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화가’ 방혜자 도불 60주년 기념전 ‘새로운 세상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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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화가’ 방혜자 도불 60주년 기념전 ‘새로운 세상을 향해…’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2.02.2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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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부터 4월 29일 프랑스 한국문화원서 개최
방혜자 '봄'(71x71cm, 2020) (사진 주프랑스한국문화원)
방혜자 '봄'(71x71cm, 2020) (사진 주프랑스한국문화원)

주프랑스한국문화원(원장 전해웅)은 ‘빛의 화가'로 알려진 방혜자(1937~) 화백의 도불 60주년 기념 특별전 <새로운 세상을 향해…>를 오는 3월 2일부터 4월 29일까지 문화원 1층 전시실(20 rue la boetie 75008 Paris)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평생 빛에 대한 탐구에 몰두한 방 화백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한다. 빛의 아름다움을 회화, 조각, 스테인드글라스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재현한 작품 등 신작 10여점을 포함한 총 4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프랑스 국보인 샤르트르 대성당 종교 참사 회의실에 방 화백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설치되는 시기에 맞춰 함께 진행돼 그 의미를 더한다. 

서울에서 파리로, 파리에서 전 세계로

유년 시절 개울가 물 위에 비치는 반짝이는 햇빛에 매료돼, 이를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한 작가 방혜자는 서울대 미대 재학시절 평생 작품의 주제가 된 ‘빛’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예술가에게는 천국과 같은 파리에서 자유로운 창작 세계를 경험하고자 했던 그는, 파리에서 미술을 배운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의 조카이자 당시 유럽화단에서 활동한 여성화가 나희균의 조언과 도움을 받아 1961년 프랑스 유학길에 오른다. 

한국추상미술 제1세대인 방혜자는 파리에서 동시대 미술의 최전선에 뛰어들어 유화, 프레스코, 이콘, 스테인드글라스 등 다양한 기법을 습득하는 동시에, 타국 생활의 경험을 통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깊이 인식하고, 한국의 전통 기법을 재발견하게 된다. 

그는 서양의 기법에 한지, 닥종이, 황토와 같은 한국적이고 자연적인 재료와 서예의 붓놀림이 사용되는 등 동서양의 기법을 접목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정립해 나간다. 

이후 60여년간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활발한 작업을 펼친 방혜자는 파리 세르누치 박물관 등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100회가 넘는 전시를 개최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 2012년에는 프랑스 미술계에 한국의 예술을 널리 알리고 한·불 문화 교류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불문화상을 받기도 했다. 
 

방 화백 도불 60주년 기념전에서는 샤르트르 대성당 종교 참사 회의실에 설치되는 방혜자 화백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모형(209x79cm, 2019)으로 제작해 전시한다. (사진 주프랑스한국문화원)
방 화백 도불 60주년 기념전에서는 샤르트르 대성당 종교 참사 회의실에 설치되는 방혜자 화백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모형(209x79cm, 2019)으로 제작해 전시한다. (사진 주프랑스한국문화원)

방 화백의 빛의 메시지

방혜자의 빛을 향한 예술작업은 2010년대 들어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2018년 프랑스 고딕 예술을 대표하는 성당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샤르트르 대성당 종교 참사 회의실에 새로 설치되는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공모에서 방 화백의 작품이 최종 선정된 것이다. 대성당의 창과 같은 청색 바탕의 4개 창에 각각 빛, 생명, 사랑,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그의 작품은 올해 3월 중 설치될 예정이다. 

프랑스 한국문화원이 진행하는 방 화백 도불 60주년 기념전에서는 샤르트르 대성당에 설치될 작품 중 제 1창 ‘빛의 탄생’의 모형도 함께 전시돼 그의 걸작을 미리 엿볼 수 있다. 

팔순을 넘긴 지금까지 끊임없이 빛을 탐구하고 있는 방 화백은 “빛을 한 점 한 점 그려내어, 평화와 기쁨을 심는 씨앗이라고 생각하며 그린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관객이 빛과 희망의 메시지를 얻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기욤 갤러리, 프랑수아즈 리비넥 갤러리와 프랑스 제데옹 프로덕션과의 협업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