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도약하자, 코리안 아메리칸
상태바
[칼럼] 도약하자, 코리안 아메리칸
  • 윤인진
  • 승인 2005.12.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2006년부터 매년 1월 13일은 ‘코리안 아메리칸의 날’로 기념하는 법안이 미 연방하원을 통과하였다. 이 법이 제정되면 한인 이민100년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이다. 이는 코리안 아메리칸이 미국사회의 존경받는 구성원이 되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중요한 사건이다.

또한 2005년 11월에는 뉴저지 주 에디슨시 시장에 최준희(34·미국이름 준 최)가 미국 본토에서 최초의 직선 한인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그의 당선은 앞으로 많은 수의 한인 1.5세와 2세가 미국 정·관계로 진출할 것으로 예보하는 신호탄이다.

그리고 재외동포신문은 2005년 재외동포 10대 뉴스의 하나로 LA 한인동포사회의 경제 규모의 성장을 꼽았다. LA 한인사회의 경제규모는 한국의 40분의 1, 캘리포니아 전체의 약100분의 1, LA 경제의 약6분의 1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제 LA 한인사회의 경제 규모는 미국 주류사회도 무시할 수 없는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한인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거래 투명성 확보, 범죄감소 등 안전성 제고, 문화적 개방성, 이민 1세대에서 1.5세와 2세대로의 착실한 세대교체가 선결되어야 한다는 지적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렇게 2005년 한해동안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코리안 아메리칸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이런 추세라면 코리안 아메리칸이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고, 할리우드 영화감독으로 주목을 받고, 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로 우승하여 미국과 한국에 기쁨과 영광을 안겨줄 날도 멀지 않았다.

코리안 아메리칸이 미국 주류사회로 진입하면서 이제는 앞만 보고 양적 성장에만 몰입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옆도 보고 질적 성장을 추구할 때가 온 것 같다.

코리안 아메리칸의 위상이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자신과 관련한 ‘중요한 타자’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미국사회에 적극 참여하고 기여하여 사회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

자신이 장사하는 지역에 살지 않으면서 돈만 벌어 나간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삶터인 지역공동체에 적극 참여하고 기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미국의 소수인종·민족집단과의 연대를 강화해서 그들로부터 배척당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음으로 모국과의 관계도 서로 존중하고 함께 발전하는 파트너십으로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 이제는 재미동포 사회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만큼 모국의 지원이 넉넉지 않다고 불평하지 말고 자체적으로 기금을 모아 차세대의 한국어 교육을 책임지고 코리안 타운의 한인 소외계층의 복지를 돌봐야 할 것이다.

모국의 지원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동포와 중국의 조선족 동포에게 돌아가도록 배려하는 것이 보기 좋을 것이다.

끝으로 재미동포 사회내에서 이민 1세대와 차세대간의 관계도 시대변화에 맞게 재정립되어야 한다. 1.5세대를 7~18세에 이민 온 사람으로 정의하고 2세대(3세대 이상 포함)를 미국에서 출생한 사람으로 정의할때 1.5세대는 코리안 아메리칸 인구의 15%, 2세는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재미한인사회에서 세대교체는 이미 절반은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LA 한인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선결조건의 하나가 착실한 세대교체였다는 점을 감안할때 이민 1세대는 차세대가 한인사회 발전의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권한을 이임할 때가 온 것이다.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가 각자의 역량과 한계를 알고 상호 보완할 때 재미한인의 미래는 새해 떠오르는 해처럼 밝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