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외교부, 대한민국 주권이 미치지 않는 자기들만의 치외법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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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외교부, 대한민국 주권이 미치지 않는 자기들만의 치외법권인가?
  • 이광복 러시아·CIS한인회총연합회 수석부회장
  • 승인 2021.11.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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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복 러시아·CIS한인회총연합회 수석부회장
이광복 러시아·CIS한인회총연합회 수석부회장

전 대통령 국가장 때 주조지아한국대사관 트빌리시분관서 벌어진 일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11월에 우리 현대사를 왜곡하고 완력으로 비틀어버린 주인공들이 유명을 달리했다. 바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덕 봤냐 피해 봤냐란 이분법적 관점에서 이분들의 공과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다만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장을 계기로 조문 차 공관을 방문해 우연히 알게 된 해당 공관장과 직원들의 업무 수행이 과연 적절했는가를 지난 11월 9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물어봤고 11월 23일 외교부 감찰관실을 통해 답변을 받았다. 

내가 질의했던 요지와는 달리 답변은 엉뚱했고 외교부의 이러한 태만한 답변은 공공에 알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들어 며칠을 고민하다 신문에 기고하게 됐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우리의 일상은 광범위하게 위축됐고, 고국 방문조차 제약됐던 재외동포들은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이를 경험하고 있다. 

우리 조지아만해도 교민사회가 반이나 줄었다. 직항이 없는 조지아에서 한국을 다녀오려면 큰 마음을 내야 하는데 이마저도 비행편이 줄고 취소가 다반사였다. 

장시간 환승공항 대기와 예닐곱번의 PCR 테스트, 의무 또는 자가격리 등의 엄청난 절차들을 통과해야 한다. 1년 전에는 조지아에서 나가면 입국 허가 조차 받을 수 없었다.

이러한 광범위한 위축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 우리 모두는 국경을 넘는 순간 절실히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령한 '전 세계 특별여행주의보' 지금까지 연장 상황

외교부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해 3월 23일 처음 발령한 전 세계 특별여행주의보가 지금까지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다. 

그런데 이에 모범을 보여야 할 책임이 있는 주조지아한국대사관 트빌리시분관 대사대리가 전 세계 특별여행주의보는 아랑곳 하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제3국인 이집트로 여행을 떠나 전 대통령 국가장 기간 동안 자리를 비우는 일이 벌어졌다. 

또한 스스로 자제하지 않으면 이를 자제시켜야 할 외교부 인사기획관실은 국가장 전에 신청했고 허가한 것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아무리 외국에서 치외법권으로 근무한다고 해도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국내 의료진들과 국민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다는 것인가? 벌써 2년을 학교도 제대로 못간 어린 학생들에게 미안하지도 않은가?

전 국민들은 울화통이 터지려는 판국에 이런 민심과는 동떨어진 개인 행위들이 과연 이들이 대한민국이란 국가와 특별권력관계로 복무하겠다고 서약한 국가공무원들이 맞는가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대다수의 외교관들은 낯선 문화와 환경 속에서 거류민들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일부 국가공무원들의 이러한 복무 태도와 점검 감독해야 하는 관련 부서조차 이렇다면 국민들은 국가에 무엇을 믿고 기대야 하나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정부와 국민들의 방역 노력에 찬물 끼얹는 행위

외교부의 이러한 모순된 복무 행태는 코로나로 인한 국민 삶 질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2년 내내 사활을 걸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을 희화화하고 국가적 노력에 동참하는 국민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곤란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국민을 설득하고 방역에만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아니라, 치외법권 속에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는 이런 국가공무원들의 정신 방역에도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 아닌가 라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안해 본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이 국가공무원들에게 당당히 항의할 수도 있는 것은 그들이 국가와 특별권력관계 속에서 복무할 것을 서약했기 때문인데 대한민국 외교관도 국민들에게 부과된 비례의 원칙, 공공의 원칙, 평등의 원칙을 고려해야 한다.

국가 간 부여한 여러 특권들을 국가와 공공의 관점에서 헤아려 국민들로부터 빈축을 사는 행위는 스스로 자제해 주시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사람의 죽음이란 것은 예상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국가장을 치루기로 결정한 경우에는 외국 사절들의 조문에 부끄럽지 않도록 최소한의 분향소 설치 규정을 만들어 국격을 지켜주길 바라며 트빌리시분관처럼 공관 복도에 책상 하나 사진 하나 방명록 하나 놓고 이웃인 일본 대사관에서 조문 안 오면 인간도 아니라는 식으로 교민들에게 자위하지 말길 바란다. 

현 정권이 6개월도 남지 않았다. 유종의 미를 거두길 기대해 본다.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트빌리시분관 분향소
주트빌리시분관 복도에 설치된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분향소

아래는 이광복 전 조지아한인회장이 국민신문고에 질의한 내용에 대한 외교부 감찰관실의 답변서 스마트폰 캡쳐본 

국민신문고 질의 내용과 외교부 감찰관실 답변서 총 3부 스마트폰 캡쳐본 
국민신문고 질의 내용과 외교부 감찰관실 답변서 총 3부 스마트폰 캡쳐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