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의 러시아방문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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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통령의 러시아방문에 바란다
  • 김종헌
  • 승인 2004.09.09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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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로 예정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방문이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정국으로 말미암아 연기되었다가 이제야 성사되어 이제 얼마후면 모스크바에서 한러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다.

이번 러시아 방문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고 방문을 앞두고 점검해야할 과제는 산적해있다.

러시아 가스전 개발, 가스전을 운송할 파이프라인 문제, TSR-TKR의 연결문제, 무엇보다 노대통령을 취임직후부터 가장 괴롭히고 있는 북핵문제의 평화적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역할을 요청하고 확인하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일이 될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의 외국방문시에 의례히 따라오는 러시아 거주하는 교민들과 고려인들과의 만남이 있을 것이다. 고려인들은 올해는 특히 러시아이주 140주년 한러수교 120주년을 맞는 해이여서 그 어느때보다도 노대통령의 방문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있을 것이다. 그동안 대통령과 재외동포와의 만남은 사실 형식적인 수준이었다.

대통령은 재외동포들의 현지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한 모습이 종종 눈에 띠였고, 방문국가의 재외동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소극적이였다. 다른 국가의 방문시에도 마찮가지가 되어야 하겠지만 우선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고려인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많은 러시아 전문가들은 이번 한러정상회담은 한러관계 뿐 만아니라 동북아전체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 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왜냐하면 한국과 러시아는 동북아평화와 공동번영이라는 화두를 가장 가깝게 이해하고 절실이 필요로 하는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동북아시대라는 화두를 잡고 비젼을 제시하고자 한다. 러시아 역시 국토의 균형발전과 장기적발전을 위해서는 동시베리아, 극동을 개발 해야 한다. 모두 동북아국가간의 협력과 동북아지역의 안정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서로 큰 동북아의 그림을 맞추고, 공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당장에 무언가 큰 것을 합의하는 것이 쉬운일은 아닐 것이다. 기브 엔 테이크가 있고, 구제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나 합의를 찾을 것이다. 바로 이지점에 고려인을 활용하는 방안이 숨어있다.

고려인은 러시아에서는 그 어떤 소수민족보다 우수하고, 러시아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존재들이다. 특히 한국과 유리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러시아는 중국과 달리 소수민족정책이 관용적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비록 러시아인이지만 혈연적으로 이어져있는 관계로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고려인에 대해서는 양국다 별로 계산기를 두드릴 필요도 없다.

이미 러시아정부도 소수민족 중에서는 최초로 이주 140주년 기념사업에 대해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140주년을 맞아 기념관건립 등 민간단위의 여러 계획들이 세워지고 있다.

어쩌면 양국정부가 공동의 자산으로 잘 키워야 할 고려인에 대해 서로 합의해 지원해주는 방안들을 내놓는다면 그 어떤 성과보다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로 넘어오는 고려인이 무국적자로 남아 법적미아가 되고 있어 러시아국적회복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한러 양국의 대통령은 공통점이 많다. 양국의 변화를 주도해가고 있으며, 젊은 대통령으로서 이번 기회에 서로 친구가 되어 왔으면 좋겠다. 정상회담에서는 고려인문제가 상호 친밀감을 형성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