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국인은 유럽인과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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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국인은 유럽인과 다른가?
  • 김원희
  • 승인 2003.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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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국인은 전쟁을 유럽인과 다른 눈으로 보는가? 양자가 이라크전쟁과 그 결과에 대해 서로 상이한 시각을 가진 이유는 레이건의 고문 카간이 말한 것처럼 미국인은 화성 출신이고 유럽인은 금성출신이기 때문이 아니다.

더 나은 설명은 미국인이 비미국인들과는 다른 정보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미국언론이 국제적이 사안을 워싱톤의 시각에서 보도한다는 단순한 이유때문이다. 외국언론들은 그러지 않는다. 미국인들의 외국뉴스의 주요정보원은 펜타곤, 외무부와 백악관이다.  그러므로 워싱톤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가 반영되는 것이다. 미국정치에서 권력의 프로파간다는 엄청나다.

이라크전 전야에 미국인 54퍼센트는 사담 후세인이 911테러에 "직접 연루"되어 있다고  믿었다. 물론 이를 위한 증거는 전혀 없었다. 이는 CIA 스스로 시인했다. 그러나 부시정부와 보수주의동맹자들는 이라크 전쟁이 복수이며 정당방위라는 아이디어를 팔아먹는데 성공했다. 부시의 2월26일의 연설이 그랬다. 직접 후세인과 알카이다의 연결을 주장하지는 않았다. 그대신 그 연설은 연상작용을 불러일으키며 책임을 덮어씌웠고, 이는 4단계를 통해 축조되었다.

첫번째 단계, 부시는 9월 1일의 고통스런 신성한 기억을  상기시킨다.
두번째 단계로  부시는 미국을 공격하는 테러주의를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선포한다.
세번째 단계, 부시는 사담 후세인이 테러리스트라고 선언하며 미국을 위험에 처하게할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다고 선포한다.
네번째 단계, 그 귀결은 911의 비극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사담은 제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우아한 트릭과 조작이었다. 미국이 테러로 고통받기 때문에 사담이 댓가를 치러야 한다. 아무리 전쟁으르 일으킬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더라도 말이다. 미국의 언론이 이러한 트릭을 건드리지 않고 보도하는 것은 부시를 위해 행운이었다.

특히 TV는 언제나 그렇듯 가장 무비판적이었다. 저녁뉴스는 연설하는 대통령에 아첨하는 듯한 그림을 보여주었고, 뉴스진행자는 사담에 대한 책임전가와 사담의 제거가 이라크의 민주주의와 중동지역의 평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맹세를 반복했다.

그 많은 대중언론중에서 뉴욕타임즈 혼자만 연설의 신빙성을 의심하면서 미국인들에게 경고했다. 뉴욕타임즈지는 그 연설을 "정부의 공보전략의 드라마틱한 실례"라고 지적했다.

반복은 효과적인 선전선동의 비밀이다. 부시 정부는 전쟁을 준비하는 몇달동안 계속 해서 자신의 같은 메세지를 반복할 만큼 매우 능숙한 솜씨를 보여주었다. 물론 당시 이 기간동안 주장했던 많은 구체적인 것들이 거짓인 것으로 증명되었다.

또 로스엔젤레스 타임즈는 나이지리아에서 이라크의 우라늄구입에 대해 미국정부가 내세운 증거가 사실은 조작된 문건이라는 것을 폭로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국언론은 그러한 것에 대해서는 도대체가 보도를 한다고 해도 짧게 단신으로만 보도했다. 이 나이지리아 폭로는 심지어 모든 TV방송과 대부분의 인쇄매체에서 통째로 무시되었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입장에서 드러나는 모순들은 미국인의 의식과 여론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에 반해 정부의 레토릭은 시종해서 승리의 북을 치며 행군한다. 반복은 진실에 승리했다.



전쟁이 시작되자 미국언론은 사담이 정말로 911의 배후인물인지 아니면 순전히 가설일 뿐인지를 다루었다. 예를 들어 CNN에서 정치평론가 슈나이더는 미국인들이 전쟁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여론조사를 인용했다. 민주당지지자들은 덜 지지한다는 것도 언급했다. 많은 미국인과 달리 그들은 이라크와 911간에 연결성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미국의 언론이 무비판적이라는 것을 잘  믿으려 들지 않는다면 내가 보기에 그것은 두가지 이유에서이다. 모든 외국인 통신원들은 뉴욕타임즈를 읽는다. 그리고 이들은 이것이 미국언론을 대표한다고 무의식적으로 가정한다. 실제로 타임즈는 다른 미국언론들과는 달리 공식버전의 진실의 배후에 시선을 던진다. 물론 매우 주의깊게 읽어야 하긴 하지만 의식있는 타임즈독자들은 행간에서 사담과 911을 연결시키는 미국정부의 주장이 증명되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읽어낼 수 있다.

그러나 타임즈는 불과 하루 1백만부가 팔린다. 미국인 86퍼센트의 주요정보원은 TV이다. 이 TV는 신문에 비해 포괄적이지도 못하며 섬세하지도 못하다. 예를 들어 이라크전동안  "embedded journalists"로서 종군한 TV리포터들은 군대의 공격을 보도하면서 "우리"라는 대명사를 사용했다.  대형 미국 TV네트워크의 반은 뻔뻔스럽게 부시정부의 "Operation Iraqi Freedom"을 자기화했으며 항상 TV화면에서 그자막이 나오게 했다. 종종 그 옆에는 성조기가 펄럭였다.

또 한가지 이유로, 외국인들은 닉슨을 권좌에서 몰아낸 워터게이트 사건때문에 여전히 미국언론을 이상화하고 있다. 그러나 워터게이트는 30년전이었다. 그 이후 언론의 소유는 집중화되었고 대기업의 수중에 넘어갔다. 오늘날 6개 이내의 공룡 다국적기업이 미국의 신문, TV, 라디오, 잡지, 서적, 음악, 영화, 인터넷의 50퍼센이상을 통제하고 있다. 그 결과 언론의 이데올로기적 지형은 강하게 우경화했다. 에릭 알터만이 "What Liberal Media?"라는 책에서 보여주듯이 현재 대형 TV방송에 모습을 드러내는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보수적인 시각에 경도되어 있다.

단순히 워싱톤정가의 관점을 재현하는 미국언론의 경향은 어떤 "팩트들"이 보도되어야 하는지에 영향을 미칠 뿐 만 아니라, 어떤 주제들에 주의를 기울이며, 어떤 것을 배제할 것인지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라크전 발발 직전 미국시민들은 사담의 잔인함과 대량학살무기에 대한 집착에 대해 보도의 홍수를 경험했다.그리고 그것은 또한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미국시민들은 동시에 이라크 현실의 중요한 측면들에 대해서는 거의 경험하지 못했다. 미국정부가 주도한 12년의 경제제재의 파국적인 결과와 그로 인한 35만명 이라크어린이들의 즉음과 같은 것은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워싱톤이 관심갖는 테마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책임에 충실한 보도라는 전통적인 미국적 정의는 보도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도달하기 위해 워싱톤의 언론인들은 정부의 발언을 야당의 발언과 함께 균형을 맞춘다. 그 결과 그 보도는 정부에 대해 그때그때 야당의 반대만큼만 비판적이라는 것이다. 공화당이 빌 클린턴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야당이 공격적이라면 대통령은 매우 거친 보도를 얻게 된다.  그러나 민주당이 8년대 레이건과 지금 부시에 대해 하는 것처럼 하면 보도는 상대적으로 무비판적이 된다.

공식적인 시각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 보다는 이를 반복하는 언론의 경향은 전쟁기간동안 그 질문들이 자주 국가반역이라고 악마의 낙인이 찍히면서  더욱 강화되었다. 겁쟁이들만이 민간인 희생과 같은데 촛점을 맞출 것이라고 폭스 뉴스진행자는 큰소리쳤다. 미국의 TV방송들은 전쟁을 스포츠라도 중계하는 것처럼 보도했으며 전문가들의 전략 전술분석, 멋진 그래픽, 홈팀을 위한 환호가 잇달았다.

미국은 항상 선이라는 미국인의 시각에 따라, 언론은 용감한 병사와 치명적 효과를 가진 자신들의 무기의 기술적인 우월성을 보도하는데 집중했다. 유럽과 특히 아랍방송이 정기적으로 부상당한 민간인, 눈물짓는 생과부, 울부짖는 아이들의 화면을 내보낸 반면, 미국의 방송에서 이라크 민간인 부상자 는 연합국의 위생병들의 구호활동과 연관해서만 볼 수 있었다.

역설적으로 전쟁 시기야말로 자유로운 민중이 독립적인 언론을 가장 필요로 하는 시기이다. 피와 국익을 위해서라면 아마도 모든 정부는 불리한 사실과 진실을 은폐하고 자신들의 시각을 여론화하려고 할 것이다. 정부에 복종하는 것을 자기나라에 대한 충성과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된 애국주의이다. 미국 민주주의의 이론에 따르면 정부와 자신을 구별짓는 자유언론만이 여론을 호도하려는 여하한 시도를 까발길 수 있다.

전쟁의 열기가 계속해서 미국언론보도를 훼손한다면 미국인들은 자신의 정부가 해외에서 벌이는 모험을 계속해서 나머지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만 고찰하게 될 것이다. 그대들 경각심을 가지라. 미국의 지도자는 또 다음 몇년내에 전쟁을 수행하려고 계획한다. 4월 2일에 전 CIA 디렉터이자 현재 부시고문인 James Woolsey는 망설임없이 이라크공격이 제 4차세계대전이라고 선포했다. 그는 이 전쟁이 냉전처럼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희망한다. 그러나 그는 두번의 세계대전보다는 오래 걸릴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