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 ‘수월관음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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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불화 ‘수월관음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 유선종 기자
  • 승인 2016.10.1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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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8일부터 한 달간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서 선보여

▲ 관음 미소.

(주)한국콜마홀딩스의 윤동한 회장이 고려불화인 수월관음도 1점을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에 기증했다. 올해 초 윤동한 회장은 일본에 있던 ‘수월관음도’를 구입해 이번에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다.

수월관음도는 ‘화엄경(華嚴經)’,‘입법계품(入法界品)’에 나오는 관음보살(觀音菩薩)의 거처와 형상을 묘사한 그림이다. 그 도상은 보타락가산(補陀洛迦山)의 달빛이 비치는 연못가 금강보석(바위) 위에 앉아 있는 관음보살을 선재동자(善財童子)가 찾아뵙는 장면을 나타낸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는 160 여 점의 고려불화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가운데 수월관음도는 화려하고 섬세한 표현으로 인해 고려불화의 백미로 꼽힌다.

수월관음도는 국내외를 통틀어 대략 46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는 5점이 소장되어 있다. 리움미술관(2점),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우학문화재단, 호림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으며 대부분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번 윤 회장의 구입과 기증에 따라 국내에 있는 고려시대 수월관음도는 모두 6점이 됐으며, 국립박물관 소장품으로는 최초다.

이번에 기증된 수월관음도 역시 고려 수월관음도의 전형적 도상을 따르고 있다. 미소를 띤 관음보살은 신광과 두광으로 둘러싸여 금강보석 위에 반가부좌하고 있으며, 금니당초무늬로 장식된 투명한 천의를 두르고 있다.

▲ 보관 화불.

관음보살 앞쪽에는 선재동자를 작게 표현했고, 화면 왼쪽 중간에는 승반과 정병을 그렸다. 이처럼 이 기증품은 여러 도상들을 섬세하고 유려하게 나타낸 수월관음도의 걸작이다. 14세기 중엽의 작품으로 비단 위에 그렸으며 전체 크기는 172cm×63cm, 화면 크기는 91cm×43cm이다. 전체적으로 박락과 훼손이 진행되었으나, 관음보살과 선재동자 등 화면의 중요한 부분은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어 가치가 높다.

이 고려불화 수월관음도의 기증은 그 의의가 매우 크다. 일본에 있던 소중한 우리의 문화재인 수월관음도가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것은 민관에서 펼치고 있는 국외문화재 환수운동의 중요한 성과로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더욱이 그 환수가 우리문화를 사랑하는 기업가에 의해 이뤄졌으며, 나아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되어 온 국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에 무엇보다 깊은 뜻이 있다. 기업이 사회로부터 창출한 이윤을 사회에 되돌려준다는 기업가 정신을 실천한 모범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윤 회장이 수월관음도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게 된 데에는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지원과 협력이 있었다. 국외에 소재하고 있는 우리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 진력하고 있는 문화재청의 성과라고도 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에 윤 회장에 의해 기증된 고려 수월관음도를 10월18일부터 11월13일까지 한 달 동안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국민들에게 선보인다. 특별 전시 이후에는 본래의 가치를 최대한 발현할 수 있도록 보존처리에 들어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