련 경비를 스폰서 받아야 정상적인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골프 클럽이나 훈련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 누가 더 좋은 스폰서를 잡고 있느냐에 따라 성적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원준은 골프 입문 5년만에 호주 상비군으로 선발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 왔다. 이원준의 강점에 대해 “흔들림 없는 퍼팅과 장타”라고 아버지 이찬선씨는 말했다. 이원준의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290~300미터. 때문에 호주 언론들이 이원준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빅 히팅(Big heating)’이란 별명을 붙이고 있다.

최근에는 텔레그라프지가 1월6일자와 1월27일자에서 이원준을 보도했고,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호주 골프저널 금년 1~2월호(76호)에서는 이원준이 그린 위에서 퍼팅 라인을 맞추고 있는 사진을 뒷면 표지 사진으로 게재했다.


김인구 기자
ginko@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