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한-오 수교 125주년 기념 ‘마리안느와 마가렛’ 영화 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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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한-오 수교 125주년 기념 ‘마리안느와 마가렛’ 영화 상영회
  •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 승인 2017.06.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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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한센인을 위해 봉사한 두 오스트리아인 간호사의 삶을 그린 영화

▲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은 지난 6월 6일 비엔나 시내 우라니아 극장에서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25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윤세영 감독의 기록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 상영회를 가졌다.(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대사 신동익)은 지난 6월 6일 비엔나 시내 우라니아 극장에서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25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윤세영 감독의 기록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 상영회를 가졌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한센인 구호 단체인 다미안 재단을 통해 1962년과 1966년 전남 고흥군의 작은 섬 소록도에 파견되어 43년간 한센인들을 위해 봉사한 두 명의 오스트리아인 수녀 간호사 마리안느 슈퇴거와 마가렛 피사렛의 삶을 조명하는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다.

▲ 신동익 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상영회는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 이순진 행정원의 사회로 시작됐으며, 신동익 대사는 인사말에서 “한국정부로부터 명예 국민을 수여받은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간호사는 한국과 오스트리아 간의 우의와 친선의 살아있는 상징”이라며, 한-오 수교 125주년을 기리는 행사로 두 인물의 삶을 그린 기록영화에 대한 상영회를 갖게 된 것을 큰 경사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대사는 이어서 “20대의 젊은 여성간호사로서 소록도에 와서 40여년 넘게 한센인들을 위해 봉사한 후 오스트리아로 귀국해 여생을 보내고 있는 마리안느와 마가렛 여사는 그들의 깊은 신앙에서 우러난 사랑과 봉사로서 푸른 눈의 천사로 불려 왔다”고 설명하며, 그분들이 걸어 온 사랑과 열정의 고귀한 삶의 길은 한국인들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진 아름다운 초상으로 길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사는 끝으로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간호사 외에 이들을 도왔던 오스트리아 가톨릭 여성봉사회 대표 베로니카 페른슈타이너 회장을 비롯해, 하인리히 나이서 한-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사장, 루돌프 아시싱거 잘츠부르크 한국명예영사, 귄테 지들 우라니아 극장 담당 국장, 박병종 고흥군 군수, 김연준 소록도 주임신부, 윤세영 감독과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이들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 박병종 고흥군 군수가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다음으로 박병종 고흥군수는 인스브룩크 근교에서 요양 중인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간호사를 만나고 돌아와, 축사에서 “고흥군은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분을 이 시대의 사랑과 평화의 작은 천사들로 추대하면서 노벨평화상 수상운동을 추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고흥군은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간호사의 소록도 주거를 문화재로 등록하고 두 사람의 이름을 붙인 거리를 지정했다고 밝히며, “한국인들을 위해 봉사와 헌신의 삶을 살아 온 은인들에게 진실한 감사를 드리며,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작은 천사들의 업적을 인류유산으로 남기는 일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 관중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김연준 신부(좌)와 윤세영 감독(우)(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이날 상영된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소록도 한센인 병원 역사 10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 제작됐으며, 한센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빚은 애환의 섬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끌어안고 한 평생을 봉사해 은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이야기를 두 사람의 인터뷰와 치유를 받은 사람들, 함께 일한 사람들의 증언들을 통해 소박하고 진솔하게 찬찬히 전하고 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는 공식적인 파견기간을 마친 후, 무료자원봉사자로 소록도에 남아 여생을 보냈으나 마가렛이 암에 걸리고 마리안느의 건강까지 나빠져 오스트리아로 귀국하게 됐다. 한국 정부는 2016년 두 사람에게 한국명예국민증을 수여했으며, 만해사상실천선양회도 2016년 만해대상(실천부문)을 수여한 바 있다.

▲ 영화 상영 후, 소록도 가톨릭 성당 김연준 신부와 윤세영 감독은 청중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영화 상영 후, 소록도 가톨릭 성당 김연준 신부와 윤세영 감독은 청중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재단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연준 신부는 “영화의 풍경이 주는 감동은 짧을지 모르지만 두 신앙인이 주는 감동은 길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윤세영 감독은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분의 초심과 생각을 가장 담백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하며, “내가 기쁨을 줄 수 있고 받을 수도 있는 귀중한 존재임을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다시금 느꼈으면 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이날 상영회에는 한국 대사관의 대사부인 김정화 여사, 이용수 차석대사, 최태호 참사, 한은실 1등서기관과 한인연합회를 비롯한 동포사회의 정종완 회장, 박종범, 손광웅 김종기 상임고문, 천영숙 명예회장, 박부식 전회장, 전미자 한인문화회관관장, 송효숙 WCN대표, 최차남 간호협회 회장, 최춘례 국제부인회장 등 2백여 명이 참석했으며, 영화상영 후 대사관에서 마련한 연회자리를 끝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 박병종 고창군 군수와 재오스트리아 한인연합회임원들의 기념사진. 왼쪽으로부터 박종범 상임고문, 정종완 회장, 박병종 군수, 손광웅 상임고문, 전미자 관장, 김종기 상임고문.(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