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륙국가의 약점을 극복하는 파라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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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내륙국가의 약점을 극복하는 파라과이
  • 김선태 코트라 아순시온무역관장
  • 승인 2022.12.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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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발행 월간 <나라경제> 2022년 12월에 게재된 기고문(제목 : 연결 통해 내륙국가의 약점 극복하는 파라과이)의 수정판이다. 참고로 Ciudad del Este 와 Foz do Iguaçu를 연결하는 통합대교는 2022년 12월 12일 준공된다. -편집자주-

김선태 코트라 아순시온무역관장
김선태 코트라 아순시온무역관장

파라과이 국가 중장기 발전계획을 살펴보면 ‘전 국토의 연결(Conectividad)’이 최우선 과제이다. 전 국토의 연결은 주변국(브라질, 아르헨티나)을 거쳐서 대서양, 태평양, 즉 양 대양으로 연결하는 것이 최종목표이다. ‘연결’은 내륙국가의 생존과 관련된 국가의 지상과제이다. 마리오 압도 현 대통령이 집권 기간 중 치적을 밝힐 때 아스팔트 포장 길이를 꼭 인용하는 배경이다. 

내륙국 파라과이의 미래를 바꿀 교량 3개가 건설 중이다. 그중 2개를 중심으로 파라과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파라과이-브라질 국경 ‘통합대교’

파라과이 현대 경제사에서 가장 중요한 한 획을 그은 것은 ‘이따이뿌 댐’을 브라질과 함께 건설한 것이다(1971~1984). 또 하나는 동쪽의 대서양을 연결하겠다는 동진(東進)정책의 일환으로 ‘씨우닷델에스떼’라는 도시를 건설(1957)한 것이다. 브라질방향으로 국도가 처음 개설되면서 시작된 동진정책은 파라과이 동부, 중부의 미개척 내륙지방 개발, 인구분산, 파라과이 북동부지역을 세계적인 곡물산지로 개발하는 발판을 만들었다. 

독립(1811) 이후 대양의 길목을 장악하고 있던 아르헨티나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던 파라과이가 브라질을 끌어들이면서 주변국 간의 지정학적 균형을 맞추는 계기를 만든 것이 이따이뿌 댐과 동진정책이다. 파라과이, 브라질의 양국 주민들이 자유롭게 도보로도 왕래할 수 있는 하나의 교량(친선대교)이 대서양으로 접근하는 물류혁명은 물론 내륙국의 약점을 보완하는 지렛대 역할을 한 것이다. 제2교량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1990년대 초부터이다. 30여년의 기다림 끝에 2번째 교량이 2019년에 착공돼 현재는 22년 12월 준공식만 남겨놓고 있다.

통합대교의 신설로 양국을 오가는 물류비용 절감효과가 클 것이다. 또한 이과수폭포를 방문하는 연 1.5백만명 중 일부라도 숙박지를 씨우닷델에스떼로 정하는 낙수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통합대교에서 씨우닷델에스떼까지의 연결순환도로가 아직 준비가 안돼 개통의 완전한 효과는 좀 더 시간이 걸릴 듯하다.​

아순시온의 2번째 교량, ‘차꼬전쟁영웅 대교’

1880년대부터 유럽 이민자들이 파라과이에 이주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많은 이민자들이 정착에 실패를 하고 파라과이를 떠난다. 정착실패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도로 인프라’의 부재였다. 이민자들이 배정된 곳은 사람이 살지 않던 곳이 많았는데 정착지부터 아순시온을 연결하는 도로가 없었던 곳이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서부 차코지방으로 온 독일계 메노니타들이다. 정착후 수십년간 고초를 겪다 1980년대부터 정착에 성공하기 시작한다. 아순시온의 첫 번째 교량인 레만소대교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 즉, 생산지와 소비지가 원스톱으로 연결된 것이다. 아순시온의 유일한 다리인 레만소대교가 준공된지 40년이 휠씬 지난 2020년 제2대교가 착공됐다. 

볼리비아와 벌인 영토전쟁인 차코전쟁(1932-1935) 참전용사들을 기려서 명명한 차코전쟁영웅대교에서 아르헨티나 국경까지는 육로로 불과 20여 킬로미터이다. 향후 수출입 물류비 절감은 물론 강 건너 ‘신 아순시온(Nueva Asunción)’ 지역 발전도 견인할 것이다. 또한 이 교량은 차코지방을 동서로 관통하는 ‘양 대양(대서양,태평양) 연결국도’와도 연결될 것이다. 양 대양연결국도는 칠레(태평양 항구), 아르헨티나(북부), 파라과이(차코), 브라질(대서양 항구) 4개국을 연결하는 것이다. 양 대양을 연결하고자 현재 파라과이-브라질과 접하는 625미터 길이의 교량 1개(Puente de la Biocéanica)는 건설 중이고 파라과이 내 3번째 육로구간(Tercer tramo, 220 킬로)은 입찰을 통해 시공사를 2022년 11월에 선정했다.

내륙국가 한계 극복을 위한 도전 

내륙국가를 포위하고 있는 주변국의 움직임 하나가 큰 위협이 된다. 파라과이강과 파라나강, 즉 두 개의 강이 합류하는 지점부터 아르헨티나가 시작된다. 그런데 아르헨티나 정부에서 이 합류지점부터 아르헨티나 산따페 항구까지의 648Kms 구간에 대한 통행세를 신설하겠다고 2022년 10월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통행세는 톤당 1.47불로서 통행세가 시행될 경우 1년 기준 최소 35백만불 정도 파라과이기업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입물동량의 약 70%까지 영향을 받는 이러한 조처에 대해 파라과이 정부는 수로이용협약(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볼리비아 5개국이 1992년 체결)을 근거로 자유로운 통행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나 재정이 취약한 아르헨티나가 파라과이 입장을 수용할지 의문이다. 

통행세가 일방적으로 부과되었을 때 대체할 노선이 없는 한 대항할 방법은 많지 않다. 결국은 대양을 연결하는 국도, 교량 등을 계속 건설하고 유지하면서 스스로 길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재정’이다. 파라과이는 인프라투자예산은 차입(2022년의 경우 국가예산의 15%가 차입임. 인프라, 교육, 보건 투자에 배정되고 있다)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파라과이 재무부는 국가부채의 증가를 수반하는 인프라 예산의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이러한 재정건전성 정책은 정권의 이념과 관계없이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앞에 언급한 통합대교 30년만에 착공원인도 결국 ‘재정문제’였다. 오랜 기다림 끝에 ‘(상환이 불필요한) 원조성 자금’이 확보되면서 해결된 것이다.

지난 2022년 9월 내륙국가 개발도상그룹회의(UN-OHRLLS)가 UN에서 개최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파라과이 외무장관은 대서양, 태평양을 하나로 연결하는 지역통합이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경을 넘어서 대양을 연결하는 길을 개척하는 것은 지정학적 균형과도 관련된다. 이런 점에서 현재 건설 중인 3개의 대교는 단순히 교량이라는 기능을 넘어서 내륙국가 파라과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동진정책과 같은 제2의 경제기적을 기대한다.

통합대교, 파라과이 진입로, 10월
통합대교, 파라과이 진입로, 10월
통합대교, 파라과이에서 바라본 전경, 10월
통합대교, 파라과이에서 바라본 전경, 10월
통합대교, 브라질에서 바라본 전경, 11월
통합대교, 브라질에서 바라본 전경, 11월
차코전쟁영웅대교, 10월
차코전쟁영웅대교, 10월
실제 지도를 단순화해 편집한 파라과이 지도 -필자제공
실제 지도를 단순화해 편집한 파라과이 지도 -필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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