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한인회, 메리다 한국이민사박물관에 발전기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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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한인회, 메리다 한국이민사박물관에 발전기금 전달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3.08.1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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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화된 건물 개축 위해 교민들이 14만 페소 모금
멕시코한인회는 지난 8월 12일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 소재 한국이민사박물관에 멕시코 한인들이 모금한 성금 14만 페소를 전달했다. (사진 멕시코한인회)
멕시코한인회는 지난 8월 12일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 소재 한국이민사박물관에 멕시코 한인들이 모금한 성금 14만 페소를 전달했다. (사진 멕시코한인회)

멕시코한인회(회장 장원)는 지난 8월 12일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 소재 한국이민사박물관에 멕시코 한인들이 모금한 성금 14만 페소(약 1,094만원)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메리다에 있는 한국이민사박물관은 미국에서 출범한 대한인국민회 북미총회의 산하조직이었던 메리다지방회가 사용하던 회관이었다. 메리다지방회는 1909년 설립 후 세번에 걸쳐 회관을 옮겨 다니다 1931년 회관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을 펼쳐 현재 메리다 센트로 65번가에 회관을 짓게 됐다. 이 건물은 1934년 한인 1세대 명의로 한인이 소유한 최초의 건물이다. 이곳에서 처음 멕시코로 건너온 한인들이 모여 고된 외국살이 가운데 한인 공동체의 결속력을 다지고 가난한 생활에도 독립운동 자금을 모아 고국으로 보냈다. 

1955년 멕시코 한인 이민 50주년 행사 이후 사실상 회관 활동이 중지됐다가 2004년에 멕시코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 중 하나로 선정돼 국민회관 복원이 결정됐다. 한국 국가보훈처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 6개월 동안 복원공사를 마친 후 2005년 2월 26일 국민회관 복원식을 가지기도 했다. 이후 2007년 한국이민사박물관으로 개관해 멕시코 한인 이민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들과 기록물, 이민 관련 서류 등을 전시하고 있다. 

그로부터 16년의 시간이 흐른 2021년, 멕시코한인회는 한국이민사박물관의 노후화된 건물을 개축하기 위해 교민들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전개했다. 이렇게 모은 성금 14만페소는 2022년 한-멕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기증식을 통해 전달될 예정이었으나 연기됐고, 올해 제78주년 광복절 기념행사와 더불어 발전기금 전달식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사진 멕시코한인회)
(사진 멕시코한인회)

이날 발전기금 전달식에는 멕시코한인회 장원 현 17대 회장과 방정엽 16대 수석부회장, 주멕시코한국대사관 허태완 대사와 최진철 영사, 후안 두란 공 유카탄한인후손회장, 돌로레스 가르시아 한국이민사박물관장, 마르타 김 레온 멕시코시티한인후손회장, 박상권 한글학교 및 한인회관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유카탄 및 캄페체 거주 한인 및 한인 후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장원 한인회장은 “메리다의 한국이민사박물관은 한인 선조 이민자들의 이야기와 공헌을 기록하고 전 세계에 알리는 곳으로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전달하는 소중한 곳”이라며 “이러한 박물관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멕시코 한인들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발전기금에 담긴 한인동포들의 뜻을 전했다.  

(사진 멕시코한인회)
제물포 거리 동판 앞에 선 (왼쪽부터) 장원 멕시코한인회장, 마르타 김 멕시코시티한인후손회장, 두란 공 유카탄 한인후손회장 (사진 멕시코한인회)

한편, 장원 한인회장은 이날 기증식 후 후안 두란 공 유카탄한인후손회장과 함께 ‘한국 이민 100주년 기념탑’과 ‘제물포거리 기념 동판’ 등 메리다 곳곳의 한인 이민을 기념하는 장소들을 둘러보고, 1905년 멕시코로 노동이민 온 한인들이 도착했던 프로그레소 항구를 방문해 ‘한국 이민자의 날 기념 동판’을 살펴봤다. 

(사진 멕시코한인회)
‘한국 이민 100주년 기념탑’(왼쪽)과 ‘한국 이민자의 날 기념 동판’ (사진 멕시코한인회)

멕시코 남동부 최대 도시인 메리다는 멕시코 한인 이민자들의 초기 정착지이다. 현재 메리다와 주변 지역에 3∼5세대 한인 후손 다수가 거주 중이며 한인후손회 역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메리다는 2019년 멕시코 지방정부 차원에서 ‘한국의 날’을 가장 먼저 제정해 2021년 멕시코 연방정부 차원에서 ‘한국 이민자의 날’을 제정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