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총소리, 동포사회 또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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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총소리, 동포사회 또 경악
  • 김동열
  • 승인 2006.01.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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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랍 30일, 프리몬트 산타클라라서 총격 살인 사건 발생
범행자 아내 묘지 앞에서 권총 자살
원한에 의한 살해 추정, 2명사망 2명중태

(샌프란시스코)새해를 앞둔 구랍 30일 충격적인 연쇄 충격 살인사건이 발생해 동포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 사건으로 2명의 남성이 사망하고 1명의 남성과 1명의 여성이 중태에 빠졌다. 이들에게 총격을 가한 용의자 진영철(48세)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사건 발생

오후 3시 프리몬트, 친구 김성배 살해
12월 30일 오후 3시경 진영철씨가 친구인 김성배씨의 프리몬트 자택을 방문해 말다툼 끝에 김씨에게 총격을 가해 김씨를 살해하고 김씨 아내의 등에도 총상을 입혔다. 오후 3시 15분경 김씨 아내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프리몬트 경찰국은 진씨 수배에 들어갔다.

오후 7시 산타클라라, 당구장 인수자 김춘수 살해
진씨는 같은 날 저녁 7시경 산타클라라 카미노 당구장 뒷문으로 진입, 페인트공인 김춘수(36세), 김상우씨에게 총격을 가한 뒤 도주했다. 이로 인해 김춘수씨는 현장에서 사망하고, 김상우씨는 머리에 1발, 가슴에 2발의 총상을 입은 채 산호세의 '산타클라라 밸리 메디컬센터'로 후송돼 응급수술 후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다.

오후 11시 로스 알토스, 부인 묘지 앞에서 권총자살
산타클라라 경찰국과 프리몬트 경찰국의 공조로 대대적인 수색작전이 펼쳐지고 있는 시간, 진영철씨는 또다른 범행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너를 죽이지 못한 것이 한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경찰은 그의 휴대폰 위치를 추적했고 죽은 아내의 묘지인 로스 알토스의 천주교 묘역 '게이트 오브 헤븐(Gate of Heaven)' 입구에 세워둔 진씨의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 수사팀이 포위망을 좁혀오자 진씨는 소지중인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쏴 자살했다.

사건 범행 동기
진영철씨는 김춘수씨에게 한미당구장을 판 후 한때 일식집을 동업했으나 이 무렵 아내가 암으로 사망한 것을 비롯해 사업이 순탄치 않아 실의에 빠졌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진씨는 김춘수씨로부터 한미당구장을 인수한 H씨로부터 2005년 5월경 다시 한미당구장을 인수했으나 김춘수, 김상우, 김성배 씨 등 소위 당구장 단골고객들이 카미노 당구장으로 대거 이동한 이후 한미당구장은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당구장 렌트비까지 밀리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8년 전 첫번째 부인이 암으로 사망하자 다른 여성과 재혼을 했지만 그녀 역시 한국으로 떠나버린 상태라 최근 삶에 대한 비관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진씨는 범행에 앞서 자신의 자녀 3명 모두를 한국으로 내보내 사전 계획을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 현장 스케치
사건이 일어난 30일 총격이 가해진 당구장 안에 있었던 현장 목격자들과 주변 한인업소주들이 모여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엎드려"라는 소리와 함께 총격이 가해지면서 서로들 빠져나오려고 하는 과정에서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었다는 이모씨는 "처음엔 총소리인 줄 몰랐으며 소리에 놀라 돌아보니 연기가 보여 그제서야 총성인 것을 알아 순간 바닥에 엎드렸다"고 사건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사건 직후 산타클라라 경찰 당국은 목격자들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펼쳤으며 서니베일 경찰국 소속의 한인경찰관 최현준씨가 현장에 파견돼 탐문조사를 도왔다.
이어 서울곰탕, 옛날짜장 등 한인업소들이 함께 위치한 주차장 전체로 출입통제선을 확대, 일반인들의 출입을 제한했다. 9시를 넘어 현장 감식 차량이 도착했으며 nbc11에서 도착해 촬영을 시작했고 곧이어 산타클라라 경찰국 관계자가 기자들을 대상으로 짧게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이 시간 김춘수씨의 여동생 김인수씨가 현장에 도착, "오빠가 연락이 안돼 평소 다니던 당구장으로 오던 길"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이들로부터 사건 소식을 접한 김씨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그 길로 오빠가 후송된 밸리 메디칼센터로 급히 향했다.
사건을 전해 들은 동포들은 당구장 인수건을 거론하며 "원한 에 의한 살해"라고 추정했으며 "사람이 앙심을 품으면 이처럼 냉혹하고 대담해질 수 있느냐"며 몸서치를 쳤다.
진씨는 8명의 범행 대상 리스트를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며 화를 면한 사람들은 아직도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고 주변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중 한사람은 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사망자 주변 인물들의 증언에 의하면 "고액의 내기 당구가 사건의 빌미가 되었다"는 말도 무성하다.
동포들은 사소한 원한 관계가 비극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하며이번 사건을 계기로 업소를 파고 사는 문제가 보다 더 투명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춘수의 장례는 5일(목) 오후 6시 리마 장의사(Lima Family Santa Clara, 466 N. Winchester Blvd., Santa Clara, CA 95050)에서 열릴 예정이다.

(신영주 박성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