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독일서 열린 한국전쟁 정전 70주년 기념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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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독일서 열린 한국전쟁 정전 70주년 기념 사진전
  • 이영남 재독작가
  • 승인 2023.08.0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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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남 재독작가
이영남 재독작가

7월 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독일 베를린과 포츠담 바벨스부륵 성에서 특별한 사진전이 열렸다. 

포츠담에서 ‘유토피아?! 평화!’라는 제목으로 열린 전시회

7월 23일 포츠담에서 개막한 ‘유토피아?! 평화!’ 전시회는 독일인 프레드릭 크라우케와 차주만 작가가 기획했고 정선경 한독문화교류협회 대표가 코디네이터를 맡았다.

이 전시회에 참가한 작가는 한국인 포함 18명이다. 포츠담미술관을 비롯해 3군데에 바벨스부룩 성과 베를린의 장벽이 서 있는 베나우어 거리의 추모 공원에 전시됐다.

포츠담에 전시된 작품들은 사진, 그림 그리고 영상 등이다. 전시 내용은 전쟁 발발, 38선의 운명, 판문점의 살벌함, 가족상봉, 비무장지대의 상황,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 등 남북한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외 15분의 자유, 여러 성씨 표류기, 철조망과 교회 등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주제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포츠담에서 ‘유토피아?! 평화!’라는 제목으로 열린 전시회 작품
포츠담에서 ‘유토피아?! 평화!’라는 제목으로 열린 전시회 작품
포츠담에서 ‘유토피아?! 평화!’라는 제목으로 열린 전시회 작품
포츠담에서 ‘유토피아?! 평화!’라는 제목으로 열린 전시회 작품

차주만 작가의 철조망을 소재로 한 야외 설치미술

‘믿음만 있으면 건널 수 있다’라는 제목의 차주만 작가의 설치미술인 철조망은 3군데에 세워졌다. 철조망의 길이는 포츠담 10미터, 바벨스부륵 성 42미터, 베나우거리 42미터다. 
 
철조망들은 눈으로 보면 전혀 분간할 수 없도록 고무로 만든 철조망으로 만질 수도 있고 또 건널 수도 있도록 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록된 베벨스부룩 성과 베나우 거리에 세워진 철조망은 매우 인상적이다. 베나우 거리 추모공원 장벽에 그려진 장병 사진은 아주 유명하다. 동서독의 장벽이 무너질 때 동독 장병이 총을 어깨에 맨 채 서독으로 탈출하는 사진으로 이 사진이 있는 벽 앞에 설치된 철조망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다시 한번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독일 통일을 되돌아보면서 우리의 경계선과 통일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염원을 해본다.
전시회 : 8월 27일까지 

박종우 작가의 ‘냉전의 마지막 전선’ 전시회

이와 함께 2023년 7월 27일 베를린의 Alliierten Museum(Clayallee 135, 14195 Berlin, 연합군 박물관)에서 DMZ(비무장지대)에 대한 박종우 작가의 사진전이 개최됐다.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는 2023년 7월 27일에 열려 의미를 더했다. 

전시회가 열린 Alliierten Museum(연합군 박물관)에는 독일의 분단 역사와 베를린 냉전 시대 및 동서독 국경의 상황들을 찍은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박종우 작가의 ‘냉전의 마지막 전선’ 전시회
박종우 작가의 ‘냉전의 마지막 전선’ 전시회 작품

이번 전시회를 통해 양국의 분단과 경계선의 역사를 비교해 볼 수 있어 더 특별하다. 박종우 작가는 다큐멘터리스트이자 저널리스트로 민간인 최초로 국방부의 초청을 받아 비무장지대에 들어가 군인들의 일상생활을 비롯해 풍경 및 자연을 사진과 영상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가장 아픈 땅 ‘비무장지대’

비무장지대에 들어가 본 사람이나 그외 실제로 본 사람이 없는 금단의 구역에 들어가 사진을 찍어 공개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관심을 끌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작품 중 철조망이나 보초 서는 군인들 그리고 판문점 등은 자주 보았던 모습이지만 그 외 지금까지 공개되거나 밝혀지지 않았던 내용들이 있어서 더욱 더 호기심을 돋게 한다.

그의 작품 하나하나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냉전의 마지막 전선’이라는 분위기를 느끼게 하고 ‘가장 아픈 땅 비무장 지대’라고 표현한 것처럼 아픔까지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이어서 가슴으로 보고 또 오래오래 보아야 할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독일과 한국 그리고 북한만이 아닌 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아 통일을 이루고 다음엔 비극의 사진이 아닌 이 비무장지대에서만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천상의 아름다움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기를 바라 본다.

전시회 : 2023년 7월 27일 - 2024년 3월 31일, www.alliiertenmuseum.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