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감독 이끄는 캄보디아 레슬링 국가대표팀에 후원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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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감독 이끄는 캄보디아 레슬링 국가대표팀에 후원 이어져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5.12.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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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안정환 대표 등 한국후원단체 후원금 지원

 

국제스포츠무대에서 활약 중인 한국 출신 지도자들이 의외로 많다. 캄보디아국가레슬링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한국인 김수길 감독도 그중 한명이다. 지난 5월 부임한 이래 캄보디아 국가대표선수들을 지도하고 육성해온 김 감독은 현재 2016년 브라질 올림픽 출전 자격 획득을 목표로 열심히 선수들을 담금질하고 있다.
 
▲ 한국인 김수길(오른쪽에서 3번째) 감독이 이끄는 캄보디아 레슬링 국가대표팀(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캄보디아는 지난 2014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태권도종목에서 최용석 감독 지도 아래 금메달을 딴 것이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거두어들인 역대 최고 성적으로 손 뽑힐 만큼 국제스포츠무대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레슬링 종목은 열악한 훈련환경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아세안 무대에서만큼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지난 2013년 미얀마에서 열린 아세안게임에서는 무려 4개의 금메달과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를 각각 따내 태권도와 더불어 캄보디아 스포츠계에서는 메달 효자종목으로 손꼽힌다.
 
 그렇다면, 스포츠 불모지나 다름없는 이 나라에서 레슬링 종목이 다른 종목을 제치고 국제무대에서 이만큼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과연 어떤 이유 때문일까?
 
 그 해답은 캄보디아 대표팀을 이끈 감독들이 공교롭게도 모두 남북한 출신 감독들이란 사실에서 찾을 수가 있을 것 같다.
 
 과거 캄보디아와 친분관계가 돈독했던 북한은 캄보디아에 지도자를 파견해 무려 13년간이나 이 나라 선수들을 상대로 레슬링을 가르친 적이 있다. 그때부터 캄보디아 레슬링이 국제대회에서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이후 박소남 북한감독이 임기를 마치고 지난 2013년 말 돌아가자 캄보디아 레슬링협회는 북한 대신 대한레슬링협회 측에 지도자파견을 정식 요청했다.
 
 이렇게 해서 북한 출신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김성태 감독이 남한 출신 최초 감독으로 부임했고, 그 뒤를 이어 금년 봄 레슬링협회 상벌위원회 위원 출신으로 오랫동안 지도자생활을 해온 베테랑 지도자 김수길 감독이 선수들을 맡아 지도해온 상태다.
 
 김수길 감독은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레슬링에서 사용되는 고난이도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그의 이름을 딴 기술이 정식기술로 등록되어 지금도 세계정상급선수들 사이에서 애용되고 있을 만큼 과거 현역시절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 세계레슬링계에서는 명성이 자자한 감독이다.
 
 레슬링협회 띤 위쳇 사무총장도 “선수들이 김 감독으로부터 직접 배운 신기술을 터득하며 최근 눈에 띄게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흡족해 했다.
 
▲ 자신의 이름을 딴 고난이도 레슬링 기술을 전수하고 있는 김수길 캄보디아 레슬링국가대표 감독(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김 김독은 현재 다가올 2016 브라질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목표로 매일 새벽과 저녁,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선수들 지도에 전념하고 있다.
 
 현재 김 감독이 가장 메달이 유력한 선수로 꼽는 선수는 초우 쏘티아라 선수다. 30살 노익장 여성 선수인 쏘티아라에 대해 김 감독은 지난 2013 미얀마 아세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기술과 체력적인 면에서 국제대회에서도 충분히 먹힐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년 3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입상을 해야 브라질 올림픽 출전이 가능한 상태이기는 하지만, 출전권을 얻어 만약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동메달 입상만 해도 선수들이 국가적 영웅이 될 수 있다고 김 감독은 귀띔해주었다.
 
 한편, 지난 26일(현지시각) 캄보디아 국가레슬링팀을 후원하기 위해 한국기업가 일행이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사업가 안정환 대표 등 한국체육의료기기 기업대표들로 구성된 후원단 일행은 프놈펜 시내 모처 식당 김수길 감독과 선수들을 초청해 이들을 격려하고 선수들에게 각각 2~300불씩 후원금을 전달했다.
 
 특히, 캄보디아 최고 메달유망주로 손꼽히는 초우 쏘티아라 선수에게는 선수생활을 마칠 때까지 후원금 명목으로 매달 미화 300불씩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재캄보디아한인회(회장 양성모) 김관식 총무이사도 한인회를 대표해 한국후원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한인회 역시 캄보디아 레슬링팀 후원에 함께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지난 26일 안정환 대표 등 한국 후원단이 캄보디아 레슬링국가대표팀을 초청 후원금을 전달했다.(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김수길 감독은 “안정환 대표 등 한국 후원자 분들의 도움 덕분에 선수들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쁘다. 웹캐시(공동대표 윤완수, 석창규) 등 우리 교민기업도 지난해부터 한주도 거르지 않고 선수들의 체력보강을 위해 닭고기를 공급해주고 있고, 그 외 여러 교민여러분들도 여러모로 많은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고 계신다”며 “그분들께도 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서 김 감독은 “그동안 일부 선수들의 기술이나 역량이 국제수준에 거의 도달했음에도 대진운이 나빠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게 솔직한 사실이다. 초우 쏘티아라 선수 등 일부 유망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오른 상태고, 쏘티아라 선수 역시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다지고 있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아무쪼록 이번 브라질 올림픽에서 캄보디아가 사상 처음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감독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재외동포신문 박정연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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