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안정환 대표 등 한국후원단체 후원금 지원
국제스포츠무대에서 활약 중인 한국 출신 지도자들이 의외로 많다. 캄보디아국가레슬링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한국인 김수길 감독도 그중 한명이다. 지난 5월 부임한 이래 캄보디아 국가대표선수들을 지도하고 육성해온 김 감독은 현재 2016년 브라질 올림픽 출전 자격 획득을 목표로 열심히 선수들을 담금질하고 있다.
그렇다면, 스포츠 불모지나 다름없는 이 나라에서 레슬링 종목이 다른 종목을 제치고 국제무대에서 이만큼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과연 어떤 이유 때문일까?
그 해답은 캄보디아 대표팀을 이끈 감독들이 공교롭게도 모두 남북한 출신 감독들이란 사실에서 찾을 수가 있을 것 같다.
과거 캄보디아와 친분관계가 돈독했던 북한은 캄보디아에 지도자를 파견해 무려 13년간이나 이 나라 선수들을 상대로 레슬링을 가르친 적이 있다. 그때부터 캄보디아 레슬링이 국제대회에서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이후 박소남 북한감독이 임기를 마치고 지난 2013년 말 돌아가자 캄보디아 레슬링협회는 북한 대신 대한레슬링협회 측에 지도자파견을 정식 요청했다.
이렇게 해서 북한 출신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김성태 감독이 남한 출신 최초 감독으로 부임했고, 그 뒤를 이어 금년 봄 레슬링협회 상벌위원회 위원 출신으로 오랫동안 지도자생활을 해온 베테랑 지도자 김수길 감독이 선수들을 맡아 지도해온 상태다.
김수길 감독은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레슬링에서 사용되는 고난이도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그의 이름을 딴 기술이 정식기술로 등록되어 지금도 세계정상급선수들 사이에서 애용되고 있을 만큼 과거 현역시절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 세계레슬링계에서는 명성이 자자한 감독이다.
레슬링협회 띤 위쳇 사무총장도 “선수들이 김 감독으로부터 직접 배운 신기술을 터득하며 최근 눈에 띄게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흡족해 했다.
현재 김 감독이 가장 메달이 유력한 선수로 꼽는 선수는 초우 쏘티아라 선수다. 30살 노익장 여성 선수인 쏘티아라에 대해 김 감독은 지난 2013 미얀마 아세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기술과 체력적인 면에서 국제대회에서도 충분히 먹힐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년 3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입상을 해야 브라질 올림픽 출전이 가능한 상태이기는 하지만, 출전권을 얻어 만약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동메달 입상만 해도 선수들이 국가적 영웅이 될 수 있다고 김 감독은 귀띔해주었다.
한편, 지난 26일(현지시각) 캄보디아 국가레슬링팀을 후원하기 위해 한국기업가 일행이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사업가 안정환 대표 등 한국체육의료기기 기업대표들로 구성된 후원단 일행은 프놈펜 시내 모처 식당 김수길 감독과 선수들을 초청해 이들을 격려하고 선수들에게 각각 2~300불씩 후원금을 전달했다.
특히, 캄보디아 최고 메달유망주로 손꼽히는 초우 쏘티아라 선수에게는 선수생활을 마칠 때까지 후원금 명목으로 매달 미화 300불씩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재캄보디아한인회(회장 양성모) 김관식 총무이사도 한인회를 대표해 한국후원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한인회 역시 캄보디아 레슬링팀 후원에 함께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서 김 감독은 “그동안 일부 선수들의 기술이나 역량이 국제수준에 거의 도달했음에도 대진운이 나빠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게 솔직한 사실이다. 초우 쏘티아라 선수 등 일부 유망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오른 상태고, 쏘티아라 선수 역시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다지고 있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아무쪼록 이번 브라질 올림픽에서 캄보디아가 사상 처음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감독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재외동포신문 박정연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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