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We pray for the people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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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We pray for the people of Korea"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4.04.2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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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축구장서도 애도 물결 ,현수막 내걸고 노란리본 가슴에
▲ 이날 검은 완장을 차고 경기에 출전한 나가코프 FC 소속 장인용 선수.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한편, 단 한명이라도 살아 돌아오길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가슴으로부터도 전해지고 있다.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동남아 국가 캄보디아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6일 오후 6시(현지시각) 수도 프놈펜 올림픽 스타디움 주경기장에서 열린 캄보디아 프로축구 1부 리그 상위 1-2위 팀 간 벌어진 경기 응원에 나선 교민들과 한국어전문학교(KLC. 교장 한강우)에 다니는 현지인 대학생 등 30여명이 함께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작은 세레머니를 펼쳤다.

▲ 경기종료 후 장인용 선수(나가코프FC)와 함께 기념촬영한(왼쪽부터) 김관식 총무이사부부,양성모 한인회장,이태훈 감독,박광복 전 회장, 김문백 전 회장)

재캄한인회(회장 양성모) 임원들은 경기 전 직접 준비한 노란색 리본을 캄보디아 대학생들과 함께 현지인 관중들에게 나눠주었으며, 중앙관중석을 가득 메운 수백여명의 현지인 관중들도 스스로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동료와 가족들에게 나눠주는 등 적극 동참해주었다.

이날 동료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독일 출신 발트부르그 씨도 “한국에서 벌어진 비극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며 “우리 역시 슬프게 생각하며, 그들(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장인용 선수를 응원하는 현지소년 축구팬들.

이날 경기는 양 팀을 대표하는 대한민국 출신 공격수 장인용(NagaCorp FC. MF), 김정호 선수(Phnom penh Crown FC. CF)간의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아쉽게도 김정호 선수가 심판 판정에 대한 불복으로 경고를 받아 4게임 출전정지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기대했던 빅매치는 무산되고 말았다.

검은 완장을 차고 경기에 출전한 나가코프 FC 소속 장인용 선수는 이날 공격 포인트를 얻지는 못했지만, 경기 내내 빠른 몸놀림과 상대 수비진을 뒤흔드는 눈에 뛰는 기량으로 많은 응원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경기는 양측이 한 골씩 주고받는 접전 끝에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다만 경기종료 5분여를 남기고 얻은 천금같은 페널티킥 찬스를 그만 골대위로 날려버린 것이 나가코프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현재 양 팀 모두 6승 2무 1패로 여전히 동률을 이루고 있지만, 프놈펜 크라운 FC가 골득실 차 선두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 캄보디아 프로축구경기는 현지거주 외국인들의 관심도 뜨겁다.
이날 경기에는 양성모 현 재캄한인회장 뿐만 아니라, 김문백(6,7대), 박광복(8대) 등 역대 한인회장도 경기를 참관해 한인사회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박광복 전 한인회장(재캄새마을회장)은 양 팀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스포츠이온음료 상자를 기증했으며, 교민 김진황 씨(치킨케이 대표)도 후라이드 치킨과 콜라를 관중들에게 무료로 나눠줘 눈길을 끌었다.

경기종료 후 양 팀 선수들과 감독, 코치진, 그리고 재캄한인회 역대 한인회장, 이태훈 캄보디아 국가대표팀 축구감독 등이 함께 한 가운데 “We pray for the people of Korea“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기도합니다)”라는 영문 현수막을 함께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세레머니 장면은 현지 공중파방송인 바이욘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을 뿐만 아니라, 현지 언론들도 월요일 아침 조간신문을 통해 이 소식을 전했으며, 양 팀 SNS 공식홈페이지도 애도행사 소식을 관련 사진과 함께 나란히 실었다.

▲ 프놈펜 크라운 FC와 일전을 앞두고 동료선수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장인용 선수의 모습(앞줄 오른쪽 두번째).

프놈펜 크라운 FC 스위스출신 감독 샘 슈바인그르베르(Sam Schweingruber. 36세)도 금일오전 (28일. 현지시각) “김정호 선수가 뛰지 못한 점에 대해 (감독으로서) 무척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많은 한국교민 여러분들이 경기를 직접 참관, 응원해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울러, 우리 역시 세월호 참사(Ferry Tragedy)로 가족과 친구를 잃은 (한국인) 여러분들과 마음을 함께 한다”며, 위로와 감사의 메시지를 ‘SNS’를 통해 기자에게 대신 전달해왔다.

참고로 2013년도 훈센컵 우승팀 나가코프 FC와 캄보디아리그 4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아온 프놈펜 크라운 FC 두 팀 간 재대결은 오는 7월 12일 동 경기장에서 같은 시간에 열릴 예정이다. 

▲ 경기 종료 직후 양팀선수, 코치진, 역대 재캄한인회장, 이태훈 국가대표팀 감독이 함께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작은 행사를 가졌다.