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사회 계속된 투자사기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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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사회 계속된 투자사기로 몸살
  • 이요셉
  • 승인 2005.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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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경제규모 성장과 지하자금 유입이 원인
미국 한인사회가 투자사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년 사이 발생한 주요 투자사기 사건만 해도 김경준 게이트, C플러스 캐피털 투자사기, KL파이낸셜 사기사건, ABC사 투자스캔들, 윈링크사 피라밋 사기 등 다섯 건이다. 모두 피해규모가 1,000만 달러를 넘는 대형사건이다.
이 중 C플러스(LA·대표 찰리 이), KL파이낸셜(플로리다·공동대표 존 김), ABC 사건은 고수익을 미끼로 부유층에게 접근해 거액의 투자자금을 모은 뒤 이를 빼돌린 금융사기극이고, 윈링크사 케이스는 변형된 피라미드 사기다. 김경준 게이트는 LA출신 한인이 한국에서 '옵셔널 벤처스'라는 벤처회사를 차려 거액의 투자금을 챙긴 경우다.
이런 대형 사기사건이 끊이지 않자 한인사회에서는 이제 계주가 뭉칫돈을 들고 도망가는 건 더 이상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인사회에서 이런 대형 투자사기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는다.
우선 이민 역사가 길어지면서 한인사회의 경제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나스닥에 상장된 한인 은행이 5개나 될 정도다. IMF 이후 한국에서 들어왔거나 세금을 안 낸 지하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은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실제로 C플러스 캐피털에 투자해 손해를 본 한인들의 상당수는 한인은행 이사진 또는 LA다운타운에서 대형 의류업체 관계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덜 내기 위해 매출을 줄여 조성한 자금을 양성화시킬 수 있고 또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에 귀가 솔깃해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잇따른 투자사기는 한인사회의 이미지도 실추시키고 있다.
미 연방무역위원회는 올 초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원금을 100% 보장하고 연 100% 이상의 고수익을 약속하는 투자사기 사건에 한인, 유태인, 미국 인디언이 가장 쉽게 피해를 당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기업국도 한인사회에 만연한 투자사기 예방을 위해 ▲성급하게 투자하지 말 것 ▲너무 많은 돈을 한번에 투자하지 말 것 ▲투자상품에 대한 가치를 충분히 파악할 것 ▲투자 전 주변 전문가와 반드시 상담할 것 등을 당부하기도 했다.
기업국 우에다 커미셔너는 "돈에 대한 욕심이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만들 수 있다"며 "일반적인 상식 선에서 철저한 조사를 거쳐 투자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