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한국문화원에서 한지공예 강의를 맡고 있는 오인숙 작가는 마드리드주 로에체스시의 '인마꿀라다 꼰셉시온 수도원'에서 지난 4년여간 현지 학생들과 만든 작품을 선보이는 ‘한지와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마련했다.
전시회는 25일까지 이어졌으며, 오인숙 작가의 개인 작품인 ‘살풀이’, ‘승무’, ‘한국을 방문한 마르가리따’ 등과 학생들의 공동작품인 ‘한국 전통혼례’, ‘강강술래’, ‘국악 관현악단’, ‘태권도 품새’, 자유테마 작품인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스타워즈’, ‘마드리드 전통의상’, ‘플라멩코 무희와 투우사’ 등이 전시됐다. 그밖에 한지를 소재로 만든 서랍, 보석함, 열쇠고리 등 다양한 소품들이 소개됐다.
오인숙 작가는 “사랑하는 내 나라의 문화를 널리 알리는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 특히 '외국인이 한지인형을 만들어 전시를 한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자부심이 크다”고 소감을 전하며, “한국 사람에 비해 손끝이 맵지 않은 스페인 사람들이 정교한 작품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들이 한지를 통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뿌듯하다. 특히 작업한 인형에 한복을 입히며, 한복 저고리의 깃과 동정, 겹겹이 감추어진 속옷 등 한국의 복식문화까지 전할 수 있어 기뻤다”고 밝혔다.
전시장에는 현지 일반인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단체관람도 줄을 이었고 현지인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으로 인해 일주일 예정이었던 전시기간은 이틀 연장되어 25일 막을 내렸다.
오인숙 작가는 3년 전 스페인 말라가에서도 ‘말라가 한국문화주간’ 행사를 통해 한지공예 강연과 함께 향주머니 만들기, 연 만들어 날리기 이벤트를 열어 현지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으며, 최근에는 한마당 마드리드 부설 문화공간 ‘가빛(佳耿)’을 개원하여 종이접기, 다례, 전통예절, 한지공예 강연 등 다양한 한국전통문화를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