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류가 반할 주거용 K-종이접기의 활용
상태바
[기고] 인류가 반할 주거용 K-종이접기의 활용
  • 박춘태 중국 북경화쟈대학교 교수
  • 승인 2019.12.05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춘태 중국 북경화쟈대학교 교수
박춘태 중국 북경화쟈대학교 교수

아시아 일부 국가, 남미,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의 주거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많은 국민들이 취약한 주거 환경, 불안정한 주거 또는 부적절한 주거 등으로 인해 주거 빈곤을 겪고 있다. 실로 주거 환경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아프리카 빈곤층의 집들은 짚이나 흙만으로 지어진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더 심각한 점은 자연 재해가 많은 관계로 집을 지어도 파괴·소실되는 경우가 꽤 발생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사회·국가적 차원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노력도 해 왔지만 큰 실효가 없었다.

왜 그런가? 자원의 활용·재활용 능력이 부족한데다가 이를 뒷받침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것도 주요 원인이라 하겠다. 결국 주거 환경 개선 문제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절박한 과제로 남게 됐다. 국제적 문제까지 대두된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방법은 없을까. 

실효성 있는 집을 지을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종이접기 활용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종이접기를 활용해 주거용 텐트 또는 간이 주택을 짓겠다는 의도이다. 과연 믿을 수 있으며 가능한 일인가.

다행히 실제 가능한 일로 주목받고 있다. 네덜란드의 건축학 전공자인 얀 포르테인(Jan Portheine)과 우트 코머(Wout Kommer)가 골판지로 만든 주거용 텐트를 개발했다. 놀라운 일이다. 종이접기의 활용도가 인류의 공존공영을 위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실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종이접기의 능력은 창조와 통합이라는 위대함에 있다. 직선과 곡선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합하여 육각형 등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드는 능력도 있다. 이러한 면 때문에 과학자들도 K-종이접기의 글로벌화에 주목을 한다. 종이접기가 대중적 놀이 또는 시각적 형태만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벗어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인간이 바라는 기본 요건의 충족이 종이접기에서 비롯된다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재료가 종이인 까닭에 집을 지을 경우 다양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강도, 내화성, 내수성 등의 약화는 물론, 추위, 강한 비바람, 눈, 지진 등에도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화성에 견디기 위해서는 구조물을 벌집 모양으로 만들면 된다. 이러한 구조물에서는 10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불이 번지지도 않는다. 강도면에서는 종이를 특수 압축한 구조물을 사용하며 또 그 두께를 키우면 해결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높은 밀도와 강한 강도를 갖게 돼, 특히 벌집 구조물의 경우 1㎡당 약 200톤까지 견딜 수 있다.

골판지의 좋은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가볍기 때문에 집의 설치 및 해체가 쉽다는 점, 성능대비 저렴한 건축 비용, 친환경적인데다가 시원한 실내 환경까지 제공한다. 시원함을 제공하는 원인은 벌집 구조를 만듦으로써 그 구조의 공간들 사이로 공기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종이접기 활용은 주거 환경 개선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종이접기를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 한다. 이는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김을 나타내는 의미이다. 그렇다, 더 이상 강한 철근과 단단한 콘크리트로만 집을 짓는 시대가 아니다.

전 세계가 문화의 혼성화 시대를 맞고 있다. 이는 유동인구의 증가에 덧붙여 한 국가 안에서도 다문화, 다인종의 혼재로 이뤄지는 자연발생적 현상이다. 하지만 자칫 문화충격이나 문화충돌이 발생할 소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자국문화만을 중심으로 문화를 적용 또는 활용하려는 소치이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추구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문화 상대주의에 기반을 둔 문화접변이다. 그럼에도 이를 실행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가. 각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특수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동안 K-종이접기는 한국적인 콘텐츠에다가 글로벌 감각이 스며들도록 노력해 왔다. 지역별, 권역별 상황을 고려해 왔기에 학습자의 취향에도 맞다. K-종이접기가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이로 인해 K-종이접기의 인지도는 수직 상승하고 있다. 새 한류를 전 세계로 확산시킬 또 하나의 주역이 될 것이다. 꿈조차 꾸지 못했던 종이로 집을 짓는다는 데서 찾아볼 수 있지 않겠는가.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