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현지 한인 음악도들로만 풀 편성된 오케스트라 연주 첫 시도
한독문화예술교류협회(대표 정선경)가 주최하는 ‘한반도 평화 음악회’가 지난 10월 30일 베를린 빌헬름황제 기념교회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한독문화예술교류협회는 이번 ‘한반도평화음악회’를 계기로 한국과 독일의 각종 문화예술교류에 징검다리가 되고자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된 신생 민간단체이다.
음악회 시작에 앞서 한독문화예술교류협회 정선경 대표는 “베를린 장벽붕괴 30주년을 맞는 올해 평화의 상징인 빌헬름황제기념교회에서 ‘한반도 평화’라는 메시지를 세계에 전하고 싶어 이 음악회를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베를린 시내 번화가인 쿠담거리에 위치한 빌헬름황제기념교회는 2차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인해 대부분 파괴되고 지금은 종탑부분만 파괴된 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곳으로, 전쟁에 대한 경고와 평화를 상징하는 베를린의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이날 음악회에는 베를린을 방문 중인 한명숙 전 총리, 동독 마지막 총리 한스 모드로 동독 마지막 총리의 부인 가브리엘 린드너 박사, 게하드 티데만 전 주북한독일대사 부부, 도리스 헤어트람프 전 주북한독일대사, 주한독일문화원장을 역임한 우베 슈멜터 독한협회 회장 부부, 이봉기 주독일한국문화원장을 비롯한 700여 명의 청중들이 참석해, 2층 성가대석까지 가득 메웠다.
특히 이날 음악회는 베를린 현지 한인 음악도들로만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연주해 의미를 더했다. 베를린 소재 우데카국립음대와 한스아이슬러국립음대 한인 재학생과 졸업생 58명이 오케스트라로 참여했고, 베를린 바흐 음악김나지움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이승원 씨가 지휘를 맡았다.
이들은 베토벤의 에그몬트서곡,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임긍수의 <강건너 봄이 오듯>과 드보르작 9번 교향곡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했다.
ARD 콩쿨 비올라 수상자로 비올리스트이기도 한 이승원은 도이체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강별과 함께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콘체르탄테 곡을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주최 측은 현지 청중들을 위해 임긍수의 <강건너 봄이 오듯>과 앵콜곡으로 연주된 <아리랑> 가사의 독일어 번역을 프로그램에 넣어 청중들의 이해를 도왔다.
지휘자 이승원은 “그간 베를린에서 한인 연주자들이 실내악 수준의 연주회를 하거나, 한국에서 방문한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적은 있었지만, 베를린에서 배우고 활동하는 현지 한인 연주자들로만 구성된 풀 편성의 오케스트라 연주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러한 점에서도 이번 음악회는 뜻 깊고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선경 대표는 “베를린 심장부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최초로 시도된 베를린 현지 한인 음악가들로 풀(full) 편성된 오케스트라와 세계적인 한인 솔리스트들이 선물한 이번 음악회로 호평을 받았다”며 “이날 음악회는 자선음악회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모금된 기부금은 북한고아를 돕는 독일의 인도주의적 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국제교류지원 사업에 선정돼 문예진흥기금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음악회는 독한협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베를린지회, 김범식 독일어학원, 유로저널, 베를린한인회, 코리아협의회, 한국문화원 등이 협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