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회장 베트남서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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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전 대우회장 베트남서 목격
  • 연합뉴스
  • 승인 2005.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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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 해외도피 중인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그룹 회장이 베트남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회장은 9일 저녁 7시50분께(한국시간 저녁 9시50분) 베트남 남부 지역 최대도시인 호찌민(옛 사이공) 중심가에 위치한 특급호텔 까라벨호텔 로비에서 목격됐다고 당시 이 자리에 있던 교민들이 연합뉴스에 알려왔다.

   목격 당시 김 전회장은 베이지색 양복 차림에 굵은 뿔테 안경을 끼고 있었으며, 여러차례 보도된 것처럼 오랜 해외도피 생활 탓인지 건강이 좋지 않아 보였다고 교민들은 전했다.

   한국에서 온 바이어를 만나기 위해 이 호텔 로비에 있었다는 한 교민은 "아무리 보아도 김 전회장이 맞는 것 같아 일부러 가까이 접근해 자세히 살펴본 결과 확실했다"면서 "접근하자마자 그는 한국인과 베트남인들로 섞인 3명의 수행원과 함께 택시를 타고 어딘가로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 교민은 또 "평소 거래 관계로 잘 아는 이 호텔 관계자에게 문의해 본 결과 '김 전회장이 실명과 참고란에 대우를 표기하고 예약했다'는 답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회장은 해외도피 이후 요양과 사업관계로 베트남을 여러차례 비밀리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수도 하노이가 아닌 '경제 중심지' 호찌민시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지 소식통은 "김 전 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한 경우 주로 하노이의 대우호텔에 체류하면서 접촉한 사람들은 전직 임직원들과 대우가 베트남사업을 왕성하게 추진했던 지난 90년대 중반까지 권력을 행사한 베트남의 일부 실권자들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김 전회장이 호찌민시를 방문한 것은 현지에서 요양 등의 목적으로 일시 체류중인 베트남의 일부 전 실권자들과의 회동을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경우 단순한 인사 차원보다는 비즈니스 성격이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전 회장을 둘러싸고 현지에서는 그가 하노이시에 65층짜리 주상복합빌딩 건립을 추진하고, 부인인 정희자씨의 명의로 하노이 부근에 18홀짜리 골프장을 세우고, 베트남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신도시 조성사업에 자본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대신 이권을 받기로 했다는 등 여러가지 소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회장이 하노이에 건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 65층짜리 주상복합빌딩은 그를 2003∼2004년 사이 서울에서 만났다는 주장을 한 뒤 번복한 프랑스의 로베르 로르 회장이 실제 자본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르 회장은 프랑스 국적을 갖고 있는 김 전회장이 베트남의 전ㆍ현직 권력자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인ㆍ허가 발급에 필요한 로비스트로 그를 활용하고 있다고 또 다른 소식통은 전했다.

   또 18홀 규모의 골프장은 하노이 외곽 노이 바이 국제공항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만간 토지보상 및 주민철거 절차 등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회장은 이와 함께 하노이 남동부에 자리잡은 사이동공단의 일부 부지를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용도변경하는 사업에도 관여하고 있으며, 중부 지역 고도인 훼시에도 골프장을 갖춘 위락시설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라고 베트남의 한 소식통은 주장했다.

   한편 김 전회장은 대우사태가 발생한 지난 1999년 10월 중국 옌타이 자동차부품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종적을 감춰 해외에서 은둔생활을 해왔으며, 최근들어 정치권과 재개에서 그의 복귀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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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04/10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