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웅' 김영옥 어느나라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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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웅' 김영옥 어느나라 사람인가
  • 연합뉴스
  • 승인 2006.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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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지난해 12월 29일 별세한 '전쟁영웅' 김영옥 대령의 장례식이 9일 오후 예정된 가운데 재미동포 사회가 장례식은 물론 그를 기리는 추념행사 등에 신경을 쓰지 않아 '영웅대접'이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고 김영옥 대령의 장례식은 일본계 교육재단인 '고 포 브로크재단'이 맡고 있으며 영결식 일정은 후쿠이 장의사가 준비하고 있다.

   고 포 브로크 재단은 생전에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고 고 김 대령의 마지막 대외 활동이었던 지난해 2월 프랑스 최고훈장 '레종 도뇌르' 서훈식도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이 아닌 '리틀 도쿄'에서 열렸다.

   5일 미주 중앙일보에 따르면 은성무공훈장을 수여한 연방 정부가 조만간 최고 무공훈장을 추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추진하고 있는 쪽 역시 남가주와 워싱턴D.C.의 일본계 커뮤니티로 알려졌다.

   고인은 2차 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서 일본계 미국인 부대를 이끌며 맹활약, 연합군의 로마 해방을 앞당겨 1945년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최고 십자무공훈장을 받았다. 미국인들로부터 멸시와 탄압을 받던 일본계 미국인들에겐 김 대령이 '생명의 은인'인 셈이다.

   지난해 레종 도뇌르 수훈식을 취재했던 미국의 한 기자는 최근 김대령 별세 소식을 접하고 "카피텐 김(2차대전 당시 김대령의 별명)이 일본계 미군 장교인 줄로만 알았다"며 "영웅을 키우고 간직할 줄 모르는 한인들의 좁은 시야가 김영옥 대령에 관해서도 극명히 드러난다"고 질타했다.

   그나마 재미동포 언론인 한우성씨가 '영웅 김영옥' 전기를 집필해 최근 출간한 것 외에는 관련 활동이 거의 전무한 형편이라는 것.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사주간지를 발행하는 한 언론인은 "장례식은 일본 커뮤니티가 나서서 했지만 향후 김 대령 기념 사업에 한인사회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 고인의 생전 활동과 업적을 한인 커뮤니티 전체의 유산으로 남기기 위한 기록 정리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여야의원들의 촉구로 김 대령에게 최고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 서훈을 결정했지만 결국 영결식장에서 고인에게 추서해야할 상황이어서 빛이 바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 김영옥 대령의 시신은 장례식 직후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내셔널 메모리얼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ghwang@yna.co.kr
  (끝)

등록일 : 01/05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